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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한국 서버 시장 2조원 시대 오는가
[IT] 한국 서버 시장 2조원 시대 오는가
  • 유춘희
  • 승인 2000.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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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본사에 제품을 보내달라고 한 날짜보다 2, 3주 늦게 들어오는 건 예사다.

요즘 잘 나간다는 외국계 서버 공급업체 영업담당자들은 폭주하는 주문에 그저 즐겁다.
“예전엔 수요처로부터 단 한대를 주문받아도 본사에 즉시 발주를 냈지만, 올해 들어선 수십대의 발주를 미리 낸 후 재고를 쌓아두고 팔아야 할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중반부터 이어진 서버시장의 상승기류는 가히 폭발적이다.

컴퓨터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서버시장은 상반기에만 3만7천여대가 팔려 87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IDC와 닷컴 급성장 타고 지난해보다 3배 성장…“없어서 못 팔아” 슬림형 서버 폭발적 인기 지난해 상반기 1만3천여대에 5300억원대를 기록한 실적과 견줘 대수로는 거의 3배, 금액으로는 60% 가량 성장한 수치다.
연말까지 4만여대, 1조원어치의 제품이 더 팔려 올해 전체 시장규모는 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엄설만은 아니다.
서버시장의 급성장으로 6개월 동안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도 속속 등장했다.
덩치 큰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NT 기종 등 가장 많은 서버를 공급하는 한국IBM이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적이 있지만, 올해에는 유닉스 서버 하나로 급성장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NT 서버와 유닉스 서버를 모두 공급하는 한국hp, PC 서버 시장의 강자인 컴팩코리아 등이 상반기에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시장의 23%가 IDC 공급 물량 서버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낸 요인은 물을 필요도 없이 ‘인터넷 서비스의 성장’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포털 서비스, 인터넷방송 등 사업자가 크게 늘면서 수요가 폭발했다.
오프라인 기업들도 e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정보시스템 인프라를 요구해 자연스럽게 서버 수요를 늘렸다.
골드러시에 뛰어든 광부들에게 청바지를 제대로 팔아먹은 셈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올해 서버시장을 키운 기폭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IDC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서버 규모가 적어도 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전체 시장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IDC에 500억원어치가 공급됐다는 집계를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그동안 서버 업체들은 금융·제조·공공·유통 등 전통적인 시장을 주로 공략해왔으나 IDC가 새로운 금맥으로 떠오른 것이다.
IDC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건당 물량이 제법 많은’ 곳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하고 ASP(애플리케이션 임대사업)와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바람이 불면서 시장점유율을 쥐고 흔드는 노다지 시장으로 변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대형업체와 삼성전자, 그리고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등 중견업체들이 전용 모델을 내놓는가 하면 전담영업팀까지 만들어 적극 대응하고 있다.
IDC가 서버시장에 몰고온 바람 중 하나는 ‘초박형 서버’의 인기를 높였다는 점이다.
인터넷 서비스는 동시에 많은 사용자의 트랜잭션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 업체들은 많은 서버를 확보해야 한다.
기존 서버를 쓸 경우 공간을 확보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 높이를 낮춘 얇은 서버가 등장한 것이다.
최대한 적은 공간에 많은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해야 하는 IDC에게 공간집약형인 초박형 서버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2, 3년 전만 해도 시장을 좌지우지한 건 대형 유닉스 서버나 메인프레임이었다.
대기업이나 금융업체에 들어간 ‘묵직한’ 기종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존 고객이 시스템 증설이나 업그레이드만 해도 감지덕지할 정도로 시장이 작아졌다.
수요가 없는 게 아니라 뜸해졌다.
그러나 요즘 시장을 주도하는, 흔히 PC 서버라고 불리는 NT 서버와 슬림형 유닉스 서버는 호황을 구가한다.
소형 PC 서버가 이처럼 시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크기는 작지만 성능이 좋아지고 용량도 커져 이전의 대형 서버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PC 서버는 유닉스가 점유하고 있는 기업 시장으로의 진출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올해 PC 서버 판매의 70% 이상이 CPU 4개 이하짜리 제품이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대부분 업체가 CPU 8개짜리 고급 기종을 갖고 있지만 유닉스 서버나 메인프레임 영역을 넘보기에는 역부족이다.
NT 상승세, 유닉스 대체하긴 아직 일러 한국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유닉스 서버는 흔들림 없는 활약을 보였다.
PC 서버보다 성능이 낫다는 장점 때문에 여전히 중대형 서버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PC 서버의 강력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50%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과 금융업체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많아져 서버 수요를 키웠다.
