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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전자상거래 시대 이렇게 준비하라.
[e비즈니스] 전자상거래 시대 이렇게 준비하라.
  • 신동호(한겨레신문)
  • 승인 2000.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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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우리는 상업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5년 전 탄생한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1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최대의 서점 `반즈앤노블'을 밟고 고질라처럼 일어서는 것을 보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변화의 속도와 깊이를 실감할 수 있다.

아마존의 직원은 1600명, 수천개의 서점을 거느린 반즈앤노블의 직원이 2만7천명인 걸 감안하면 그야마로 새발의 피다.
하지만 생산성을 놓고 보면 둘 사이의 관계는 역전된다.
아마존 직원 1명이 연간 37만5천달러 어치를 팔 때, 반즈앤노블 직원은 9만4천달러 어치를 판다.
생산성에서 무려 4배나 차이가 난다.
아마존의 책값이 일반 서점보다 6~16% 싼데도 그렇다.
전자상거래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마존은 직원도 적고 점포도 없기 때문에 판매비용이 반즈앤노블의 절반에 불과하다.
높은 생산성과 낮은 비용을 바탕으로 전체 매출의 24%를 마케팅에 쏟아붓는다.
그러면서 하루가 다르게 사업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반면 고비용 저생산성에 시달리는 반즈앤노블은 매출의 4%만을 마케팅에 쓰고 있다.
지금 아마존의 목표는 반즈앤노블이 아니다.
그렇고 책도 아니다.
공세적 광고와 책 판매를 통해 얻은 높은 클릭숫자를 발판삼아 CD, 영화, 약품, 장난감, 전자제품, 경매 등으로 가지를 뻗쳐가고 있다.
아마존은 이제 책방이 아니라 모든 물건이 있는 `끝없는 선반'이 되어 가고 있다.
“아마존처럼 해라.” “광고, 광고, 또 광고”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다.
” 우리는 이익을 빨리 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 “B2B 시장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 요즘 미국의 기업인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떠돈다.
최근엔 `아마조나이즈드'(Amazonized)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반즈앤노블처럼 닷컴(dot.com)에 낫컴(not.com)이 당하는 것을 은유하는 말이다.
닷컴에 `아마조나이즈드' 되지 않으려고 미국의 기업인들은 뻔질나게 컨설팅 회사의 문을 두드린다.
이비즈니스 컨설팅이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산업으로 꼽힐 정도다.
격변기에 미래를 예측하고, 여기에 적응하는 처방전을 받는 데, 경험많고 명석한 컨설턴트만한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레스터 리서치'가 다국적 기업들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 이들 기업의 76%가 이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존 경영컨설턴트들을 쓰지 않고, 이비즈니스에 전문성 있는 컨설턴트를 쓰고 있다고 응답했다.
83년에 설립된 포레스터는 미래의 기술변화와 이것이 비즈니스, 소비자, 사회에 끼치게 될 영향을 연구하는 민간연구기관으로, 이비즈니스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기관이다.
매킨지, 포레스터 리서치, 가트너그룹,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미국 최고의 컨설팅회사들은 한결같이 지난 98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자상거래는 지금 초기단계에 불과하며, 앞으로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케팅 근본 원칙부터 재정립 해야 정보기술 분야 전문 컨설팅, 연구기관인 가트너그룹의 `데이터퀘스트'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전세계 B2C 전자상거래 시장이 98년 112억달러, 99년 312억 달러에서 2003년에는 3800억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중 미국이 차지하는 액수는 99년 205억달러로 전세계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했지만, 2003년에는 40%가 조금 못되는 1470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전세계 B2B 시장규모도 99년 1450억달러, 2000년 4030억달러, 2001년 9530억달러, 2002년 2조1800억달러, 2003년 3조9500억달러로 증가하고, 2004년에는 세계 상거래의 7%인 7조2900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8년 10개에 불과하던 B2B가 이미 300~500개로 늘었고, 앞으로는 수천개에 이를 전망이다.
