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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압록강을 휘감은 '신의주밸리'의 꿈
[포커스] 압록강을 휘감은 '신의주밸리'의 꿈
  • 한정희
  • 승인 2000.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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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의 실리콘밸리 건설계획 1,2단계로 진행…사업설명회 개최와 함께 본격 시동 남북한이 협력해 북한의 신의주 지역을 극동의 실리콘밸리로 만들자는 이른바 ‘신의주밸리 계획’이 무르익고 있다.
남북 화해무드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협력 움직임이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의주밸리 계획이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의 단둥 일대를 국제적인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개발단지로 조성하자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남쪽이 개발환경을 제공하고 북쪽은 고급 과학기술인력을 제공해 상호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신의주밸리 계획은 지난 7월 초순 ‘신의주-단둥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개발단지’ 조성에 대한 사업의향서가 하나비즈와 금강산국제그룹의 박경윤 회장 공동명의로 북한 각급 기관의 고위층에 전달되고, 여기에 북쪽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현재 이 계획은 남쪽에서 하나비즈, 북쪽에서 금강산국제그룹과 조선콤퓨터센터(KCC)가 추진하고 있다.
북한, ‘대테러지원국’ 규제 풀려야 신의주밸리 계획은 두단계로 나눠 추진될 예정이다.
오는 2001년 3월까지 진행될 1단계에서는 중국 단둥지역에 400여명이 작업할 첨단 작업장과 30여개 기업이 입주할 공간 및 시설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이 작업은 지난 7월19일 단둥에서 문을 연 ‘코리아북남교역센터’에 북한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200평 규모의 공간과 인터넷 전용선, 펜티엄Ⅲ급 PC, 숙박시설 등을 갖춰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북한인력에 대한 교육은 당장 9월부터 시작된다.
예정대로라면 북한인력에 대한 1차 교육이 완료되는 10월부터는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남한기업들이 작업물량을 발주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북한 신의주 인근에 최대 1천여명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공동작업장과 최소 100여개의 남한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구축한다.
문제는 북한이 현재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의 규제를 받고 있어 기술교육 및 작업진행에 필요한 486 이상 컴퓨터 등 첨단 디지털장비를 반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대테러지원국가 분류에서 해제돼 COCOM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신의주밸리 계획의 1단계 사업은 지난달 코리아북남교역센터 설치에 이어남쪽 기업들의 컨소시엄 구성작업이 구체화하면서 급류를 타고 있다.
지난 8월25일 하나비즈는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신의주―단둥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밸리 개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사업설명회에는 다우기술, 한국컴퓨터통신, 인포비전, 제이스텍 등 총 24개 중견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참여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최첨단 기술교류로 남북 IT 표준화 마련” 이날 설명회에서 하나비즈 문광승 대표는 “처음부터 엔젤투자자나 창투사를 접촉하지 않고 기업들을 만나는 것은, 한국의 기술업체들에게 선점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며 “이는 북쪽에서도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IT 산업은 이념이나 사상을 넘어 고차원의 기술적 접근이 가능한 분야”라며 “이러한 최첨단 테크노크라트들의 교류와 협력이 남북 IT산업의 표준화는 물론 통일을 위한 환경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비즈는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참여업체들은 30억원 규모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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