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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3. 유통부문/ 쏟아지는 특수에 연중무휴
사이드3. 유통부문/ 쏟아지는 특수에 연중무휴
  • 이미경 기자
  • 승인 2001.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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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회복에 4대 특수로 성장 낙관… 홈쇼핑 비약적 성장 계속될 듯 ‘2001년 마지막 파워 세일’이라는 홍보문구가 소비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일까? 11월말부터 지난 12월9일까지 계속된 백화점 세일은 북적이는 사람들과 인근 도로에 늘어선 자동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내심 연말 특수를 고대하던 업계 관계자들도 막상 결과가 나오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25~3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현대백화점 김정선 차장은 “매출이 30%나 신장됐다는 사실에 직원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계속된 불황으로 협력업체들이 세일을 겨냥한 상품들을 다양하게 준비했다는 점과 지난해에 비해 기온이 낮아 겨울 의류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는 점, 특소세 인하로 고가 가전제품이나 골프채 등의 매출이 늘어난 점을 이유로 꼽았다.
소비심리 회복세에 4대 호재까지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중산층의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현상유지에 그쳤던 백화점 매출은 지난 7월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탔고, 11월에는 14.3%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의 경우,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7월 이후 낙폭이 상당히 둔화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일 동안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남성복 판매가 뚜렷한 신장세를 보인 사실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년은 국내 유통업계 최대의 호황기가 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가 이처럼 들뜬 이유는 일단 소비심리만 회복되면 내년에 있을 ‘유통업계 4대 호재’에 기대를 걸어도 좋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대선과 지방자치단체 선거, 월드컵, 부산 아시안게임은 그간 주춤했던 국내 유통업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올 한해 동안 현대 미아점, 롯데 울산점 등 세개의 신규 매장이 개설됐지만 경기불황과 일부 지방 백화점의 할인점 전환으로 전체 백화점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둔화된 상태였다.
그러나 각 업체들은 경기가 회복되면 10%대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에 있을 신규매장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2년 개점을 앞두고 있는 매장은 애경 수원점, 롯데 안양점 등 총 5개에 이른다.
특히 매년 30%를 웃도는 고성장세를 보인 할인점을 지켜보며 군침을 삼켰던 백화점들은 경기가 좋아지면, 불황으로 할인점을 주로 찾던 고객들이 백화점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김정선 차장은 “최근 백화점이 10%가 넘는 매출 신장을 보이는 반면 할인점 매출은 4~5%에 그치고 있다”며 “할인점들이 과당경쟁으로 고전하는 동안 백화점은 중상류층 고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내년 한해 동안 적어도 50여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할 것으로 알려진 할인점 업계는 “매장 포화상태에 이르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 전혀 걱정할 게 없다는 눈치다.
셔틀버스 운행중단에 따른 타격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12월 들어 매출이 7% 가량 신장되는 등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할인점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셔틀버스 운행중단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지방 중소도시의 할인점들은 10월 이후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세계 이마트 마케팅팀 원광직씨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할인점들이 기존의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점포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원경제연구소 양희준 연구원은 “이마트나 대형업체들의 공격적인 출점, 올해 신규매장 오픈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까르프의 가세, 백화점의 할인점 전환에 힘입어 내년 할인점 업계가 24% 정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양 연구원의 예측대로라면, 내년에는 할인점이 국내에 들어온 지 9년 만에 백화점을 누르고 최대 유통업체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과 업체간 출점경쟁으로 인해 할인점 시장 전체 매출이 크게 신장되더라도, 상위 4개업체를 제외한 중소 할인점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현재 국내 할인점 시장은 이마트와 마크넷, 킴스클럽, 까르푸 등 4개 업체가 전체 매출의 72%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들 4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58%였던 데 비하면 1년 동안 상당히 급격한 변화를 보인 셈이다.
하나경제연구소 민영상 연구원은 “인천과 분당 등 각종 할인점들이 몰려 있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중하위권 업체들의 도태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할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시점을 대략 2003년 정도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할인점 점포 수는 215개, 내년까지 약 3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영상 연구원은 “현재 할인점 한개당 인구 커버리지수는 약 22만명으로, 미국과 일본이 6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여력이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 연구원은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방 중소도시의 상권이 미약한 시장 특성을 감안해 “국내 할인점의 커버리지수는 약 15만명, 300개 점포를 적정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마트가 내년에 중국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을 세운 것은 2003년에 이르면 더이상 국내 출점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의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홈쇼핑 성장세 지속될 것 유통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홈쇼핑과 전자상거래부문은 내년에도 초고속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랜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평균 70%가 넘는 매출 신장을 보인 홈쇼핑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내년에도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에 방송을 시작한 3개 신규 채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기존 업체들의 ‘굳히기’ 전략, 지역중계유선들의 SO(케이블TV 지역방송사업자) 전환으로 인한 시청가구 수 증가, 3월에 있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본 방송 개시 등 홈쇼핑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담보하는 요인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내년에 각각 1조2천억원, 1조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에 출범한 현대홈쇼핑과 우리홈쇼핑은 5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증권 김성욱 연구원은 “올해 1조5천억원에 달했던 홈쇼핑 시장이 내년에는 적어도 2조5천억원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2년은 그동안 국내 전체 기업형 유통시장에서 4위에 머물렀던 홈쇼핑이 슈퍼마켓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오르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유통시장에서 재래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유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3% 정도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태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기업형 유통부문이 성장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것이다.
특히 국제적 규모의 스포츠 행사와 두차례에 걸친 선거 특수가 기대되는 2002년은 유통부문 전체의 성장은 물론, 각 업계의 판도가 바뀌는 중요한 한해다.
업체들은 내년을 향후 유통시장 전체를 가름할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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