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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트렌드] 경기회복 기대에 가려진 청년실업
[경제트렌드] 경기회복 기대에 가려진 청년실업
  • 박규호/ <씽크머니> 전문위
  • 승인 2001.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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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올해 3분기 경제성장 실적이 예상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고 한다.
경제예측 기관들이 내년도 수치를 상향 수정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경제팀을 이끄는 진념 부총리는 최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내년 상반기에 3%, 하반기에는 5% 안팎의 성장이 이뤄져 연간 전체로 4%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잠재성장률(5%) 수준의 성장률이 2분기 이상 지속되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역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하고 콜금리를 현재 수준인 4.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는 등 비슷한 견해를 내보였다.
경기회복 조짐은 상서로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올해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대두된 이슈는 청년실업 문제였다.
학교를 나와 삶의 전망을 세워야 하는 청년들이 갈 만한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중대하고도 심각한 일이다.
이것은 경기회복 기대에 가려서는 안 되는 구조적인 문제이자 전사회적인 문제다.
경기회복은 고용구조의 개선과 고용규모의 확대를 동반해야 한다.
아파트 매매가와 전월세 가격의 상승 조짐에서 보이듯이, 외환위기 이후 오랜 기간 불황에 허덕여온 건설산업이 모처럼 호황을 맞이하면서 내수를 이끌고 있다.
건설산업은 고용 창출력이 크다는 점에서 서민 경제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주거비용의 급등과 자산소득의 성장에 따른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이것이 지속적인 주가상승과 맞물려 자산시장에서 거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을 근거로 상반기에 최대한 많은 예산을 집행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시점에서 사실 경기회복 자체를 속단하기 어렵다.
미국 경제란 변수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11월의 미국 실업률은 전달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진 5.7%였다.
1995년 8월 이후 6년 만의 최고치다.
이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만큼 쉽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최근의 경기회복 조짐이 앞으로 얼마나 체감경기 상승과 한국 경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까 하는 데 있다.
회복의 내용과 구조가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그 이듬해에 겪었던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시작된 경기회복은 일면 아연할 수밖에 없는 성장폭과 변화를 보여주었다.
그 선도역을 맡았던 것은 눈부신 수출실적을 보인 반도체라는 효자산업이었고, 정보통신산업과 벤처기업이 활성화됐다.
당시의 이런 흐름은 경제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고, 이런 기대감은 다시 경제성장을 촉진했다.
벤처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때가 그리워지는 것은, 지표를 넘어선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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