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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투자칼럼] 기관투자가 순매수 주체로 컴백?
[김영익의 투자칼럼] 기관투자가 순매수 주체로 컴백?
  •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 승인 2002.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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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나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우리 주식을 사라고 권유하기 위해서 일본, 홍콩을 방문했다.
가는 곳마다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언제 주식을 사느냐”는 것이다.
지난 4년 세월을 회고해보면 그런 질문이 나올 만도 하다.
우리가 경제위기를 겪었던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동안 국내 기관들은 거래소에서만 17조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행스럽게도 외국인들이 같은 기간 우리 주식을 25조원어치나 순매수하면서 국내 기관이 내다판 것을 다 받아주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판 이유를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개인들이 경제위기 이후 불확실성 증대와 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금융기관에 맡겼던 돈을 찾아간 데 있다.
특히 대우사태 이후 원금도 건지지 못하면서 개인들은 투신이나 은행 신탁으로부터 많은 자금을 빼내 안전성이 더 높은 은행예금으로 바꿨다.
개인들이 돈을 찾아가다 보니 자산운용을 맡은 기관투자가들도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위험이 높은 주식투자를 줄인 것도 기관이 주식을 순매도하게 된 또다른 이유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언제부터 주식을 순매수할 것인가? 우선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구조를 보면 앞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살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전체 자산 가운데 36.7%를 대출로, 33.0%를 채권으로, 4.2%를 주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채권 비중은 주요 국가(미국 27.9%, 일본 20.4%, 독일 19% 등)에 비해서 높고 주식 비중은 낮다.
미국 금융기관들이 전체 자산 가운데 27%를, 유로 지역의 주요 국가들은 16~20%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10년 동안 주식시장이 침체되었던 일본에서조차 주식 보유 비중이 4.8%로 우리보다 높다.
앞으로 경기회복에 따라 채권수익률이 오르고 채권가격은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채권투자를 줄이고 주식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정성뿐만 아니라 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이나 연기금 등이 장기투자 대상으로 주식 매수를 확대할 것이다.
또한 경기가 회복되고 주가가 오르면 기관투자가들이 주식투자를 늘릴 것이다.
지난 9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금융기관의 주식 보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국내총생산(GDP)이었으며, GDP가 1% 증가할 때 국내 금융기관의 주식 보유액은 2.1% 증가했다.
주요 연구기관들이 올 하반기에는 우리 경제성장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융기관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주식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또한 주가 상승에 따라 주식 관련 금융상품으로 개인들의 돈이 몰려들면서 기관투자가들은 앞으로 순매수의 주체로 주식시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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