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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회창의 책사들
[커버] 이회창의 책사들
  • 이용인 기자
  • 승인 2001.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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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국가혁신위 중심 움직임 본격화… ‘성장론’과 ‘시장자유주의’가 골격

새해를 알리는 타종 소리와 함께 대권경쟁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민주당은 대권에 도전할 후보들을 가리느라 여념이 없다.
한나라당은 이미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 전시체제에 돌입했다.
박근혜 부총재가 대권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이회창 대세론’을 뒤집기에는 힘이 달려 보인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 공식적·비공식적 조직들이 대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올해 5월 당내 기구로 ‘국가혁신위원회’라는 ‘싱크탱크’를 설치했다.
국가혁신위원회는 여당인 민주당으로부터 ‘대선 캠프’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당 외곽의 여의도연구소 등도 다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해 대통령 선거도 지난 1997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경제정책이 이슈가 될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
현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여야간에 치열한 입씨름이 벌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경기침체를 거친 국민들에게 뭔가 희망 섞인 경제 공약들을 내놓아야 표를 끌어모을 수 있다.
이런 경제 관련 대선 공약들을 개발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경제 브레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회창 노믹스’를 만들 경제 브레인들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만제 정책위 의장 취임 후 색깔 분명해져

하지만 한나라당의 경제 브레인들이 생각처럼 그리 많지는 않다.
국회의원들이나 당직자들은 대개 변호사나 공직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당인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경제 마인드를 갖춘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관련 인력 풀이 작아 허덕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의 경우 얼굴 없는 브레인들은 좀체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아무래도 야당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의 경제 브레인을 꼽으라면 중진급으로는 김만제 정책위 의장, 이상득 국가혁신위 부위원장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명박 전 의원도 오랫동안의 야인생활을 접고 국가혁신위에서 경제분야를 담당하는 미래경쟁력분과 위원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외에도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소장이나, 이한구 혁신위 미래경쟁력분과 부위원장, 임태희 제2정책조정 위원장 등은 한나라당 안에서 ‘이회창 노믹스’를 만드는 핵심적인 신진세력이다.


우선 경제기획원 장관, 포항제철 회장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김만제 정책위 의장은 한나라당 안에서 경제 브레인의 수장으로 꼽힌다.
초선의원으로서는 드물게 정책위 의장을 맡을 정도로 이회창 총재의 신임을 받았다.
당 안에서는 그가 정책위 의장이 된 뒤로 한나라당의 정책 색깔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한다.
한나라당 정책위의 한 관계자는 '덕분에 정책위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대여 관계에서도 법인세 감면이나 재벌규제 완화, 공적자금 부실 문제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를 제기해 여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 의장은 포항제철 회장 등을 지냈지만 실물경제보다는 경제이론에 밝은 전문가로 꼽힌다.
거시경제뿐 아니라 농업이나 해양 분야에 이르기까지, 경제와 관련된 다른 분야의 지식도 해박하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한다.
당 전문위원들도 깜짝 놀랄 만큼 아이디어도 풍부하다.


하지만 김 의장은 소신이 지나치게 강해 당론보다 너무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선 '개인적인 이야기를 당론처럼 말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당내 불만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일단 말을 내뱉고 나서는 뒷감당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깎아내린다.


