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3:01 (목)
[비즈니스] LG-EDS ‘마이 웨이’ 선언
[비즈니스] LG-EDS ‘마이 웨이’ 선언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2.01.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EDS와 지분정리, LG CNS로 새 출발… 독자적 해외진출 성과 기대 LG-EDS시스템이 미국 EDS와 합작관계를 끝내고 LG CNS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독자행보에 나섰다.
지난 1986년 LG가 EDS와 50 대 50 합작투자로 설립한 LG-EDS시스템의 지분정리 작업은 2000년부터 진행돼왔다.
지난해 말까지인 계약기간 종료를 앞두고 벌어진 지분협상의 주된 이슈는 가격 문제였다.
2년에 걸친 협상 끝에 LG CI와 LG전자가 EDS가 갖고 있던 지분 50%, 43만7691주를 주당 22만원(액면가 1만원)에 각각 25%씩 매입하는 형태로 계약을 체결해 성공적으로 회사를 인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두 기업이 각각 481억원씩 투자해 모두 962억원만으로 직원 5300명, 매출 9500억원 규모의 유망한 정보기술 기업을 사들인 셈이기 때문이다.
LG쪽이 너무 낮은 가격을 고집해 한때 EDS가 지분 전량을 사들이려 한다는 설이 돌았을 정도로 가격협상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새로 출범한 LG CNS는 앞으로 LG가 추진하는 지주회사에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며, 이르면 1년 반 안에 거래소에도 상장할 방침이다.
LG CNS의 독자적 행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돼왔다.
초기엔 국내 기술력이 취약해, 합작을 통해 선진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EDS로부터 전수받은 방법론, 교육 프로그램, 프로젝트 관리, 품질관리 노하우 등은 국내 시스템통합(SI) 업체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성과가 컸다.
LG-EDS시스템이 정보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인재사관학교란 별명을 얻을 수 있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노하우들이 점차 구조화되면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특히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해외진출과 의사결정 과정이었다.
EDS가 진출한 국가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독자적인 해외진출에 발목이 잡힌 적이 많았다.
또 철저하게 손익을 따지는 EDS의 사업 스타일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주 부딪치곤 했다.
“마진이 맞지 않더라도 중장기적 전망을 볼 때 꼭 해야 할 사업이 있기도 하고 때로는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기도 한데, EDS가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 하지 못한 사업들이 종종 있었다”는 것이 LG CNS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독자 행보를 걷게 된 LG CNS가 앞으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일 부분은 해외진출이다.
현지법인을 세운 필리핀, 중국, 캐나다에 이어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 중동 지역에도 적극 진출해 오는 2005년까지 전체 매출의 20%를 해외매출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 첫신호로 지난 8일에는 중국 광저우에 중국 SI 기업인 이콘과 합작법인 ‘이콘 LG 컨설팅&인포메이션시스템’을 설립했다.
이제까지 SI 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한 형태는 주로 중국에 파견된 그룹 계열사의 전산 관리를 위한 현지법인 형태라, 그다지 큰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합작법인은 실제로 중국 안에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SI 사업을 하기 위한 형태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콘 LG 컨설팅&인포메이션시스템은 광저우를 중심으로 앞으로 5년 안에 중국 내 1위의 종합 SI솔루션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합작계약과는 별도로 LG CNS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한 기술이전 계약도 체결했다.
국내 SI 업계에선 처음으로 기술을 수출해 로열티 수입을 얻게 된 것이다.
이것은 EDS가 LG-EDS시스템을 세우면서 국내에서 취했던 방식 그대로 중국에 진출한 것이라는 점에서, LG CNS의 입장에선 감회가 새롭다.
로열티 수입은 솔루션 판매와는 달리 계약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해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는 LG CNS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하는 문제는 수익률이다.
지난해 9500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순익은 180억원밖에 되지 않아 수익률은 채 2%에 이르지 못했다.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950억원의 순익을 올려 6%가 조금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SDS와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금융권 프로젝트에서 두각을 보였던 LG CNS는 여세를 몰아 올해는 수익률 5%를 거두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EDS 덕분에 보수적인 금융권으로부터 믿음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LG CNS가 홀로서기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올해 안에 드러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