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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시트콤] 발기부전
[건강시트콤] 발기부전
  • 이우석(자유기고가)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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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않으면 걸을 수 없다 야구계의 전설 ‘베이브 루스’는 대단한 정력가이기도 했다.
시즌을 앞두고 한창 시범경기를 치를 때였다.
늦은 밤, 선수 숙소에 여자를 데려온 루스. 룸메이트가 잠든 체하자 루스는 거리낌없이 여자친구와 야간 경기(?)를 치뤘다.
루스가 중간중간 거실을 왔다갔다 하는 통에 잠을 설친 룸메이트는 다음날 아침 루스에게 투덜댔다.
“자네, 어제 도대체 몇번을 한 거야?” 루스는 태연하게 “나도 모르겠어. 거실에 있는 재떨이를 보라구.” 재떨이에는 꽁초 7개가 구겨져 있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말을 안 듣다니…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허운동 실장의 얼굴이 한껏 달아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인공지능 시스템과 프로그램의 연동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시스템 전체가 마비된 것. 문제는 아직 정확한 원인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빨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회사 전체가 큰 치명타를 입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허운동 실장이 한바탕 쏟아붓고 나가자 개발팀 사무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일차적인 책임은 한재능 팀장에게 있지만 직접 작업을 한 도아랑씨와 공태만씨 입장이 여간 난처한 게 아니었다.
한재능 팀장은 창문옆에 서서 물끄러미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모습이 무언가를 애써 삭이는 것처럼 보인다.
“공태만씨하고 도아랑씨는 지금까지 한 작업들, 일일이 피드백하면서 점검해나가도록 하세요. 그리고 연구팀에서 몇명 지원 나온다니까 그렇게 알고.” 한재능 팀장은 이외로 담담하게 말하더니 이내 웃옷을 들고 휑하니 나가버린다.
한재능 팀장은 차에 올라타더니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어디 멀리 잠적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모 자동차 광고처럼 한적한 교외 어딘가에 차를 세워놓고 독서를 하면서 머리를 식히려고? “여보야, 당신이 이 시간에 웬일이야?” 현관에서 한재능 팀장을 맞는 나원혜씨(28살) 얼굴에 홍조가 인다.
저녁 9시. 여느 회사원이라면 퇴근시간으로 그다지 빠르지 않은 시각. 한재능 팀장은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
‘벤처가 다 그렇지 뭐’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기 일쑤고 저녁식사 한번 같이 하려면 큰 맘 먹고 호들갑을 떨어야 할 정도니. 오늘은 내친 김에 아내에게 확실히 점수를 따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한 팀장. “우리, 영화 한편 보고 근사한 데 가서 술이나 한잔 할까요, 사모님?” 나원혜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단장에 들어간다.
한 팀장은 집에 오는 길에 포장마차에 들르지 않은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가 스스로 자찬하고 있었다.
두사람의 침실은 은은한 푸른빛이 에워싸고 있다.
조명은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전등램프가 뿜어내는 인위적인 색채라 한들 무슨 상관이랴. 지금 한 팀장 기분은 춘향이 그네 위로 훨훨 날아오르는 나비같다고나 할까.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져내리던 소리가 어느새 뚝 그쳤다.
빠끔히 열린 욕실문 사이로 원혜 공주(?)의 고혹적인 자태가 마치 모뎀으로 전송 받는 사진처럼 드러나고 있었다.
“여보야,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나봐. 그냥 죽네.” “…….” 한 팀장의 ‘그늘’ 허운동 실장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다들 애썼어. 공태만씨가 큰일 했네.” 공태만씨는 그제야 긴장이 풀리는 듯 얼굴에 쑥스러운 웃음기가 돌기 시작했다.
‘장님 문고리 잡기’식이기는 했지만 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낸 것이다.
도아랑씨도 공태만씨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사실 프로그램이 시스템과 충돌한 것은 도아랑씨 책임이 컸다.
도아랑씨가 만든 프로그램이 시스템과 호환이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공 선배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그동안 새침데기같이 굴던 도아랑씨에게까지 칭찬을 듣자 공태만씨는 약간 우쭐해진 표정. “도아랑씨, 이제 나 구박하지 않는 거지? 도아랑씨 그 싸늘한 시선을 생각하면 밤에도 힘을 못 쓴다니까.” 도아랑씨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공태만씨를 쏘아본다.
“다들 봤지? 바로 저 표정이라구!” “선배님 정말 이럴 거예욧.” 남궁용씨가 이 순간, 끼여들지 않을 리가 없다.
“형님, 모처럼 화기애매(?)해지고 큰일도 하셨는데 한방 쏘셔야지요?” “오늘은 내가 크게 쏩니다.
저녁시간 압수니까 그렇게들 아세요.” 한재능 팀장도 모처럼 얼굴을 펴고 분위기를 돋운다.
공태만씨는 입이 함지박만해져서 너스레를 떤다.
“맞아, 한 팀장이 쏘셔야지, 나는 서지도 않는데 쏠 수가 있나!” 슬랩스틱 코미디의 한장면처럼 다들 뒤집어지는 가운데 한 팀장 얼굴에 순간적으로 그늘이 스치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침에 서지(?) 않으면 문제
<전문가 진단> 이렇게 하세요 흔히 ‘발기부전’이라고 하면, 아예 발기가 안되어 성생활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완전한 발기부전은 전체 발기부전의 10% 미만으로 80대 이상의 고령이든지 아니면 심한 질병에 걸린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즉 대부분의 발기부전 환자들은 가끔씩 발기에 문제를 겪는 것이다.
남성의학에서 발기부전의 원인은 ‘심인성’과 ‘기질성’으로 나눌 수 있다.
심인성 장애는 스트레스나 공포, 분노, 성취 불안 때문에 주로 나타난다.
그리고 기질성 장애는 음경에 분포하는 신경이나 혈관계의 손상, 내분비계에 이상이 있을 때나 항고혈압 약물, 향정신성 의약품의 상용, 위궤양 치료제, 흡연, 알코올 등이 그 원인이다.
한재능 팀장은 정확한 것은 진단을 해봐야 알겠지만,‘스트레스성 성기능 장애’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기능이 떨어질까?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것이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이지만 지속된다면 진짜 기질적인 발기부전으로 진행된 것이므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장 흔한 발기부전 증상으로는 발기의 시작은 비교적 잘되는데 질내에 삽입하려고 하거나 삽입 직후에 발기가 수그러드는 경우, 아침에는 발기가 잘되고 때로 자위행위 때도 발기가 잘되는데 막상 성 관계를 가지려고 하면 안되는 경우, 발기는 어느 정도 되는데 경직도가 현저하게 감퇴한 경우 등이다.
그런데 아침 발기가 현저하게 감퇴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발기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보통 10번의 성관계 중 7번 이상 만족한 관계를 맺었다면 정상이라고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발기부전의 치료방법은 다양한 편이다.
발기유발제의 자가주사치료, 요도 내 약물주입법, 경구약 투여, 음경보형물 삽입술, 혈관 수술 등이 있다.
이중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법은 자가주사요법이다.
최근에는 자동주입기 개발과 거의 통증이 없는 가느다란 주사침 사용으로 사용이 더욱 간편해졌다.
하태준/선릉탑비뇨기과 원장 www.top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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