그가 이런 평가를 받는 데는 자신의 경제철학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이른바 극단적 시장자유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김 의장의 소신을 알 수 있는 단적인 사건이 지난 8월과 9월에 있었다.
그는 8월 전교조 허용과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표현했다가 혼쭐이 났다.
그는 즉각 '‘디제이노믹스’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대표적 표현양식으로 사용한 단어'라며 해명하기는 했지만,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그는 9월에 또다시 소신을 내세웠다.
'현 정부가 ‘사회주의적’ 복지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물론 이번에도 그는 곧바로 '여기서 사회주의는 유럽식 사회주의'라고 해명했지만, 이런 돌출발언으로 그가 입은 흠집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사회복지조차 시장에 맡겨야 하다는 그의 소신은 때론 이회창 총재와도 가벼운 충돌을 일으켰다.
지난 10월 이회창 총재는 총재단 회의에서 '민심탐방을 다녀보면 한나라당이 사회복지 예산에 인색하고 무조건 깎으려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더라'며, 이런 민심을 참고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만제 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서민들에게 퍼주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예산 심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표를 의식한 정치적 고려를 하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런 강성 이미지 때문에 그는 '경제현실이나 정치현실에는 둔감하다'는 평도 적지 않게 듣는다.
심지어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자신이 몸담았던 개발독재 시대의 성장론에 집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김 의장 자신도 '이코노미2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구호는 고도성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전 시대가 정부주도형 성장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기업에게 자율성을 주는 성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성장 자체야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정책위 의장으로서 분배 문제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점이,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놓고 얘기한다는 점이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당으로서는 부담스럽다.
김 의장도 자신에 대한 이런 평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사석에서 '2002년에는 정책위 의장을 계속 맡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가 시작되면 정책위에서 공약을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소신인 자유방임형 시장주의로는 서민표를 얻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소신을 굽히기보다는 정책위 의장을 그만두는 쪽을 택하겠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국가혁신위 부위원장이자 당 예결위원장으로 4선의 중진급에 속하는 이상득 의원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에서 정책위 의장을 맡았다.
그는 코오롱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를 10여년 역임한 경력 등으로, 당 안에서 실물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이 의원은 정책 입안을 할 때 실무 차원의 이야기를 즐겨 듣는다고 측근들은 말한다.
예컨대 50만원 미만일 때는 실명 확인을 하지 않도록 한 금융실명제 보완안을 만들 때도 은행 지점장보다는 부장급을 불러 의견을 듣고 대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업규제 해제를 주장할 때도 과장급을 불러 정책안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그가 내는 정책 대안은 크게 엇나가는 적이 없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의 지나치게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이 때로는 모험을 꺼리거나 결단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독단이란 게 없을 정도로 친화력이 있지만, 한 방향으로 흐름을 이끌어가기에는 약한 캐릭터'라고 말한다.



이명박 의원 야인생활 접고 ‘컴백’

기업출신의 이상득 의원 역시 시장자유주의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의원이 무조건 기업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점이 김만제 의장과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예컨대 그는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법인세 감세는 국세제도의 기본을 흔드는 것으로 여당이 할 일이지 야당의 몫이 아니다'라며, 당론인 법인세 감면과 반대되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당내에서 비교적 중도적 색깔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득 의원의 친동생이자 국가혁신위 미래경쟁력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명박 의원은 형과는 성격이 정반대이다.
현대건설 입사 12년 만에 사장에 오르면서 ‘정주영 신화’의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한 그는 꼼꼼한 형과는 달리 돌파력이 뛰어난 것으로 소문나 있다.
뒤집어보면 치밀함은 떨어진다는 얘기일 수 있다.


이 위원장은 9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뒤 오랫동안 ‘야인’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국가혁신위 미래경쟁력분과 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다시 정치권으로 컴백하게 된다.
물론 그가 미래경쟁력분과 위원장 외에 당 내에서 다른 공식적인 직책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회창 총재의 대선캠프라고 할 수 있는 국가혁신위, 그것도 경제관련 정책들을 내놓는 미래경쟁력 분과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때문에 주위에선 그가 나름대로 이 총재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이코노미21'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제철학을 ‘생산적 복지’로 요약했다.
‘생산적 복지’ 개념은 정부가 노동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거저 돈을 주는 대신, 일을 시키고 그에 따른 급여의 형태로 생계를 보장해준다는 개념이다.
이 위원장은 '일단 기업을 살리면 자연스레 일자리가 늘어나고 취직이 되는 것 이상 가는 복지는 없다'고 부연설명했다.
'10년만 더 뛸 생각하면 복지문제는 해결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 역시 '일단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당내 경제 라인의 성장론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의 소장파 경제 브레인들 가운데는 유승민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핵심 브레인으로 꼽는 데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다.
유 소장은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13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전격 발탁됐다.
그는 경제분야에서 이회창 총재의 ‘과외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이 총재를 돕고 있다.
그는 이 총재의 각종 강연원고, 기자회견문 등의 초안을 거의 도맡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 바깥의 인적 네트워크 구성도 그가 맡은 몫이다.
지난 5월 출범한 국가혁신위의 외부 자문그룹 구성에도 가장 깊숙히 관여한 인물 가운데 한명이다.



