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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곤경에 빠진 CMGI
[미국] 곤경에 빠진 CMGI
  • 이철민
  • 승인 2001.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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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으로 아이캐스트 등 일부 서비스 중단… 알타비스타 매각설도
벤처 붐이 한창일 무렵부터 CMGI는 이른바 벤처지주회사의 이상적인 모델로 주목받았다.
스스로를 ‘인터넷 운영개발 회사’(Internet operating and development company)라고 부르며, 새로운 형태의 벤처기업군을 성공적으로 이룬 것이 그 원인이었다.
특히 직접 운영하는 벤처회사들을 다섯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특색에 맞는 운영방식을 선보인 것이 그런 성공의 가장 큰 비결로 평가받았다.
CMGI의 사업그룹에는 검색엔진 및 포털 부문에 알타비스타와 마이웨이, 온라인 마케팅 부문에 인게이지와 예스메일, e비즈니스 부문에 유비드와 세일슬링크,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 네이비사이트, 그리고 솔루션 부문에 탈란 등 쟁쟁한 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CMGI는 직접 벤처캐피털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자를 지속했다.
이는 자회사인 CMGI앳벤처를 통해 주로 이뤄졌다.
CMGI앳벤처는 벤처에 거액을 쏟아붓는 데 그치지 않고, 성공한 벤처를 인수해 CMGI가 운영하는 회사와 합병함으로써 두 회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CMGI가 얼마나 성공한 기업이었는가는 무엇보다 주가가 말해줬다.
나스닥의 대표주로 인정받으면서 한때 주당 163.5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이다.
그야말로 거칠 것 없는 상승세였다.
CMGI는 넘쳐나는 자금력을 과시하려는 듯, 매사추세츠주의 프로 미식축구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트를 위해 자사의 이름이 들어간 경기장 건설을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한파를 CMGI라고 비켜갈 수는 없었다.
현재 3달러도 채 안되는 주가가 CMGI의 곤궁한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금이 넘쳐나던 시절은 가고, 이제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신세가 됐다.
이런 딱한 처지는 엔터테인먼트 포털 서비스인 아이캐스트 www.iCast.com와 무료 ISP인 퍼스트업 www.1stup.com의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최근엔 CMGI가 거느린 가장 대표적인 벤처라고 할 수 있는 알타비스타마저 팔아치울 것이라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마침 알타비스타가 다른 포털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음을 자인하면서, 검색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스스로를 ‘검색회사’(The Search Company)라고 재규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소문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퍼져갔다.
전문가들은 CMGI가 회사에 엄청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알타비스타 매각설에 빠진 이유로 크게 두가지를 꼽는다.
첫번째는 CMGI의 심각한 자금난이다.
현금흐름에 크게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진 CMGI가 자신의 회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 업체들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대를 걸었던 인게이지 www.Engage.com가 나스닥에 상장되기 힘들게 된 상황이 치명타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MGI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12개 업체 가운데 7개를 매각하고 5개만 남길 것이라고 밝혔는데, 당장에 현금과 맞바꿀 수 있는 업체로 그나마 알타비스타가 떠오른 것이다.
또하나의 원인은 알타비스타 자체가 갖고 있는 사업모델의 문제점이다.
기업들의 온라인 광고비 지출이 급감하면서, 대부분의 포털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야후!와 라이코스 등이 속한 1위 그룹에 끼지 못하는 알타비스타로선 견디기 힘든 상황에 빠진 셈이다.
게다가 힘겨운 포털 경쟁을 피해 검색분야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거기엔 이미 공룡이 되어버린 구글을 비롯해 쟁쟁한 경쟁사들이 버티고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 것이다.
알타비스타가 팔리면 미국 벤처 업계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거래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CMGI의 명성과 함께 알타비스타의 명성도 바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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