매킨지는 2003년에는 소비자 구매결정의 20~25%가 온라인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들 컨설팅 회사들은 인터넷이 소비자의 구매결정 과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자상거래와 이비즈니스의 성공은 단지 웹 사이트의 디자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시장의 주도권이 판매자로부터 구매자에게로 넘어감에 따라 마케팅의 근본원칙들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트너그룹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닷컴의 판매마진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에, 향후 5년 안에 닷컴이 기존 기업의 수익을 앞지를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기업들이 닷컴을 인수하는 작업이 앞으로 2년 동안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지난 봄 월스트리트에서의 주가폭락 이후 무한정 공급될 것 같았던 돈의 유입이 어려워지면서 닷컴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렇게 되면 전통기업이 닷컴을 인수하면서 서로 다른 업종간에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경영'을 하게 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다.
매킨지는 기존 기업들이 전자상거래에 뛰어드는 경우 단기적인 경영 손실과 장기적인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지탱가능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매킨지가 제시하는 지금까지 검증된 지탱가능한 모델은 네가지이다.
첫째, 멀티플랫폼 비즈니스이다.
소매업체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척하려면, 단지 웹사이트만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소비자들이 모여들게 된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
기업은 이 커뮤니티 정보를 마케팅 능력 향상에 이용하고, 이메일과 다양한 경로를 통한 판촉 활동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대표적 모델이 레고그룹이다.
1932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1996년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장난감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레고그룹은 이제 웹을 통해 장난감뿐 아니라 어린이 소프트웨어, 음악, 책 그리고 심지어 판다.
두번째는 `범주 파괴'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한 회사가 아주 다양한 물건을 갖고 좁은 범주의 시장을 지배할 때 적용될 수 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마존은 책으로 시작했지만, CD, 전자제품, 장난감, 주방기구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번째는 온라인 경매이다.
이 경우 시장의 가격을 낮출 수 있고, 투명한 가격결정 과정을 소비자에게 제시할 수 있다.
eBay가 대표적인 사례이고, 최근에는 아마존, 야후, 아메리카온라인 등 거의 대부분의 포털사이트가 경매 코너를 만들었 다.
네번째는 수직적 포털이다.
이 웹사이트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여러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소비자에게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신뢰할만한 자문과 평가도 해준다.
전통적인 기업들이 기존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로 사업을 하다가 이를 더 확장시켜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다.
온라인 주식거래로 전환한 증권회사 찰스슈압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진정한 이비지니스 모델은 2004년에야 탄생 그렇다면 검증된 모델들 말고 현재 실험이 계속되고 있는 전자상거래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해 11월 가트너그룹의 분석가들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심포지움 ITxpo에서 2001년까지 현재 기업들이 하고 있는 이비즈니스 프로젝트들 가운데 75%가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봄 닷컴 주식의 폭락을 몇달 전부터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트너그룹은 기존기업들과 닷컴들이 모두 이비즈니스의 효과를 과장했다고 지적한다.
가트너그룹 이비즈니스 전환조직의 부회장인 알렉산더 드로빅은 “실패는 e로 전환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전략 수립, 실행 등에서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몇년은 인터넷쪽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에게 시련의 시기가 될 게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는 2004년이 되면 진정한 의미의 이비즈니스가 등장해 점진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2006년이 되면 기존 기업들이 모두 인터넷 사업으로 전환하고, 2008년이 되면 이비즈니스 자체가 사라진다고 내다본다.
이비즈니스가 조직의 비즈니스 과정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드로빅은 “증권가, 언론 등에서 나오는 이비즈니스에 대한 과장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정확히 파악해 회사의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케임브리지 테크놀로지 파트너스는 기존의 업체들이 전자상거래에 뛰어드는 경우 기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이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P&G사의 팸퍼스 기저귀다.
