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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세계] SIP(1)
[MBA세계] SIP(1)
  • 이철민/ 미국 듀크대 MBA
  • 승인 2002.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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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회사들이 몰려온다 첫학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부분의 MBA 과정 신입생들이 가장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것은 수업이나 팀미팅이 아니라 ‘SIP’이라고 하는 회사 설명회다.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회사 설명회가 학생들을 가슴 설레게 만든다는 사실은 직접 MBA 과정을 겪지 않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도 더램에 도착해 Pre-MBA 과정을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MBA 과정에서 SIP이 차지하는 위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대학 때 경험에 비춰보면 회사 설명회란 ‘대규모 강당에서 기업체 직원들이 다소 지루하게 마련인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Pre-MBA SIP은 많은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회사 설명회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SIP이 중요한 이유는 우선 평소 이름만 들어봤던 세계적인 회사들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2~3개월 동안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약 100여개의 회사들이 직접 캠퍼스까지 찾아와 정성스레 준비한 프리젠테이션을 듣는다는 건 흔히 말하는 톱 MBA 과정이 아니고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특히 회사 설명회가 리크루팅과 직접 연결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각 MBA 과정마다 캠퍼스에서 직접 리크루팅을 위한 인터뷰인 ‘온-캠퍼스 리크루팅’을 예약해놓은 회사들이 인터뷰 일정에 앞서 자신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로 회사 설명회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리크루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SIP은 보통 1학기와 함께 시작되는데, 2학기(약 10월 중순부터)에 시작되는 2학년 학생들의 리크루팅 인터뷰 일정이 빠른 회사일수록 SIP의 일정도 빠르게 마련이다.
특히 최고의 학생들을 선점하기 위해 가장 먼저 캠퍼스로 와서 리크루팅 인터뷰를 하는 컨설팅 펌들과 투자은행들의 경우, 1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SIP을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보스톤컨설팅, 맥킨지, 베인앤드컴퍼니, 부즈알랜 등의 컨설팅 펌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CSFB, 살로먼스미스바니 등의 투자은행들이다.
물론 이 주요 회사들의 SIP 일정은 어느 정도 조율이 되므로 서로 겹치는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1~2주란 짧은 기간에 주요 회사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다 보니 10분 간격으로 연달아 이런 회사들의 SIP이 개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부분 캠퍼스 주변 호텔의 컨벤션 홀이나 학교의 대형 강당 또는 리셉션 공간 등에서 열리는 SIP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형식이 비슷하다.
우선 입구에서 회사의 브로셔나 각종 홍보물 등을 받아들고 행사장에 입장을 하면 회사쪽에서 준비한 음료, 주류, 음식물 등이 마련되어 있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본 행사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
본 행사는 회사쪽에서 준비한 프리젠테이션이 중심인데, 보통 각 회사의 연혁과 사업 내용 그리고 특징 등을 설명한 후 새로 채용할 예정인 직책과 업무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채워져 있게 마련이다.
물론 중간중간에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즉각적으로 답변을 해주는 아주 편안한 분위기에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된다.
특히 전반적인 리크루팅 일정이나 새로 채용할 예정인 직책과 해당 업무에 대한 부분은 아주 상세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게 된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어느 정도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SIP은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이어지는 문답시간이 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 학생들이 대학에서 경험했던 회사 설명회를 생각하고 SIP에 참석해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입학 이전부터 지겹게 듣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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