PC 서버에 비해 약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을 파격적인 할인과 저가형 제품을 내놓는 방식으로 극복한 것도 비결이다.
올해 NT와 유닉스의 대결은 유닉스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다.
PC 서버의 상대적 성장률은 높지만 유닉스를 대체할 만한 수준엔 이르지 못하고 있다.
PC 서버가 급성장하면서 유닉스 영역을 잡아먹을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고, 이같은 현상은 2, 3년 이상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RP(전사적자원관리)와 CRM(고객관리), 데이터웨어하우징 등을 구현하려는 기업은 여전히 유닉스를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시장인 IDC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그동안 이 시장은 NT 서버의 독무대였다.
유닉스 서버도 함께 갖고 있는 hp와 컴팩이 영업하기 쉬운 NT 서버에 주력한 탓이다.
그러나 썬으로 대표되는 유닉스가 강하게 치고올라와 싸움이 볼 만해졌다.
올 9월까지 IDC 시장에 공급된 서버는 NT 서버가 7천여대로 한국썬의 1500여대를 압도했다.
그러나 썬 서버는 가격이 NT 서버보다 서너배 이상 높아 매출액으로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다.
올 상반기까지 점유율을 업체별로 나누어보면 NT 서버 부문에서는 컴팩코리아가 선두를 고수하고 있고, LG-IBM과 삼성전자가 2위권에서 바짝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그 뒤를 한국hp, 한국후지쯔, 한국유니시스, 델컴퓨터코리아가 쫓고 있다.
유닉스 서버 부문에서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시장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hp와 한국IBM이 뒤를 따르고 있다.
유닉스와 NT 라이벌전 “재미는 있지만…”
얼마 전 소주업계의 라이벌인 두산과 진로가 재미있는 광고전을 펼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두산은 진로소주를 연상시키는 빈 술병에 숟가락을 꽂아놓고 그것을 ‘흘러간 노래’로 표현해 진로의 신경을 건드렸다.
진로는 먹으면 골이 아프다는 의미로 “왜 그런 소주를 마셨는지 모르겠다”며 ‘그런’의 글자체와 색깔을 그린소주의 ‘그린’에 맞췄다.
이와 똑같은 광고전이 지금 NT 서버 진영과 유닉스 서버 진영간에 펼쳐지고 있다.
윈텔의 대표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컴팩이 합세해 썬에 대항하는 모습이다.
그 싸움터가 우리나라여서 더 재밌다.
지난 9월 인텔코리아와 한국MS, 컴팩코리아 3사는 협력관계를 맺었는데, 여기에 ‘썬번(Sun Burn) 작전’이라는 자극적인 이름을 붙였다.
인텔은 CPU, MS는 윈도우와 소프트웨어 제품군, 컴팩은 중대형 컴퓨터를 무기로 유닉스를 든 썬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썬번 작전의 목적은 닷컴기업에게 서버를 팔며 업계 정상에 오른 썬을 끌어내리는 것이었다.
캐치프레이즈도 “유닉스는 갔다”였다.
‘안티-썬 트로이카’는 광고를 통해 썬을 공격했다.
첫번째 광고는 “그들의 시대는 갔습니다”는 카피와 태양이 지는 배경에 뼈다귀로 ‘Unix’를 써넣었다.
두번째 광고는 태양 문신을 새긴 권투선수가 KO된 모습 위에 ‘유닉스 다운’이라고 썼다.
그리고 세번째는 유니폼에 태양을 넣은 역도선수가 안간힘을 쓰며 역기를 드는 모습에 ‘넌 안돼!’라는 문구를 넣었다.
한국썬은 처음엔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기존 고객을 보호하고 직원의 사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격에 나섰다.
주제는 ‘썬은 건재하다’는 내용이었다.
썬은 강한 빛을 내는 태양을 중심으로 안티 3사를 뜻하는 듯한 3개의 위성이 주변을 도는 그림에 “세상은 Sun을 중심으로 돌고 있습니다”라는 카피를 삽입했다.
세계의 기업이 가장 많이 선택한 넘버원 시스템이란 설명도 달았다.
그러자 3사는 또다시 대응 광고를 냈다.
“Sun이 사라진다고 .com의 점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라는 문구에 .com의 더 많은 점들이 윈도우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을 붙였다.
썬의 ‘넘버원’ 주장에 맞서 MS의 윈도우가 썬의 플랫폼보다 더 많이 보급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빌 게이츠와 스콧 맥닐리의 신경전을 빼다 박은 듯한 광고전은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깎아내리기 방식은 누구에게든 유리하지 않다”며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을 것”이라고 촌평한다.
