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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닷컴에도 "스포츠는 살아 있다"
2. 닷컴에도 "스포츠는 살아 있다"
  • 김윤지
  • 승인 2000.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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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팅 활용하는 닷컴의 전략…1천억원 규모의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활성화 관건
일본 브라더공업은 84년 이전만 해도 기업 인지도가 15% 미만에 불과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스폰서로 참가한 뒤에는 인지도가 60~70%로 폭등했다.
기업이미지도 재봉틀회사에서 정보기기회사로 바뀌었다.
비자카드는 88년 서울 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한 뒤 거래액이 17% 증가했다.
올림픽 공식 스폰서로 계속 참여하는 코카콜라는 미국 소비자의 38%가 올림픽 후원기업이라는 이유로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랑한다.
해외에서는 이처럼 스포츠 마케팅으로 성공한 사례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대규모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닷컴기업들에게도 과연 스포츠는 살아 있을까?스포츠가 브랜드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네티즌들이 10대에서 30대가 많은데다, 기본적으로 엔터테이먼트와 스포츠를 즐기는 층이어서, 스포츠팬의 속성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디비앤소프트 기획팀 권혁성 부장은 “축구 경기를 여럿이 보면 훨씬 더 재밌다고들 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한군데 모여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이런 면이 네티즌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동영상을 통한 실시간 중계, 방대한 스포츠 DB 제공, 커뮤니티 형성 등 인터넷을 스포츠와 접목시키면 해볼 만한 사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스포츠가 밝고 활기찬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업 인상을 좋게 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심마니 www.simmani.com는 우리나라 축구대표팀도 후원하고, 옥외광고에도 신경을 쓰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이 높다.
브랜드마케팅팀 이경애씨는 “심마니라는 브랜드가 약간 낡았다는 이미지가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선하고 활동적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며 스포츠는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많이 줄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스포츠 웹진 후추닷컴 www.hoochoo.com은 아예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온라인으로 접근했다.
김남호 부사장은 “현재 스포츠 관련 사이트들은 수익모델이 될 가능성은 있으나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기존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 툴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인터넷의 파워는 엄청나게 크다, 우리는 ‘후추’라는 스포츠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미국 MTV가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인 것처럼 ‘스포츠 이미지’를 만들어가기 위해 ‘스포츠 미디어’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최근 스포츠 마케팅 시장에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이라는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축구복권 사업’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업은 2002년 월드컵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했다.
내년 9월부터 축구와 농구에서 시행되는데, 한국기업평가 컨소시엄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연 매출액이 2500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한다.
발매시스템 등이 모두 온라인으로 운영될 계획이어서 전국에 단말기와 온라인망을 구축하는 데 1천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첫해에 3천대의 단말기를 설치하고 향후 3년간 7천대까지 증설할 예정이다.
막대한 수익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자 선정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11월 초에 우선협상 대상자가 3위까지 선정되면 개별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한 업체가 맡기에는 워낙 덩치가 커서 은행, 광고회사, 단말기회사, SI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자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타이거풀스코리아, 미국 지텍과 대우정보시스템, 호주 TAB, 삼성SDS, LG―EDS, 쌍용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타이거풀스코리아 전략팀 안홍성 대리는 “단말기 터치스크린을 통해 승리팀, 골수 등을 입력하고 전산망을 통해 복권을 추첨하는 등 순전히 온라인으로 구성된 사업이라 IT산업에 부가가치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와 동영상을 제공하고, 체계적인 DB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규모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넷츠고는 최근 스포츠 관련 실시간 정보와 멀티미디어 게임, 커뮤니티, 쇼핑몰을 제공하는 ‘스포츠존’(go sports)이라는 스포츠 종합 사이트를 오픈했다.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을 겨냥한 포석이다.
넷츠고에 따르면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에 대규모 스포츠 사이트가 서너개 이상 문을 열 것이라고 한다.
스포츠 복권을 둘러싸고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스포츠 ‘하는’ 사람까지 포함해 판을 키워라 스포츠 마케팅은 기대처럼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타이거풀스코리아 안홍성 대리는 국내 프로 스포츠계가 지나치게 구단과 협회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이들이 독점권을 행사하며 선수와 공정하지 못한 계약을 맺고 있어 선수 개개인을 상대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디비앤소프트 권혁성 부장은 현재 스포츠시장에 대한 잠재력이 너무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말한다.
“축구가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라고는 하지만 국가대표인 경우에만 그렇다.
체육진흥투표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중국 시장’을 바라본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건 국내 시장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반증이다.
” 지금까지 스포츠 관련 온라인 사업이 스포츠를 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왔다면, 이제 스포츠를 하는 사람으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게 탈출구가 될지 모른다.
스포츠를 ‘건강’이라는 넓은 의미로 확장하려는 노력이 뒤따를 때, 스포츠 사업의 가능성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삼성전자, 시드니에서 한국을 판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까지만 하더라도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스포츠 마케팅이 도입되면서 이 상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88년 서울 올림픽에서 ISL의 TOP(The Olympic Partner)라는 패키지 스폰서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올림픽은 ‘돈버는 장사’로 탈바꿈했다.
TOP는 올림픽에 참여해 독점적이고 세계적인 마케팅 권리를 갖는 기업을 말한다.
시드니 올림픽 TOP는 코카콜라(음료), IBM(컴퓨터), 코닥(필름), 맥도날드(외식업), 파나소닉(오디오, 비디오 기기)등 11개사인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무선통신 분야의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TOP는 올림픽과 관련된 제품의 우선 공급권을 갖는 것은 물론 IOC회원국을 대상으로 올림픽마크, 로고, 마스코트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포츠마케팅팀 김세헌 부장은 “올림픽 파트너로서 해외에 연간 약 2억달러에서 3억달러의 돈을 쓴다.
큰 돈같지만 영향을 끼치는 나라수에 비하면 적은 돈이다.
해외에서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좋지 않다보니 제품판매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은 부가적인 설명이 없이도 아마추어정신, 젊음, 성취 등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 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TOP가 막대한 돈을 지불한 대가로 독점적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은 올림픽 마케팅을 하는 게 힘들어진다.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조차 규제를 받게 된다.
일부 업체들이 올림픽 마케팅을 하면서 ‘시드니에 보내드립니다’는 등의 우회적인 표현을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김세헌 부장은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에서는 광고판을 통해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보호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올림픽은 경기장 내에 광고판이 들어올 수 없다.
조직위원회로서는 스폰서들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 정도의 보호장치가 없다면 누가 스폰서를 하겠는가”며 당연한 법적 보호라고 말한다.
TOP로서 삼성전자는 올림픽조직위원회에 휴대전화를 비롯한 2만5천대의 기기를 지원하고 올림픽공원 안에 1천평 규모의 삼성관을 세워 PR활동을 벌이는 등 광고, 프로모션, 이벤트가 통합된 프로그램을 올림픽 기간 동안 펼치게 된다.
64년 도쿄 올림픽의 미즈노와 아식스, 72년 뮌헨 올림픽의 아디다스,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컨버스와 브라더처럼 삼성전자가 시드니 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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