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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즐겁지 않으면 쇼핑몰이 아니다
[e비지니스] 즐겁지 않으면 쇼핑몰이 아니다
  • 김찬수
  • 승인 2000.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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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함께 즐거움이 고객 충성도 좌지우지…고객중심 사고가 생존의 필수조건
최근 국내 B2C 전자상거래 시장은 시장규모 확대와 기업 양극화라는 두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B2C 전자상거래 매출규모는 99년 2500억원대에서 올해에는 1조4천억원대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소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25%에서 1.5% 정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이 아직도 0.8%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급성장의 이면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장애요인 개선돼 양극화 현상은 최근 통계청 발표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매출액 5억원 이상 사업체 수는 3.5%에 불과한데 이들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82.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이제 전자상거래 시장이 선점 경쟁의 막바지에 와 있고, 상위업체들간에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쟁의 화두는 충성도(loyalty)다.
회원들의 충성도를 고양시켜 단골고객을 늘려야만 안정권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충성도는 어떻게 확보되는가? 한솔과 삼성몰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분석한 결과 쇼핑의 즐거움과 낮은 가격이 충성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드러났다.
먼저 서비스별 만족도 평균 점수를 보면 두기업 모두 상품 품질, 결제, 주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색과 가격에선 점수가 낮았다.
이것은 전자상거래의 전통적인 장애 요인들인 주문과정의 불확실성이 구매 경험이 쌓이면서 상당히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두 기업간 차이를 보면, 한솔의 경우 배송의 만족도가 좀더 높고, 삼성몰의 경우 고객 서비스의 만족도가 좀더 높다.
삼성과 한솔을 합한 결과치인 통합 표본을 보면 현재 한솔이나 삼성몰을 가장 자주 이용하고 있는 회원 중 향후에도 해당 쇼핑몰을 가장 자주 이용할 회원 비율은 85% 정도였다.
15% 정도는 현재 쇼핑몰을 이탈해 다른 곳을 이용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과연 무엇일까? 이탈 확률과 서비스 만족도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탈 확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격, 즐거움, 구색, 배송, 고객 서비스였다.
상품 품질이나 주문 및 결제 관련 서비스들은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가지 항목은 즐거움과 가격이었다.
한솔과 삼성몰 표본을 분리해서 분석하면 기업간 차이가 분명히 부각된다.
이탈 비율은 두 기업 모두 15%로 비슷하지만,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서로 다르다.
한솔에서 가격은 상대적 만족도가 높아서 이탈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상대적 만족도가 낮은 상품 품질은 이탈을 야기하는 요인이다.
삼성몰에서 가격은 상대적 만족도가 낮기 때문에 이탈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지만, 고객 서비스는 만족도가 높아서 이탈을 억제하는 구실을 한다.
한솔의 경우 즐거움, 가격, 구색은 여전히 충성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지만, 품질이란 요소가 새로 포함된다.
가격 효과는 통합 표본에 비해 월등히 줄어들었는데, 이것은 삼성몰에 비해 한솔의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은 한솔 회원이 삼성몰로 이탈하는 확률을 낮춘다.
상품 품질은 이탈을 촉진한다.
비록 절대적인 서비스 만족도는 상위그룹에 속하지만, 삼성몰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열세이다.
결국 한솔 회원들은 상대적으로 품질이 높은 곳을 찾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공급자 위주의 쇼핑몰 설자리 사라진다 삼성몰의 경우에는 가격, 즐거움, 고객 서비스가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가격이 가장 효과가 큰 항목으로 나타났다.
고객 서비스의 경우 삼성몰의 만족도가 한솔보다 높기 때문에 이탈을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
반면 가격은 한솔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삼성몰에서 유일하게 이탈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재미와 즐거움이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결과는 앞으로 단순히 물건을 팔겠다는 식으로만 사업을 하는 인터넷 쇼핑몰들은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고객 중심 사고가 인터넷 환경에서의 생존법칙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오프라인의 장점을 따라 배워라
<닷21> 독자들은 삼성몰과 한솔CS클럽을 포함한 인터넷 쇼핑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독자들은 인터넷 쇼핑 일반이 갖는 특성과 독자들 자신의 만족도, 삼성몰과 한솔CS클럽이 상대적으로 갖는 장단점, 쇼핑몰 시장의 재편 등을 고려해 이들의 사업전략을 평가하면서 쇼핑의 즐거움과 풍부한 상품 정보 제공을 가장 많이 주문했다.
인터넷 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을 비롯한 거래비용의 축소이다.
그렇지만 배송문제가 생각보다 편리하지 않으면, 거래비용 축소는 상쇄되어 버린다.
배달이 빠르지 않거나 원하는 시간에 맞춰지지 않는다면 인터넷 쇼핑에 대한 신뢰도는 많이 잠식된다.
반환이나 환불이 쉽지 않다는 점도 신뢰도를 갉아먹는다.
소비자보다는 공급자 위주의 경제질서가 오랫동안 형성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관행은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 수를 축소시킨다.
부도은행 하나가 은행권 전체에 대한 대규모 인출요구로 이어질 수 있듯이, 각 업체의 신뢰도 손상은 쇼핑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자들은 오프라인 쇼핑과 온라인 쇼핑의 간격을 좁히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 쇼핑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제품에 대한 정보와 쇼핑하는 맛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품의 평면적인 사진만으로는 품질을 판단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는 경우에는 구매가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됐다.
쇼핑의 즐거움과 관련해서는 오프라인에 비해 자발적인 흥미 유발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상품을 요모조모 비교하면서 고르는 것이 쇼핑의 맛인데, 온라인 쇼핑으로는 이것이 불가능했다.
선택의 폭도 크다고 느끼지 않았다.
제품구성이 생각보다 취약하고 제품정보가 부족했으며 제품의 기능에 대한 소개도 미약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요인들을 개선하는 것이 이용자의 충성도를 확보하는 방안으로 지적됐다.
우선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이 요구된다.
그 방안으로 경품이나 추첨을 제안하는 독자가 있었다.
사이트를 서핑하는 과정에서도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시각적인 재미를 주문하는 독자가 있었다.
화면을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음향효과를 살리라고 주문한 독자는 제품을 음성으로 소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흐름을 파악하고 고객선호도를 발빠르게 입수해 그에 적합한 제품군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문도 있었다.
이용자층에 적절한 상품구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단골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수익모델과 관련해서는 결국 단골고객을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핵심이다.
이때 단기적인 수익 중시와 장기적인 단골고객 확보간에는 상충관계가 있는 만큼, 이 두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요소를 적절히 고려하면서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과 다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시장확장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문쇼핑몰과의 제휴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각 업체와 관련해서는 삼성몰의 경우 오프라인에서의 브랜드 네임과 오프라인에 기초한 튼튼한 제품군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그렇지만 삼성에서 구매한 경험을 가진 한 독자는 납품업체를 좀더 철저하게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한솔CS클럽의 경우에는 깔끔한 홈페이지와 쉬운 검색이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재고품을 판매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고객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박규호 연구기자 khpark@dot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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