이 회사는 팸퍼스를 단지 기저귀가 아니라 `육아 솔루션'으로 인식시킨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그리고 첫째로 한 일이 pampers.com을 세워 육아 문제에 대해 개인화(personalized)된 메일을 보내주고 채팅룸을 만들고, 전문가와 상담을 할 수 있게 했다.
현재 250만명이 이 기관에 가입했다.
그 동안 이 회사가 판촉용 기저귀를 무료로 나눠 줄 때에는 전체의 12%만이 사용됐지만, 인터넷을 통해 판촉품을 요청하는 고객에게 나눠주게 되면서 기저귀의 사용비율은 4배나 향상됐다.
P&G는 매년 소비자를 상대로 5천건의 테스트를 하는데, 이 경우 하나에 11.7주가 걸린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테스트를 하면서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새로운 상품을 훨씬 빨리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전자상거래는 위계질서가 지배했던 공업사회의 기업조직도 바꾸게 될 전망이다.
우리는 아주 오랫 동안 수직적 조직구조 즉 위계적 비즈니스 모델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케임브리지 테크놀놀지 파트너스는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조직은 도태되고, 네트워크 조직으로 빨리 전환한 기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전문 조직이 수요에 따라 재빨리 헤처 모여를 반복하는 것이 네트워크 조직이다.
이런 네트워크 조직은 건설, 영화 및 음악, 바이오테크놀로지, 패션과 직물, 의료, 반도체처럼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쉽게 이런 네트워크 조직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 회사가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다.
케임브리지 테크놀로지 파트너는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새 경제에서의 경쟁은 서로 다른 제품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본다.
또 경쟁자와도 협력을 해야 한다.
이를 `경쟁적 협력'이라고 한다.
포드, GM,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함께 구축하기로 한 B2B 전자상거래망의 사례가 그것이다.
접근, 제휴, 풍부함을 갖춰라 이들이 왜 협력을 할까. 인터넷 시대에는 30일이 매우 긴 기간이다.
따라서 빠른 시간 안에 전자상거래망을 구축하고, 더 좋은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혼자서 시작하는 것보다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협력이라는 것이다.
포드자동차는 델컴퓨터의 창립자이자 사장인 마이클 델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처럼 다른 업체들의 중역을 고문이나, 이사로 영입하는 경우도 미국에서는 매우 흔하다.
“전자상거래의 1세대는 `먼저 땅차지하기'였다.
전략과 전술보다 남보다 앞서 뛰어드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시기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
내비게이션 연구를 통해 고객이 어떻게 구매 결정을 내리는지 분석하고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앞으로는 승리하게 될 것이다.
” 보스턴컨설팅 그룹의 보스턴 사무소 수석 부회장인 필립 에반스의 말이다.
인터넷은 구매자로 하여금 많은 양의 정보를 직접, 빠르고, 무료로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 전자상거래에서 성공하려면 접근(REACH), 제휴(AFFILIATION), 풍부함(RICHNESS)을 갖추어야 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접근은 얼마나 많은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느냐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서점은 25만종의 책을 갖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450만종을 갖추고, 수천만대의 컴퓨터에서 접속할 수 있다.
이제는 시디, 약, 장남감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세일즈맨들은 특정 회사의 물건을 팔았지만, 전자상거래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회사의 제품을 갖춰놓고 중립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려면 가능하면 많은 공급업자들과 제휴를 해야 한다.
풍부함은 상품이나 고객에 대한 정보가 깊고 자세하다는 것이다.
증권회사인 찰스슈압은 고객의 주식거래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E*TRADE 같은 온라인 주식거래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중개료를 절반으로 내렸다.
또 경쟁사의 서비스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런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 지금은 온라인 계좌가 전체 계좌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고, 회사의 주식가치면에서 메릴린치를 앞섰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지 콜로니 회장은 “많은 CEO를 만나 인터뷰하면서 닷컴 경영진들의 안목이 의외로 부족하다고 느겼다”고 털어놓는다.
