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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강아지 팔자가 ‘상팔자’
[비즈니스] 강아지 팔자가 ‘상팔자’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1.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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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연계한 애완견 비즈니스 활황… 미용서 건강관리까지 시장 세분화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일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때가 되면 사료를 꼭꼭 챙겨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 규칙적으로 목욕도 시켜주어야 하며, 털을 깎아주기도 하고 가끔은 귀도 후벼주고 이도 닦아주어야 한다.
동물인데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경써야 할 일이 많다.
보통 주인들은 애견센터나 동물병원에 찾아가서 ‘녀석’이 깔끔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데려오곤 한다.
그나마 아이들은 초등학생만 되면 혼자서도 미용실을 다닐 수 있지만, 애완견들은 ‘성견’이 되어도 주인이 꼭 붙어다녀야 하니, 사실 이만저만 번거로운 게 아니다.
이런 수고를 한번에 해결해주는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해 화제다.
피플엔퍼피 www.ppnpp.com는 고객으로 등록해 서비스 신청을 하면, 직접 방문해서 강아지를 데려가는 것은 물론 원하는 서비스를 해준 뒤 집까지 배달해주는 ‘방문애견관리’ 서비스 업체다.
피플앤퍼피 이정우 사장은 개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다 보니 이런 사업 아이템을 자연스럽게 생각해내게 됐다고 한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사람 중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도 많은데, 시간 여유가 없고 번거로워서 관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이런 아이템을 구상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 서비스 모델을 특허출원했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 서비스를 오픈했다.
마치 인테리어가 여성의 미용센터 같은 애견관리센터에는 애견관리를 위한 ‘쇼룸’도 특별하게 만들었다.
“벽 사이에 통풍구를 만들어 냄새를 내보내고 물청소도 할 수 있도록 위생적으로 설계했습니다.
” 방문애견관리 서비스는 일단 강남지역에 한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예약할 수 있다.
단순한 트리밍이나 목욕, 귀청소, 이청소 등 각 항목별로 가격이 따로 책정되어 있어 원하는 항목을 선택할 수 있고, 월정액제로 신청하면 일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관리해준다.
이는 애완견 비즈니스의 틈새시장을 잘 보여주는 한 사례다.
현재 우리나라 애완견 시장은 문화수준이 높아지고, 서구의 애견 문화가 도입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애견협회가 펴낸 자료를 보면, 전국의 애견은 250만마리 정도이고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연간 7천억원 수준이다.
애완견 한마리당 28만원의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에 부응하듯 인터넷에서 애완견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사이트도 급격히 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자상거래부문이다.
애완견을 직접 사고파는 사이트는 물론 사료, 의류, 애견관리용품 등 다양한 품목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이정우 사장은 “애완견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사업 아이템은 대부분 적용할 수 있다”며 이제 성장하는 시장이라 틈새시장이 많다고 말한다.
전문 쇼핑몰 ‘우후죽순’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애견과 관련된 것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해왔다.
하나는 동물병원이고, 또 하나는 애견미용센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병원에서 치료는 물론 물건도 팔고, 미용도 하는 슈퍼마켓식 시장이 형성돼왔던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나 품질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은 제한되고, 전문적인 애완견 의료기술 발전이 뒤처진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인터넷 사이트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그동안 뭉뚱그려졌던 애견 시장이 분화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더독, 퍼피즌, 아이러브독넷, 나라애견 등 애견 포털사이트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애견 전문 쇼핑몰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미 LG펫이나 현대백화점쇼핑몰 등 대기업도 애견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고, 지난 9월에는 문구 전문업체인 모나미도 모나미펫닷컴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애견사업에 뛰어들었다.
쇼핑몰에서 가장 주요하게 거래되는 상품은 물론 사료다.
사료는 신생견을 위한 이유식에서부터 성장기와 성견용, 필요에 따라 영양이 첨가된 사료 등 다양하다.
아직까지 매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쇼핑몰은 사료 전문사이트들을 링크한 경우도 있지만, 직접 사서 판매하기도 한다.
모나미펫닷컴의 관계자는 “이미 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어 직접 판매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핑몰이 대거 늘어나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애완견용품들은 점점 세분화되고 독특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완견의 의상만 보더라도 캐시미어 더플코트, 주인과 함께 입는 커플룩, 티셔츠, 원피스 등 다양하다.
가격은 보통 2만~3만원대에 이르며, 특히 명품 브랜드 코너에는 버버리에서 선보인 주인과 함께 입는 강아지의 트렌치코트가 무려 80만원이 넘기도 한다.
샴푸, 린스, 스프레이, 향수 등 애완견의 냄새를 없애주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성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액세서리나 소품도 사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헤어핀, 헤어밴드 등의 조그만 소품들부터 심지어 비만인 동물을 위한 러닝머신까지 점점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들도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애완견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단순히 집안에서 키우는 것뿐 아니라 함께 동행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관련한 부가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애견과 함께 차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애견 전용 카페가 등장하거나 여행갈 때 위탁할 수 있는 애견호텔, 애견이 죽었을 때 장례를 대행하는 애견 장례대행 사이트도 생겨났다.
페트나라와 펫해븐, 아롱이천국 등은 대표적인 장례 사이트 업체들이다.
이들은 영구차는 물론 꽃다발, 관 등도 준비해주고 화장터에서 유골 수습과 최종적으로는 온라인에 사이버 묘지까지 만들어준다.
이렇게 한번 장례를 치르는 데, 보통 30여만원 정도가 든다.
예쁜 애완견들은 모델로 발탁되어 사진촬영 등으로 수입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많아지고 각종 애완견 관련단체에서 콘테스트 등이 열리면 애완동물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사진 스튜디오들도 필요한데, 현재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관련 업체들이 성업중이다.
강남지역에서 애견스튜디오 이솝을 운영하고 있는 손영찬씨는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매출은 전체의 20% 정도지만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점차 애견 관련 전문 스튜디오로 전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애견과 관련된 비즈니스가 다각화하자 신용카드사에서도 애견 관련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LG카드는 지난 11월초부터 전국 300만명에 달하는 애견인을 대상으로 ‘애견사랑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한국애견협회와 제휴한 이 카드는 전국 유명 애견병원 이용시 10% 할인, 애견 카페나 애견 장례업체 이용시 10% 할인, 애견용품 전문몰 이용시 10%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앞으로 애완견 비즈니스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업체들로 더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은 “애완동물 사이버보험, 훈련대행업, 건강식 베이커리, 애완견 포토숍 등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도 있고 기존 오프라인 점포들과 연결 마케팅도 가능해 전망이 매우 밝은 비즈니스”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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