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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취업 안되는데 눌러 앉아?
[취업] 취업 안되는데 눌러 앉아?
  • 김지은/ IDP 호주대학연합
  • 승인 2001.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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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연계 가능성 높아 호주 유학 인기… IT·회계사 등 전문인력에 유리 오랜만에 동창 모임에 참석한 김아무개씨는 몇년 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호주로 유학을 떠난 친구가 공부를 마친 뒤 호주 영주권을 취득해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귀가 솔깃했다.
유학을 떠날 때만 해도 남들이 보기엔 더할 나위 없는 직장을 제발로 걸어나왔다는 둥, 미국도 아닌 호주로 유학을 간다는 둥 고개를 갸우뚱했던 친구들도 김씨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날 동창 모임에서는 유학가서 자리잡은 친구의 성공담이 단연 화제에 올랐고 김씨는 얼마 후 유학원을 찾았다.
2001년 7월 호주 정부는 개정된 학생비자 법안을 발표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된 비자법은 국가별, 과정별로 심사등급을 정하고 그에 따라 자격요건이 규정돼 있는 것이 특징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석사, 박사 학위과정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과정에 대해서 최하위 등급을 간신히 면한 3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하위 등급에 속한다는 것은 비자 신청자에 대한 심사기준이 매우 엄격하고 세분화돼 있어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을 뿐 아니라 절차 또한 까다롭다는 뜻이다.
그간 관광비자에서 학생비자로의 전환을 허용하고 방문객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였던 호주로서는 빗장을 단단히 걸어잠근 셈이다.
이러한 검문 절차에도 불구하고 호주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이유는 다름아닌 이민으로의 연계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유학생 대부분이 어학 연수생이던 1990년대에 비해 최근에는 IMF 사태 이후 취업난과 구조조정, 불안정한 경기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돌아오기 위한 유학보다는 떠나기 위한 유학을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호주 정부 또한 지난 7월 학생 비자법을 강화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호주에서 정규과정 학위를 취득한 사람에 대해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는 별도조항을 마련함으로써 김씨의 친구와 같은 경우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상반되는 듯이 보이는 이 두가지 정책은 따지고보면 호주 경제를 부작용 없이 활성화시키려는 호주 정부의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의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교육사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호주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고 별도의 훈련 없이 호주 경제에 바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호주 정부, 학생 비자법 손질 그렇다고 해서 호주 유학이 이민을 보장하는 티켓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직장을 다니고는 있지만 내일이 깜깜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이민으로 이어지는 유학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위과정이 호주 사회에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일 경우에만 유학이 이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래 이민을 위한 투자 차원에서 호주로 유학을 떠나고자 한다면 자신의 현재 조건과 호주 유학을 통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또한 이민정책은 현시점에서의 상황과 여건을 반영하면서 변동하기 마련이므로 졸업 후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으로 이민을 염두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학 후에 귀국할 것인지, 호주에서 정착할 것인지 선택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했다고 자부해도 좋을 듯 싶다.
이왕에 돈 들여 유학을 간다면 자신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전공 선택에 과감하되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한국이나 호주나 전체 실업률이 높은데도 필요한 부문에는 인재가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보기술(IT) 분야다.
요즘 우리나라 구인 수요 1순위가 전문 IT 인력인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호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프로그래머(Application & Analyst Programmer), 컴퓨터 시스템 관리자(Computer systems Auditor), 소프트웨어 디자이너(Software Designer), 시스템 디자이너(Systems Designer), 시스템 매니저(Systems Manager) 등 IT 분야 일자리는 이민 유망직종에서도 1순위이다.
뿐만 아니라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외국인이라도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뛰어나면 상대적으로 언어로 인한 불이익이 적은 분야이기도 하다.
호주의 대학원 석사과정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로 짧은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동일 학과 전공자만이 바로 석사과정을 공부할 수 있다.
학부에서 정보기술이나 컴퓨터 관련 학과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석사과정 이전 단계인 1년간의 준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석사과정으로 진학할 수 있다.
다만 과정의 특성상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없이 현실적인 계산만으로 섣불리 달려들었다가는 큰 돈 들여 간신히 졸업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호주 신문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구인광고 중 또다른 하나는 회계사다.
여느 서방 국가와 마찬가지로 호주 또한 회계사의 활동이 광범위하면서도 활발한데, 상경계열 졸업자로서 회계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해볼 만하다.
유학을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만들고 싶다거나 좀더 과감한 도전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대학교 과정에서 물리치료학이나 족병학, 직업치료학 등 현대인의 질병과 건강에 관련된 전문 분야면서 호주에서 특히 발달된 학문을 고려하거나 2년 과정의 실용학문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다.
유학 후에 자신의 인생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어떠한 결과에도 실패자는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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