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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위즈게이트
[투자연구] 위즈게이트
  • 이정환
  • 승인 2001.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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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원짜리 게임회사”

보드게임 유료화 추진…KTB자산운용, 10억8천만원 투자

온라인게임이라면 아무래도 ‘리니지’의 아성을 넘어서기 어렵다.
결코 리니지보다 못나서가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게임을 만들어낸들 도대체 무슨 수로 리니지 사용자들을 뺏어온단 말인가. 리니지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후발업체들이 먹을 게 남아 있을까.

KTB자산운용은 지난달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인 위즈게이트 www.wizgate.com에 10억8천만원을 투자했다.
위즈게이트는 시장에서 5위에 지나지 않지만 올해부터는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년 가까이 심혈을 기울여온 야심작 ‘소마신화전기’가 출시된데다 그동안 공짜로 내놓았던 보드게임을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투자심사를 담당했던 선형렬 팀장은 “지금 당장 리니지를 넘어서긴 어렵겠지만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투자포인트 1 시장현황 리니지를 넘어서라 온라인게임에는 수명이 없다고들 한다.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리니지가 그런 믿음을 입증한다.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574억원을 벌여들였다.
올해는 여세를 몰아 1천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니지는 이미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을 부쩍 키우고 분위기를 잡기는 했지만 다른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들은 리니지의 성공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처지다.
리니지 사용자들은 다른 게임으로 옮겨갈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리니지 사용자들은 오히려 오래 머물수록 리니지의 재미가 우러나온다고 말한다.
그들은 새로운 이벤트를 손꼽아 기다리고 기꺼이 친구들을 불러모은다.
리니지의 성공요인은 뭘까. 위즈게이트 손승철 사장은 무엇보다도 환금성을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리니지만 잘하면 무기를 팔아서 제법 짭짤한 용돈을 만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엔씨소프트는 사용자들끼리 무기를 사고파는 일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
온라인에서만 사용할 무기를 직접 돈을 주고 사들일 만큼 리니지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아이템이 현실적인 가치를 지니게 되면서 게임이 게임에 머물지 않고 현실과 연계를 맺게 된 것이다.
손 사장은 리니지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리니지가 성공신화를 계속 이어가야 게임업체들이 설 자리가 넓어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위즈게이트를 비롯한 후발업체들이 내놓은 온라인게임들은 리니지 사용자와는 전혀 다른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리니지에 매혹당한 사용자들이야 굳이 새로운 게임으로 옮겨올 리 없지만, 온라인게임을 처음 하는 사용자들은 경쟁이 치열한 리니지보다는 새로운 게임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위즈게이트는 리니지가 닦아놓은 텃밭에 손쉽게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리니지를 넘어설 생각은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경쟁상대가 안되고 해외에서도 경쟁보다는 동반자로 나가길 원합니다.
” 손 사장의 이야기다.
투자포인트 2 수익모델 2위만 해도 순이익 50% 위즈게이트는 수익모델을 넓게 가져갈 생각이다.
우선 등록회원 70만명, 동시사용자가 4천명에 이르는 ‘다크세이버’가 큰 힘이다.
PC방에서는 회선마다 매달 2~3만원을 받고 가정에서 접속하는 개인 사용자들에게는 2만7500원의 정액요금을 받는다.
지난해 24억원을 벌어들였고 올해는 36억원까지 보고 있다.
다크세이버의 뒤를 이어 올해는 소마신화전기와 ‘드로이얀온라인’, ‘열혈강호’ 등 대작 게임들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후발주자인만큼 리니지보다 훨씬 재미있지 않으면 사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없겠죠. 소마신화전기는 재미와 완성도에서 리니지를 훨씬 앞서 있습니다.
” 손 사장은 소마신화전기가 올해 20억원을 벌어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무료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는 소마신화전기는 벌써부터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부터 다크세이버처럼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것처럼 보이지만 신기하게도 계속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어요. 그렇다고 리니지 사용자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요.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겁니다.
” KTB자산운용 선 팀장도 이러한 시장성을 인정한다.
소마신화전기는 큰 맥락에서는 리니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약간만 뜯어보면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칼 만드는 기술부터 하나하나 배워야 하고 집을 직접 지어야 하는 등 현실감을 훨씬 높였다.