이들의 감정 섞인 대결이 자칫 사용자의 판단능력을 흐리게 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서버업체 IDC 시장 전략
>한국유니시스 32웨이 NT 서버인 ‘e액션 ES7000’이 주력 모델이다.
메인프레임 컴퓨팅 기술과 파워를 NT에서 구현해 확장성과 가용성,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시스템을 8개까지 분할할 수 있는 다이내믹 파티셔닝 기능을 채택해 다양한 업무를 8대의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다.
유니시스는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IDC 시장에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고객의 요구 수준이 높아져 비슷한 수준의 제품으로는 경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서버를 비롯해 e비즈니스 솔루션, 보안과 네트워크, 로드밸런싱 등 모든 서비스 체계를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있다.
(02)768-1114 www.unisys.co.kr >한국후지쯔 IDC 시장에 맞게 설계된 ‘프라이머지 MS610’이 주력 제품이다.
펜티엄Ⅲ 제온을 4개까지 탑재하고, 160Mbps의 고속 전송을 가능케 하는 울트라160 버스 기술과 1만rpm 울트라160의 고속 하드디스크를 채택해 빠른 e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
곧 솔라리스 기반의 슬림형 서버로 IDC 전용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는 ‘인터넷의 무엇이든지’라는 모토 아래 인터넷 기반 ‘시스템 & 서비스’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IDC 사업은 컨설팅에서 시스템 설계·구축, 운용·관리에 이르는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토털솔루션 전문업체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GI코리아 리눅스와 윈도우 NT를 모두 지원하는 ‘SGI1200 M/L’과 ‘SGI1450’가 주무기다.
랙에 넣어 쌓아올리면 되는 형태여서 제한된 비용으로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확장해야 하는 ISP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웹 지원과 메시징을 위한 통합 서비스와 관리와 모니터링, 보안 툴도 제공한다.
SGI의 IDC 전략은 리눅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 자사 OS인 아이릭스의 확장 기술을 리눅스에 제공해 리눅스를 엔터프라이즈 OS로 발전시키고, 대용량 파일처리에 있어 성능과 크기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즉각적인 응답이 요구되는 분야에도 리눅스가 쓰일 수 있도록 리얼타임 처리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 IBM 초슬림형 서버를 가장 먼저 발표한 선도적 업체가 LG IBM이다.
‘e서버 x시리즈’ 두 모델(e서버 x330 e서버 x340)은 얇으면서도 고가용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IDC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더 많은 서버를 유치·운영할 수 있어 보이지 않는 이윤을 제공한다.
CPU는 모두 펜티엄Ⅲ 1GHz. LG IBM은 저가의 단순 서버 호스팅보다 고급 기종을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있는 호스팅 사업을 하는 전문업체와 제휴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제품가격이 비교적 비싼 편이어서 저가 대량 판매보다는 기업의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에 적합하다는 것을 내세운다.
>한국hp 주력 제품은 ‘넷서버LH6000’과 ‘넷서버 LT6000r’. 6웨이 제품이면서 가격은 4웨이 수준으로, 서버의 성능과 확장성을 고려하면서도 가격에 민감한 IDC나 닷컴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펜티엄Ⅲ 제온을 탑재하고, 메모리는 133㎒ SD램을 8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한국hp의 전략은 토털솔루션 공급이다.
IDC부서와 컨설팅부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IDC 설계부터 구축, ASP 서비스까지 일관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NT 제품 전담부서를 만들어 윈도우 OS에 특화된 컨설팅과 지원을 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IDC에 어필할 만한 임대구매 부서도 따로 두고 있다.
>컴팩코리아 컴팩의 IDC용 제품은 알파칩 기반의 ‘알파서버 DS10L’과 ‘프로라이언트 DL360’이다.
DL360은 1U(높이 1.75인치) 타입으로, 지원 OS는 윈도우NT 4.0, 윈도우2000, 네트웨어 5.x, SCO 유닉스웨어 7.1.1, 리눅스 등으로 어떤 환경도 지원한다.
1U 제품은 공간을 적게 차지해 IDC와 호스팅 사업자에게 유리하다.
컴팩은 4월에 IDC 시장을 전담할 태스크포스를 발족했을 정도로 이 사업에 적극적이다.
IDC 시장 공략은 활발한 제휴를 통해 실현하고 있다.
이미 드림라인·두루넷, 한국통신, 한통하이텔, 데이콤과 협력관계를 맺었고, 이를 통해 고객 유치와 기술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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