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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사망진단서] 7.고객불만 해소에 대한 노력 부재
[닷컴사망진단서] 7.고객불만 해소에 대한 노력 부재
  • 최용수(인터넷컨설팅그룹)
  • 승인 2000.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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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고객은 움직이는 시한폭탄…'고객의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전략 세워야
수익창출을 위해 애쓰고 있는 닷컴기업들은 ‘고객만족’이라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진정한 수익은 고객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규고객을 한명 추가로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의 5배라고 한다.
그럼에도 매출액의 대부분은 기존 고객들에서 나온다.
고객이탈률을 5% 줄이면 수익이 25% 이상 늘어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불만족을 경험한 고객은 그 업체에는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 그 서비스를 다른 고객에게 소개하는 비율은 10% 미만인 반면, 서비스에 불만족한 고객이 그 서비스에 대한 악평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는 비율은 70%를 넘는다고 한다.
기획연재 순서
1. 프롤로그
2. 비효율적이 마케팅
3. 시장에 편승해 자주 변하는 경영전략
4. 뚜렷하지 못한 수익모델과 매출 부진
5. 시장과 고객의 욕구 분석 부재
6. 진입장벽이 될 수 없는 기술 사용
7. 고객불만 해소에 대한 노력 부재
수익모델에 앞서 고객만족을 고객만족은 닷컴기업의 생존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고객불만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무너지거나 위험에 빠진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업체 P&G가 3500만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여성 미용품 판매 사이트 리플렉트닷컴 www.reflect.com이 좋은 본보기다.
마케팅의 신조류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경험 마케팅 (Experiential Marketing)의 실현’을 표방한 리플렉트는 고객이 자신이 사용할 화장품의 원료와 향, 그리고 포장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아름다움에 관해 ‘인터랙티브’(interactive)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고객들은 ‘인터랙티브’가 아닌 ‘짜증’을 경험해야만 했다.
현란한 그래픽으로 채운 홈페이지는 너무 더디게 떴고, 배송 등에 관한 핵심정보는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인별 맞춤서비스를 위한 질문은 무려 23페이지나 이어져 고객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리플렉트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의류·잡화 소매 사이트인 바니닷컴 www.barney.com도 과도한 플래시 기술과 그래픽으로 외려 고객의 발길을 막고 있다.
지난 8월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온라인 소매업체 밸류아메리카 www.valueamerica.com의 경우는 상거래 시스템 구축에 너무 집중해, 오히려 고객의 불만을 샀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백엔드 시스템’(back-end system, 기반시스템)은 잦은 결함으로 구매와 배달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대금청구서가 엉뚱한 고객에게 발송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문제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상점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아 불만의 빌미를 주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지난 3월과 4월 인터넷 쇼핑몰과 인터넷 서점을 조사한 결과 전체 조사대상 77개 업체 중 회원 탈퇴, 개인정보보호 방안, 약관, 청약 철회, 사업자 정보에 관한 사항을 표시하지 않아 적발된 업체가 무려 43곳에 이르렀다.
수익을 외치면서도 수익의 원천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뒷전이었던 셈이다.
‘신뢰’, ‘편리’는 고객만족의 최고 인프라 고객불만을 고객만족으로 바꾸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얘기이지만 많은 업체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들 고객의 시각에서 생각하자고 외치지만 실제 전략을 세울 때는 대개 공급자 시각에서 설계하기 십상이다.
불만이 있는 고객 중 자신의 불만을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해당 기업에 전달하는 사람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많은 업체들이 고객의 시각을 이해하기 위해 불만을 접수하는 창구를 만들지만, 이것 역시 공급자 입장에서 설계하기 때문에 실제 그 창구의 수요자들은 5% 미만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기업 중 고객 서비스를 생명으로 하는 리츠칼튼호텔의 ‘고객 인지 프로그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피부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이 이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다면, 그가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리츠칼튼호텔에 투숙하든 방 욕실에는 무자극성 베이비 샴푸가 놓여 있다.
이처럼 고객의 불만사항을 미리 인지하여 이에 맞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고객만족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시각에서 서비스를 펼쳐 성공한 사례는 온라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공스토리로 꼽히는 델(Dell)은 96년 7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PC 판매를 시작할 때, 사이트의 첫 관문을 ‘도움창구’(Help Desk)로 연결시켜놓았다.
품목과 가격 리스트가 일목요연하게 표시된 도움창구를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PC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고객 편의에 맞도록 웹사이트를 설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얼마 전 인터넷 컨설팅 업체 크리에이티브 굿 www.creativegood.com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상거래 사이트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웹 페이지가 사용자 편의에 관계없이 어수선하게 꾸며져 있다’는 점이었다.
사이트를 방문해 제품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구매를 하는 주인공은 고객임에도 정작 다수 사이트가 고객 입장을 정확하게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편의에 맞지 않는 웹사이트는 고객의 불만을 증가시키고 기업의 수익구조를 약화시킨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웹사이트에 접속한 고객이라도 실제로 물건을 사는 고객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너무 복잡하고 산만한 웹사이트 구성이 구매를 포기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한다.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선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고객이 사이트에 들어와 쇼핑을 하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는 순간 인터넷이라는 첨단의 가상세계는 곧바로 현실의 실물경제로 이동한다.
지불과 배송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사이트에 대한 고객 신뢰가 결정된다.
저가품 판매업계의 선두주자라는 브랜드 인지도로 사업을 시작한 바이닷컴 www.buy.com은 첫 분기에 1억2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살인적인’ 할인율을 도입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폈던 바이닷컴은 고객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지 않아 위기에 빠졌다.
상품 하자와 배달 지연에 대한 고객의 불만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온라인 상거래의 신속성과 편리함을 오프라인의 유통망에서 얼마나 지원해줄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키워드는 역시 ‘고객’ 닷컴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남기 위한 해답은 ‘고객’이라고 하는 키워드 속에 있다.
<넷 게인>(Net Gain)의 저자이자 컨설턴트인 존 하겔 3세는 인터넷을 통해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의 가장 큰 특성이 ‘권력이 고객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몰락하지 않는, 나아가 성공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로 가는 지름길은 ‘고객의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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