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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정우철 / 보드 전문매장
[사람들] 정우철 / 보드 전문매장
  • 박형영 기자
  • 승인 2002.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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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의 캣츠쇼핑몰 4층. 스케이트보드, 보드화, 보드복 등 스케이트보드 용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코너가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머리에 노란물을 들이고 힙합스타일의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부지런히 물건의 먼지를 털고 있다.
바로 주인 정우철(31)씨다.


그는 전문대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하고 한화유통에서 3년간 매장관리를 했다.
그러나 자유롭지 못한 조직분위기가 싫었다.
사표를 내고 자본금 700만원으로 명동에서 여성복 장사를 시작했다.
보증금 없이 하루 5만원의 임대료를 열흘 단위로 내는 이른바 ‘일세가게’였다.


여성복에 대해 지식과 감각이 부족했던 정씨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1년여 만에 7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한번의 실패로 ‘잘 모르는 것을 시작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정씨는 이번에는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돈으로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던 신발을 팔았다.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갈 즈음 가끔 보드화를 찾는 손님들이 찾아왔다.
손님들에게 배워가며 보드화를 하나둘 구비하기 시작하면서 보드매장의 기초가 마련됐다.


본격적으로 보드 전문매장을 차린 것은 지난해 5월 이곳 캣츠쇼핑몰에 입주하면서부터다.
약간의 융자를 받아 코너 하나를 7500만원에 분양받고 또하나를 임대(보증금 1천만원 월세 50만원)로 얻어 코너 두개를 한 매장으로 만들었다.
물건 값은 4천만원어치 정도 들었다.


“처음 2~3개월은 어려웠지만 보드 마니아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하루 매출 80만~100만원을 올리고 있어요. 아직 부족한 상품이 많지만 전문보드숍이 많지 않아서 마니아들이 단골로 찾아옵니다.
손님 중 절반은 단골이에요.”

오전 10시 반부터 밤 10까지 일하는데, 오후에는 여자친구가 나와서 도와주고 있다.
이곳 매장과 함께 인터넷쇼핑몰 www.mddc.co.kr도 열었다.
아직 인터넷을 통한 매출은 많지 않지만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아직은 매장 공간이 좁습니다.
넓은 매장에서 제대로 된 보드숍을 해보고 싶어요. 돈을 벌게 되면 대회도 열고, 보드 타는 아이들 중에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그들을 도와주고도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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