사용하면 할수록 무기가 닳게 되고 그만큼 가격도 떨어지게 된다.
이미 꾸며진 등장인물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리니지와는 달리 소마신화전기에서는 팬티만 입은 등장인물을 골라 스스로 꾸며나가야 한다.
이런 사소한 재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위즈게이트는 소마신화전기를 발판으로 경쟁업체들을 따라잡고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7억원, 순이익 목표는 118억원에 이른다.
이익률은 57.02%다.
투자포인트 3 성장성 보드게임 유료화에 큰 기대 KTB자산운용은 보드게임 유료화에 주목했다.
네이버의 한게임 hangame.naver.com에 이어 또다른 성공신화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위즈게이트는 지난해부터 엠게임 www.mgame.com이라는 게임포털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이곳에 가면 바둑부터 장기, 체스, 고스톱, 마작, 포커, 테트리스 등 온갖 보드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인터넷 순위 평가기관 알렉사에 따르면 엠게임은 국내 9위, 세계 45위에 올라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엠게임은 회원 550만명, 동시사용자 4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30대 이상의 사용자가 전체의 3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렸다.
위즈게이트는 이번달부터 조금씩 엠게임에 유료서비스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몇달 앞서 유료화를 시작한 한게임은 벌써부터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소문이다.
2주 만에 3억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미 검증된 사업모델이라 위즈게이트의 기대도 만만치 않다.
“한달에 1만원씩 내라고 하면 다 떨어져 나가버리겠죠. 지갑을 열게 만들려면 좀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 예를 들면 어떤 것일까. 우선 고스톱 게임의 경우 돈을 내면 엎어져 있는 마지막 패를 한장 볼 수 있게 해준다.
포커도 마찬가지다.
먼저 죽은 사람 패를 뒤집어본다거나 남들이 다섯장을 받을 때 여섯장을 받는다거나 하는 변칙에 하나하나 가격이 매겨진다.
바둑을 할 때도 돈을 내면 똑똑한 컴퓨터가 장세판단을 해준다.
돈을 내면 방을 더 빨리 만들 수도 있고 남들이 쓰지 못하는 약올리기 기능을 쓸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바둑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우선 ‘지도대국’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실력이 다른 사용자들끼리 수업료를 주고받으면서 대국을 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위즈게이트는 수업료의 10%를 수수료로 챙긴다.
사용자들이 직접 참가비와 현상금을 걸고 바둑대회를 열 수도 있다.
역시 수수료 수입이 짭짤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들이 진정 원하는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일이 핵심이죠. 푼돈을 긁어모으려면 사업을 아기자기하게 끌고나갈 필요가 있어요.” 투자포인트 4 전망 세계시장 진출에 박차 위즈게이트는 크게 온라인게임과 보드게임으로 사업영역을 나누고 있다.
온라인게임쪽은 다양한 후속 작품을 내놓아 위험을 분산할 계획이다.
어차피 리니지를 따라잡을 수 없다면 곳곳에 놓인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빠를 수도 있다.
소마신화전기는 아일소프트와, 드로이얀온라인과 열혈강호는 KRG소프트와 함께 개발했다.
필요한 부분을 적절하게 아웃소싱해 비용부담을 줄이고 명실공히 온라인게임 산업을 주도하는 게임포털로 자리잡겠다는 야심찬 계회이 서 있다.
온라인게임이 10대와 20대를 노린다면 보드게임은 30대와 40대를 노린다.
엠게임의 유료화를 놓고 다양한 결제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는 물론이고 핸드폰 결제, 700 ARS 결제 등 다양한 소액결제 수단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온라인게임에서 보드게임까지, 10대부터 40대까지 포괄하는 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게임업체는 국내에서 위즈게이트가 유일하다.
위즈게이트는 보드게임 유료화에 발맞춰 대대적으로 사이트를 개편하고 메신저나 채팅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선발업체들의 성공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쓰되 필요에 따라 조금씩 바꾸는 식이다.
후발업체만이 누릴 수 있는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네오위즈의 세이클럽 성공모델을 따라 캐릭터 꾸미기 등의 유료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해외진출 원년이 될 것이다.