유 소장은 한나라당의 ‘책사’

유 소장은 당 안팎에서 시장경제론자, 더 나아가서는 보수적 경제학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한마디로 딱히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한 나름대로의 이론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재직 때의 강연이나 연구보고서를 보면 '재벌총수나 경영진에 대해 실정법을 예외없이 적용해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재벌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재벌을 겨냥한 제도적·관행적 진입규제를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재벌의 금융지배, 언론지배에 대해서는 한국 자본주의의 발전을 위한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벌의 금융지배를 주장하는 경제인 단체들의 입장과는 확실히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도식적으로 해석하면 ‘친 재벌론자’와 ‘반 재벌론자’의 주장을 모두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재벌연구 전문가인 그는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있으면서 양쪽 진영으로부터 모두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경제논리는 한나라당 안에서 합리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이회창 총재의 경제 마인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해진다.


재미있는 것은 모든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를 칭찬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유 소장을 이렇게 평가한다.
'이론과 현실감각, 품성까지 갖추었습니다.
총재가 그 정도로 신임하면 거만해질 수 있는 데 너무나 겸손합니다.
브레인으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가 ‘적’이 없는 이유는 유 소장이 자신의 위치를 정치인이 아니라 철저하게 참모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를 경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는 대외적 접촉도 엄격히 자제하고 있다.
때문에 유 소장이 생각하는 정책들이 아무리 이 총재의 신임을 받는다고 해도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평도 있다.


이한구 의원은 초선의원으로 제2정책조정위원장을 맡았을 만큼 탁월한 이론가로 꼽힌다.
물론 이는 지난 2000년 4·13총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정책위원장을 맡아 국가채무, 국부유출, 관치경제 등 3대 공방을 주도한 전과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이 의원도 김만제 의장만큼이나 이론적 소신이 강해 ‘고집스런 사람’으로 당내에서 통한다.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뚜렷하게 엇갈린다.


재무부 이재과장, 대우경제연구소장 등을 거친 그는 확고한 시장자유주의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의 모든 경제이론에 관통하는 것은 영미식 효율성이다.
기업 규제의 해제와 자유경쟁 보장 문제는 물론, 국가 운영 역시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예컨대 효율성에 입각해 정부가 꼭 필요한 일만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조직과 기능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에서 ‘사회복지 정책까지 부정하는 철저한 시장주의자’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시장에서 기업의 자유와 창의성 보장, 경쟁의 공정성 보장, 경쟁에서 도태한 사람에 대한 지원' 등 3가지로 꼽고 있다.
민간이 할 일까지 정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할 뿐인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임태희 의원 역시 소장파 경제 브레인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유승민 소장과 서울대 동기인 그는 재정경제부 과장을 지냈으며, 한나라당 상임고문인 권익현 전 의원의 둘째 사위다.
그는 현재 한나라당 정책위 제2정책조정위원장으로 경제관련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임 의원은 한나라당 경제라인의 지나친 시장 친화주의적인 성향을 중화시킬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예컨대 그는 지난해 공적자금 문제와 관련된 국정감사에서 재벌총수들을 증인으로 부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은 엄격히 분리돼야 한다는 소신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그 역시 유 소장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당직을 맡은 뒤로 '독자적인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제정책은 경제 브레인들마다 조금씩 스펙트럼을 달리한다.
기업 출신이냐, 관료 출신이냐 등에 따라 조금씩 강조점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의 경제 정책기조는 시장중심주의와 성장론으로 수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진행되면서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정책위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을 발표할 때쯤 되면 여야의 경제관련 공약이 모두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어차피 표를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한나라당도 사회복지 정책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선거 막판에 가면 한나라당의 색깔은 희석될 것이라는 얘기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우리 정당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한나라당 정책 브레인 인터뷰



인터뷰 | 이명박/ 국가혁신위원회 미래경쟁력분과 위원장

'따뜻한 시장경제가 중요하다'

한나라당 이명박 국가혁신위원회 미래경쟁력분과 위원장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그의 개인 사무실에는 서울시 관련 자료가 쌓여 있었다.
그는 '1월초쯤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경제기조와 관련해서도 '따뜻한 시장경제'를 강조했다.


