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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대만/본토 투자 개방
세계 경제-대만/본토 투자 개방
  • 대만=김정환 통신원
  • 승인 200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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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정권은 정계, 재계, 학계를 아우른 경제발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국가정책에 대한 공통의견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닷컴의 옥석 가리기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IT산업의 거품이 꺼지면서 대만에서도 닷컴의 옥석 가리기가 이뤄졌다.
인텔과 골드만삭스, 시티뱅크 등의 투자로 세인의 관심을 끈 대표적인 B2C사이트 ‘큐비드’의 앞날은 밝게만 보였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0월 닷컴에 대한 투자를 중지하겠다고 발표한 후 큐비드는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고 5억대만달러(뉴타이완달러, 약 200억원)라는 거금을 소진한 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어서 인터넷신문 <명일보> 역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명일보>는 기자들을 파파라치 잡지사인 <이조우칸>에 넘겨주고, 모회사인 PC홈은 홍콩의 리지아청 그룹의 ‘톰스컴’과 합병했다.
이와 함께 대만 최대 포털인 ‘키모’는 야후와 합병한 후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만 최대 포털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IT산업의 구조조정과 중국 이전 1980년대 초반 중국의 개방정책 이후 대만은 최대 중국 투자국으로서 중국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양길을 걷고 있는 노동집약 산업의 중국 이전에서 IT산업의 이전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세계 IT 하드웨어 생산 3위국을 유지하던 대만이 2000년 말에는 중국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대만정부는 IT산업의 중국 이전을 막기 위해 사전허가 제도를 시행했다.
대만정부가 이전을 제한한 산업 가운데에는 노트북과 8인치 웨이퍼 이상의 반도체, D램과 N-V메모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중국의 WTO 가입 직전에 완화됐다.
반도체 시장의 침체로 대만 안의 상당수 중소 반도체 생산기업은 대만반도체(TSMC)와 연합반도체(UMC)로 인수됐다.
그 과정에서 대만 안의 반도체 설계와 생산 기술자들이 많이 중국으로 유입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만반도체와 연합반도체는 중국 진출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 때문이다.
대만반도체는 상하이에 마케팅팀 중심으로 지사를 설립했으며, 연합반도체는 먼저 싱가포르에 생산라인을 옮기고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기 전의 마지막 시험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 떠나는 기업들을 따라 은행권의 발걸음 역시 바쁘다.
이들은 기업에게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중국 정부의 금융개방정책에 맞춰 중국 진출의 길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 투자 개방, WTO 가입 천수이볜 정권은 경제침체의 해결책으로 정계, 재계, 학계를 아우른 경제발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국가정책에 대한 공통의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이에 이어 중국 투자 제제로 대표되어온 계급용인(戒急用忍: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해나간다)에서 적극적인 개방으로 중국 투자 정책 완화를 선택한다.
중국의 WTO 가입에 이어 대만도 WTO에 가입함으로써 국제 무대에서 동일한 게임 룰을 적용받게 되었다.
앞으로 시장개방의 압력과 함께 중국 시장 진출 가속화가 예상되지만, 대만 국내 산업 공동화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그러나 대만은 중국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자리잡는다는 계획 아래 자본과 기술을 중국 시장에 접목시하기 위한 준비로 바쁘다.
국내 입법부 선거, 민진당 약진 천수이볜 총통이 정권을 잡은 후 여소야대의 국회는 집권능력의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12월1일 시행된 국회의원 선거에서 천수이볜이 이끄는 민진당은 과반수 차지에 실패했으나 대만 최대당으로 자리잡아 정국의 안정을 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당은 최대당에서 제2당으로 밀려났다.
국민당에서 탈당한 전 총통 리덩후이는 자신이 이끄는 대만단결연맹이 천수이볜 총통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자리를 잡아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었다.
민진당이 최대당으로 등장한 덕분에 주가는 4300에서 5000 이상으로 20% 이상 급등했다.
대만 정부 국내 금융질서 확립 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잘 넘겨 모범생으로 찬사를 받았던 대만은 금융개혁의 기회를 놓치고 뒤늦게 진화작업에 들어갔다.
천수이볜 총통은 집권 후 1년여간 금융개혁을 위한 금융6법을 제·개정하는 등 법령 정비를 해왔다.
12월1일 국회의원 선거 이전에는 100여개의 지방 금융기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정치인과 지방 금융기관간의 헤이진(검은 돈)을 끊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1천억대만달러(4조원) 이상의 ‘금융시장 구조조정 기금’을 준비했지만 이미 580억대만달러(2조4천억원)를 36개 지방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퍼부은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처리해야 할 100여개 이상의 지방 금융기관 구조조정에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새로 제정한 금융 지주회사법을 통해 방만한 금융기관을 정리하고 건전한 금융기관간 합병과 인수를 유도하고 있다.
93년부터 시행된 금융자유화는 은행의 난립을 불러와 이미 과열경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결과 많은 신생은행과 지방 금융기관의 부실이 지금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시험중인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선택한 대만에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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