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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대주택시장, 일본이 ‘한수위’
[부동산] 임대주택시장, 일본이 ‘한수위’
  • 김병욱/ 알투코리아 이사
  • 승인 2001.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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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붕괴 후 투자 열기 ‘후끈’… 발전과정 벤치마킹 대상 올해 주택시장, 특히 아파트 시장의 변화를 한가지 꼽으라면 임대사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임대목적용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전세가가 폭등해 정부가 각종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항상 이슈가 되었던 것이 전세주택의 월세 전환 추이였다.
이로 인한 물건 감소가 전세가 폭등의 주요인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최근 투자대상으로 주택임대업은 크게 떠오르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5% 수준으로 하락하고, 시중금리(회사채수익률)가 과거의 절반 수준인 6~7%인 상황에서 목돈을 운용할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처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가 쉽지 않아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모자라는 돈을 전세라는 사금융을 이용한다는 것이 별 이익이 되지 않고 있는 점도 임대주택 사업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일본은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 열기가 한국 이상으로 높다.
거품 붕괴 이후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일본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높은 수익률과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임대주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기존에 개발과 시공에 주력하던 대기업도 임대사업을 주력사업 중 하나로 계획하고 있거나 이미 시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쓰이다.
미쓰이는 98년부터 주택사업부 안에 분양사업실과 별도로 임대주택사업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쓰이는 주로 고급 임대주택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월 임대료 20만엔 수준의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한 민간 임대주택 사업, 외국인·고소득 전문직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고급 임대주택 사업이 그러하다.
하지만 미쓰이가 계획하고 있는 중장기적 사업목표는 임대주택 사업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도쿄 중심의 수도권지역 수요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월임대료 13만~25만엔 수준인 75만호를 주요 고객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미쓰이는 주택사업부 임대주택사업실이 투자와 관련된 사업의 기획과 시행을 담당하고, 자회사인 미쓰이주택리스, 미쓰이주택서비스를 통해 사업 운영체제를 갖춤으로써 향후 임대주택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계획을 진행중이다.
미쓰이 같은 대기업이 임대주택 사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이유는 임대사업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본의 주택시장은 임대주택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구 증가가 둔화되고는 있으나 단신가구, 노인가구, 소호세대의 증가로 인해 세대수가 늘어나면서 임대주택 지향형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본 주택금융공고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통근·통학의 편리성, 자유롭게 주거지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부모의 집을 장래에 상속할 수 있다는 점, 주택대출로 인해 생활에 부담을 받고 싶지 않다는 점, 현실적으로 임대주택이 유지관리가 용이하다는 점 등이 임대주택 수요 증가의 원인이다.
게다가 거품 붕괴로 주택가격이 항상 올라가던 시절이 마감되면서 자가의 우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임대주택 수요를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일본 수도권의 임대주택 시장은 꾸준하게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으며, 입주율도 거의 완전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임대주택 수요 기반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분석해보면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거품 붕괴 뒤 주택 공급의 축소, 임대주택에 대한 선호 증가, 세대 분화의 심화,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증가, 임대료 상승, 저금리 지속에 따른 임대사업에 대한 투자 증가 등 우리나라와 일본 시장은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
일본의 임대주택 사업 발전과정은 우리나라에서 임대주택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많은 투자자에게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일본의 주택보급률이 115%에 달해 선호도에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월세 계약 방식이 정착된 시장이지만 우리나라는 임대차 계약이 주로 전세계약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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