-혁신위 미래경쟁력분과에서 경제와 관련해 새로운 정책기조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가, 국가부채를 갚을 수 있는가, 따뜻한 시장경제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등 3가지로 요약된다.


-‘따뜻한 시장경제’를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새로운 구호로 이해해도 되는가?
=혁신위에서 논의되는 게 꼭 공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시장경제라는 것은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는 길을 찾자는 것이다.
예컨대 재래시장과 백화점, 중소기업과 대기업, 정상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강자를 눌러 약자를 강해지게 하는 게 아니라 약자를 키울 여건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현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을 비판할 일이 아니지 않는가?
=현 정부는 사회복지 정책을 많이 내놓았다.
문제는 재정적 뒷받침이 안 되는데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다.
모두가 10년만 더 뛸 생각하면 복지가 해결된다.


-그런 성장론 때문에 한나라당이 분배 정책은 없고 서민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얘기를 듣는 것 같다.

=한나라당이 친기업적이라는 얘기를 듣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싱가포르 정부의 팸플릿을 보면 '친 비즈니스 정부'라는 문구가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서민에 대한 최대의 복지는 일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산적 복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뷰| 이한구 / 의원·국가혁신위원회 미래경쟁력분과 부위원장

'정부의 기능과 역할 축소해야'

이한구 의원의 관심은 끝이 없을 정도로 폭넓다.
거시경제, 증권, 남북경협 등이 모두 그의 관심 영역에 들어 있다.
재무부에서는 세재·이재·외환, 청와대에서는 예산·기획, 미국에서 유학할 때는 선물 등을 연구한 경력 때문이다.
그는 ‘공부하는 의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관심 영역이 폭넓은데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일자리 창출과 생활비 낮추기다.
경기 사이클상 경기가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하면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변화를 일으켜야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기능과 역할 축소를 계속 강조해왔다.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을 그대로 방치하라는 것처럼 사람들이 이해한다.

=정부가 할 일은 시장에서 자유와 창의성 보장, 경쟁의 공정성 보장, 경쟁에서 도태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간인이 할 일까지 정부가 하는 것을 정리하자는 것이다.


-결국 정부조직의 개편과 재정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도 시도했지만 관료조직의 반발로 결국 실패하지 않았는가? 문제는 원칙이 아니라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미묘한 문제인데, 정부기능 재편이 필요하다.
아마 정부에서 어떤 기능을 하지 않게 되면 다른 확대되는 부문이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 기능은 줄이는 대신 지방정부 기능은 확대될 것이다.
그렇게 이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 또한 새로운 일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지금처럼 국가가 비효율적으로 가면 나라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필요하다.



인터뷰|임태희/ 제2정책조정위원장

'집단소송제 치밀한 검토 뒤 도입해야'

한나라당 임태희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관세국, 국제금융국, 이재국, 청와대 등에서 두루 재정·금융 분야의 경력을 쌓았다.
임 위원장은 집단소송제 등 규제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고려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계속 고도성장을 이야기하는데?
=아직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도 안 된다.
상당기간 동안 성장의 엔진이 더 활발히 움직여야 된다는 것이다.
실업이나 소득의 배가를 위해선 성장을 해야 한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선 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20년 동안 매년 6%씩 성장한다는 게 선진국의 예로 볼 때 가능한 일인가? 이미 한국 경제도 안정기조에 들어섰다는 얘기들을 한다.

=생산성 증가는 일어날 수 있다.
정보기술(IT) 혁명이 그것이다.
미국에서도 10여년 동안 신경제로 호황을 이루지 않았느냐?

-재벌의 1인지배나 불법 상속문제, 기업경영의 투명성 문제 등은 근로의욕을 감퇴시켜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 아닌가?
=사전적인 규제보다는 사후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이익에 맞게 규제해야 한다.
결국 투자자와 채권자가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이다.
그동안 채권자 감독 시스템이 없었고 채권자들이 비즈니스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정부가 할 일은 은행의 상업적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선 집단소송제 도입 등 기업에 대한 견제 제도가 필요한 것 아닌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려는 큰 취지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전경련 자료를 보면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집단소송의 90%가 화의로 끝난다.
기업의 소송 비용과 처리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일본은 몇년간 하다가 유보했다.
취지는 이해하는데, 좀더 세련된 방법을 정부가 내놓지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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