온라인게임은 아직까지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고 한다.
이미 나와있는 제품을 번역하기만 하면 되는데다 예상매출의 30% 정도를 미리 받기 때문에 온라인게임 업체들에게는 제법 짭짤한 돈벌이가 된다.
위즈게이트는 지난해 위즈게이트차이나와 위즈게이트타이완을 만든 데 이어 올해에는 재팬엠게임을 만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리니지를 따라잡기 어렵겠지만 외국에서는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서 있다.
일본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까지 공략해 글로벌위즈게이트 온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투자포인트 5 위험요인 다국적 자본이 몰려온다 “2위만 해도 좋다.
크는 시장 아닌가.” 위즈게이트의 태평함은 오히려 머지않아 성장성의 발목을 잡게 될지도 모른다.
다른 게임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온라인게임이 앞서 있는 건 사실이지만 외국인들 정서에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평년작은 할 수 있지만 대박을 터뜨리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벌써부터 기술력과 자본으로 무장한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 같은 다국적기업들이 온라인게임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머지 않아 ‘스타크래프트’ 못지않은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외국의 온라인게임이 쳐들어올지 모른다.
승부는 대략 2년 안에 판가름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폭발적 성장세 못지않게 온라인게임 업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위즈게이트 또한 다양한 업무제휴와 M&A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당장은 소마신화전기와 보드게임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 다음은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어떻게 변화를 따라잡느냐가 관건이다.
“순이익 50% 알짜 온라인게임” KTB자산운용 선형렬 팀장 순이익이 50%를 넘어가는 회사는 흔하지 않다. 그런 회사들은 너무 가격을 높게 불렀다. 게임업체들을 두루 살펴보다가 사업분야가 넓은 위즈게이트에 주목하게 됐다. 선발업체는 아니지만 2, 3위까지는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보드게임 유료화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재미삼아 넷바둑을 해보다가 성공을 확신하게 됐다. 자금이 충분하다는 손 사장을 설득해서 투자를 이끌어내기까지 3개월이 넘게 걸렸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 지난해에 대신개발금융은 60배수에 들어갔는데 우리는 25배수에 들어갔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기는 했지만 주가수익비율을 생각하면 아직도 50배를 줘도 충분하다고 본다. 회사의 성장성을 볼 때 1천억원 가치는 충분히 된다. 해외 진출이 성공적이라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21억3천만원에 8.3%의 지분을 확보했다면 성공한 투자다. 투자를 회수하는 데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내년 상반기에는 무난히 코스닥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변칙으로 재미 높이겠다” 위즈게이트 손승철 사장 위즈게이트는 만년 2위 업체인가. ‘소마신화전기’는 ‘리니지’에 뒤지고 엠게임은 한게임에 뒤진다. 엠게임의 유료화 아이디어도 대부분 다른 업체들이 먼저 시도한 것들이다. 그런데도 위즈게이트는 매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순이익률이 57%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소마신화전기를 리니지와 비교해달라. 리니지 사용자들을 뺏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리니지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리니지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는 한편 현실감을 살렸다. 리니지보다 훨씬 사실적인 느낌을 줄 것이다. 우선은 신규 사용자들을 잡고 멀리는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유료화는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요즘 사용자들은 변칙을 좋아한다. 100원을 내고 패를 뒤집어 볼 수 있다면, 그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사용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건 의외로 단순하다. 다양한 변칙을 숨겨놓으면 한게임이나 다른 사이트하고 비교할 수 없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휴대전화 결제나 700 ARS 결제 등 다양한 소액결제 수단을 도입할 계획이다. >해외시장 진출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 포화상태에 가까운 국내에서는 빠듯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믿는다. 추정매출의 30%를 미리 받기 때문에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그러나 국산 게임을 번역해 내놓는 것만으로는 대박을 터뜨리기 어렵다. 기획 단계에서 그 나라의 문화나 정서가 반영돼야 한다. 외국의 게임 개발업체들과 폭넓은 제휴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회가 되면 인수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가 최근 온라인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노하우는 우리가 조금 앞서 있을지 모르지만 기획과 아이디어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2년 안에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세계적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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