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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스키, 안전이 실력이다
[건강] 스키, 안전이 실력이다
  • 오덕순/ 세란병원 정형외과
  • 승인 2002.0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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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이 제철을 만나 한껏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바가지 상혼에 비위생적인 음식 문제는 여전하다.
그러나 설원의 꿈에 부푼 스키어들을 망설이게 할 정도는 아니다.
1년 내내 머릿속으로 연마한 ‘카빙 턴’을 여자친구에게 멋지게 보여주고 싶은 남성도 있을 것이고, 오붓하게 휴식을 즐기려는 가족도 있을 터. 스키를 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한껏 부풀게 마련이다.
그러나 긴장을 풀지는 말아야 한다.
얼마 전 슬로프에서 충돌사고가 일어나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조금만 방심하면 위험은 도처에 널려 있다.
스키장에서는 안전이 최고의 미덕이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사소한 부주의로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격렬한 운동이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관절이 굳어 있게 마련이어서 작은 충돌에도 다치기 쉽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버리는 저녁 나절의 스키는 위험천만하다.
스키 부상자는 1천명당 3~7명꼴로 발생한다.
특히 십자인대에 손상을 입는 환자가 많은 게 특징이다.
미국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슬로프 한곳당 하루 1명씩 무릎전방 십자인대 손상 환자가 발생한다.
현재 국내 스키장의 총 슬로프 수는 131개. 미국 통계를 그대로 적용하면 적어도 하루에 130여명의 스키어가 무릎인대 손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여성 스키어들은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무릎인대가 파열될 위험이 5배나 높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근육이 남성에 비해 아무래도 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릎 속에는 두개의 인대가 십자모양으로 서로 엇갈리게 지나면서 각각 위·아래 다리뼈와 연결돼 있다.
이 두개의 인대 중 전방 십자인대가 몸을 회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 정형외과학회의 맥고원 박사는 고관절(엉덩이) 뒤쪽에 있는 근육인 슬개힘줄은 무릎을 굽힐 때 전방 십자인대에 가해지는 압박을 완화시켜 전방 십자인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데, 여성은 남성보다 이 무릎힘줄이 약하기 때문에 여성의 인대가 더 손상받기 쉽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므로 여성의 무릎전방 십자인대를 보호하려면 평소 슬개힘줄 강화운동을 하고 스키를 탈 때 전방십자인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슬개힘줄 강화는 스트레칭을 통해 가능하다.
그리고 무릎전방 십자인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무릎을 굽힌 자세로 스키를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 스키어의 경우 대체로 무릎을 굽히기보다 뻣뻣하게 서서 스키를 타곤 하는데, 이 경우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무릎전방 십자인대가 손상되기 쉽다.
스노보더들은 왼쪽 다리의 인대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스노보드는 양쪽 다리를 보드에 붙이고 왼쪽 다리를 앞으로 내민 자세로 타야 하기 때문에 왼쪽 다리에 부상이 올 확률이 높다.
또 폴대를 쓰지 않고 손이나 팔로 방향을 잡기 때문에 팔에 골절이 잘 생긴다.
다리와 마찬가지로 왼쪽 팔이 오른쪽보다 다치는 경우가 많다.
스노보드 역시 일반 스키와 마찬가지로 탈 때 가능한한 자세를 낮춰야 외부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스키를 탈 때 넘어지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잘 넘어지는 것도 실력이란 말처럼 안전하게 넘어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통 스키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앞뒤로는 넘어지기가 힘들다.
그런데 억지로 이렇게 앞뒤로 넘어지려고 하면 무리가 생긴다.
이때 다행히 바인딩이 작용하여 스키가 분리된다면 큰 부상은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골절이나 무릎인대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질 때는 좌우 방향으로 넘어져야 하며, 언덕쪽으로 손을 짚고 넘어지는 편이 안전하다.
그리고 넘어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되도록 폴을 버리도록 한다.
폴이 스키어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부상자가 생겼을 때는 전문 의학지식이 없는 사람이 환자의 부상 부위를 함부로 만지거나 흔들면 안 된다.
상처 부위도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일단 환자를 안정시킨 뒤 부목이나 보조도구를 사용해 그대로 고정시킨 뒤 전문 의료진에게 신속히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구조상 다쳐서는 안 될 중요한 조직, 혈관, 신경은 뼈 조직에 가려져 깊숙한 곳에 있기 때문에 뼈가 부러지더라도 해부학적으로 보호받는 상태에 있다.
따라서 부상부위를 함부로 만지면 중요 조직에 해를 입힐 수가 있다.
순간의 부주의는 영원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그런데 무릎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아주 고통스러운데다 여러 달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만만찮은 부상이므로 경계해야 한다.
또 나중에 무릎관절염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스키를 타다가 넘어져 무릎이 아프면 즉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무릎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된 경우 4~5일 지나면 통증이 사라져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치료는 수술하지 않는 보존적 치료와 인대 재건 수술로 구분된다.
만약 신체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엔 연령에 관계없이 수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증상이 그리 무겁지 않다면 40살 미만에 한해 수술을 권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나이가 다소 많더라도 스키와 같은 왕성한 운동을 하고자 하는 이들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
골프나 배드민턴 정도의 운동 강도에 만족하는 사람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보존적 치료는 부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약 1~9개월 정도 소요된다.
대한스포츠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스키를 타다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된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환자 중 50%는 1년 이하의 초중급 스키어라고 한다.
또 이들 중 90% 이상은 초급자이면서도 난이도가 높은 고급 코스와 중급 코스에서 스키를 즐기다 다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스키 부상의 대부분은 자신의 운동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또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장비도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스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몸에 맞는 장비를 구입하고, 스키를 타기 전 15~30분 동안 땀이 날 만큼 몸을 풀어주면서 각 관절에 대해 부드럽게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또 스키를 타는 도중에 외관상 뚜렷하지 않은 관절 부위의 부종이나 동통이 있을 땐 스키 타는 것을 즉각 중지하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더 이상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스키 부상 예방수칙

1. 자기 수준에 맞는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긴다.
2. 평소 충분한 체력을 유지한다.
3.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고 점검을 철저히 한다.
4. 트레이닝을 소홀히 하지 말고 안전규칙을 지킨다.
5. 슬로프 상태를 미리 점검한다.
6. 피로를 느낄 때는 즉시 스키를 중단한다.
7. 술이나 약물을 먹은 상태에서는 스키 타는 것을 금한다.
8. 충분한 준비운동을 한다.
스키 타기 전 적어도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 근육을 유연하게 푸는 것이 중요하다.
9.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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