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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베이] 닷컴 유료화 원년, 결산과 전망
[서베이] 닷컴 유료화 원년, 결산과 전망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1.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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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료화 시도·전자상거래 매출 급성장… 내년 M&A 본격화될 듯

“인터넷 유료서비스 원년, 전자상거래 원년.” 올 인터넷 비즈니스를 요약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말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소개, 회원몰이, 수익모델 부재 논란 등으로 부침이 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내실의 기반을 다지는 첫해로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은 “지난해가 수익보다는 트래픽 규모를 만드는 해였다면 올해는 이 트래픽과 지난해부터 구축해온 인프라를 바탕으로 광고 이외의 수익모델을 다변화해 수익을 향해 다가간 해”였다고 설명한다.
NHN 이해진 사장도 “지난해까지는 변동이 심한 매출이었지만 올해 유료화, 광고시장 안정, 상거래라는 축이 안정된 매출원을 만들어 그 위에서 제대로 된 경영기획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해부터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인 유료서비스는 올해 한게임 유료화의 성공적 안착, 세이클럽의 아바타 캐릭터 돌풍, SBSi의 VOD 서비스 유료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사이트에서 다각적인 방법이 시도됐다.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판매뿐 아니라 메일, 홈페이지, 게시판, 검색 등 이전까지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가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질을 높여 유료화에 나섰다.


다양한 유료서비스가 이처럼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결제서비스의 성장 덕분이다.
휴대전화, ARS 서비스 등 간편한 소액결제 방식을 비롯해, 다양한 결제서비스가 유료서비스를 튼실하게 뒷받침했다.
초고속통신이 보급되면서 망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결제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것도 한몫했다.
사용자들의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줄어 쓸 만한 서비스라면 돈을 내겠다는 정서가 확산된 것도 ‘유료화 원년’을 가능하게 한 요소가 됐다.


하지만 올해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발전을 보인 것은 상거래 분야다.
전통적인 인터넷 쇼핑몰, 경매 사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 각 포털사이트마다 쇼핑몰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 월 10억원 매출을 내던 다음의 쇼핑몰은 현재 월 93억원 매출을 기록한다.
인터파크도 11월까지 누계 매출액이 831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246억원의 3배를 넘었다.
시장이 이렇게 급속히 커지면서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이 너나 할 것 없이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들었고, 각 사이트마다 쇼핑몰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전문화·소액광고 확산도 눈에 띄어

상거래가 인터넷의 주요 서비스가 된 것은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인터넷은 배우는 게 아니라 ‘하는’ 것이 됐다.
이제는 인터넷을 잘 몰라도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은 인터넷이 일반인의 생활습관을 바꾸었기 때문에 전자상거래의 성장은 더 큰 폭으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닷컴 3인방으로 분류되던 한컴, 새롬이 인터넷서비스 축소, 다이얼패드의 파산위기 등을 겪으며 주춤거리자, ‘다음, 옥션, 인터파크’를 새롭게 ‘인터넷 3총사’로 묶어 이야기할 정도로 논의의 초점이 상거래로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서비스의 대표격인 포털사이트들이 좀더 전문화된 것도 올해의 변화 가운데 하나다.
이젠 포털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포털사이트들은 회원 수라는 ‘세력’보다 자신들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메일과 카페를 가진 다음, 검색과 브랜드를 내세운 야후, 게임과 검색을 결합한 네이버, 엔터테인먼트로 특화한 라이코스 등 각 사이트의 색깔이 확연히 갈라졌다.
이 가운데 포털에 한계를 느낀 네띠앙은 개인 대상 ASP로 선회했고, 드림위즈는 메일과 홈페이지, 프리챌은 커뮤니티에서 강점을 보이며 각각 차별화한 자리매김을 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수익방식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선보였다.
회원을 기반으로 하지만 수익은 기업으로부터 이끌어내야 한다며 마케팅 기능 제공을 강조하기도 하고, 회원들로부터 직접 수익을 끌어내기 위해 소액광고 등 다양한 유료서비스를 발굴하기도 했다.


인터넷 광고도 지난해와 매우 다른 차이를 보였다.
올해 경기침체로 인터넷 광고 시장이 많이 위축되고, 광고단가도 떨어졌다는 불리함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일부 대기업으로 한정되었던 광고주들이 올해 들어서 중소규모 기업들로 확대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광고주의 층이 넓어지고 광고도 장기화하는 변화를 보인 것이다.
포털들은 신문의 쪽광고, 생활정보지 광고 등과 같은 소액광고 시장에서 인터넷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내년에 대해서는 더 많은 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리될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올해 대폭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많은 기업이 ‘버티기’에 의존해 사실상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야후코리아 이승일 사장은 “이미 결론은 났는데 아직도 기대심리가 크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평한다.
NHN 이해진 사장도 “미국같았으면 벌써 많은 기업이 정리됐을 텐데 우리나라 기업의 허리띠 졸라매기식 버티기가 이 과정을 더디게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속에서 더 과감한 유료화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유료화를 하면서 기업도 소비자도 많은 경험을 했다.
기업은 시행착오를 통해 아주 질높은 서비스를 개발해야만 한다는 점과 어떤 것이 고객에게 불만을 일으키는지 알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인터넷은 더이상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 프리챌 인기완 마케팅팀장은 올해의 경험이 내년 인터넷 비즈니스 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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