즉 판매력을 어디에 집중시킬 것인지, 실행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고객과 비즈니스 계약을 어떻게 맺을 것인지, 종업원의 사기를 어떻게 고양시키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낼 지에 대해 대부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강한 닷컴은 계속 강해지지만, 많은 닷컴들이 앞으로 닷컴으로 새로 무장안 기존 기업에 의해 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콜로니 회장은 온라인 시대의 고객을 `과일 파리'에 비유한다.
이들은 시간이 없고, 충성도가 낮으며, 빨리 진화하고, 강한 힘을 갖고 있다.
그들은 달콤한 과일 맛을 보고 난 뒤에는 최고의 가격과 편리함, 그리고 빠른 만족을 얻기 위해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따라서 움직이는 목표물을 맞추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콜로니 회장의 지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웹 사이트를 방문했던 사람 가운데 단지 1.3%만이 반복해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이 됐다.
따라서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오히려 적자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건을 샀던 사람을 단골 고객으로 유지하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한번 거래를 하면 다른 물건을 살 때 할인 혜택을 주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광고를 해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메리 모달 부사장은 지난해에 펴낸 <나우 오어 네버>(Now or Never)란 책에서 “그 동안 고객의 구매력을 파악하는 데 수입과 교육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왔지만, 고객의 온라인 행동은 수입이나 교육 수준과 거의 관계가 없고, 기술에 대한 고객의 태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기술에 대한 고객의 태도를 분석하기 위해 `테크노그래픽스'란 방법을 개발했다.
전자상거래 마진 축소의 대안, 가격차별화 포레스터 리서치도 줄어드는 전자상거래 마진에 대한 대안으로 개인화된(personalized) 가격 책정 전략을 제시한다.
이는 고객의 구매 행위와 가격 민감도에 따라 값을 달리 책정하는 것이다.
즉 가격 집착형인지, 편리 추구형인지 등을 평가해, 이들에게 적당한 오퍼를 이메일로 보낸다는 것이다.
포레스터 리서치가 인터뷰를 했던 30개 온라인 소매상 가운데 57%가 이런 다중가격 전략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전자상거래가 소비자에게는 `한번의 클릭'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지만, 기업에게도 1대1 마케팅의 기회를 주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를 왕으로 만들 정보매개업이 뜬다”
맥킨지의 실리콘밸리 사무소장인 존 헤이겔과 마크 싱어는 지난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판부를 통해 펴낸 <넷 워쓰>(Net Worth)에서 정크메일 등으로부터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정보의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한 정보매개업(Infomediaries)의 등장을 예언했다.
보통 미국의 구매자들은 정크메일 등 연간 100만개의 마케팅 메시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정보매개업은 이처럼 원치 않는 판촉 공세를 여과해주고, 고객의 시간과 돈을 절약하면서 구매와 자문 서비스를 해준다.
대신 고객의 신상과 기호, 관심에 대해 자세한 파일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정보매개업은 뮤추얼펀드에 대한 투자를 도와주는 재정 자문가, 고급 옷 구매를 도와주는 쇼핑 대행인, 공동으로 할인 구매를 알선하는 구매 클럽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헤이겔은 “특히 정보매개업은 시장에서 힘이 공급자에게서 수요자에게 재분배되는 `리버스 마켓'이 등장하게 되는 촉매가 돼 시장을 재편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매개업은 소비자 뿐 아니라 판매자에게도 이익이 된다.
왜냐하면 정보매개업자는 정확한 자료를 판매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구매 잠재력이 높은 고객에게 마케팅을 집중시킬 수 있고,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보매개업의 등장이 예상되는 분야는 첫째 자동차, 항공권, 보험, 중고기기의 구매 등 조사비용이 많이 드는 곳이다.
둘째는 금융 서비스나 오프라인 주식 거래 서비스처럼 가격 구조가 왜곡된 분야, 셋째는 브랜드 상품, 전자 제품, 시디 등 물리적으로 조사하지 않아도 상품을 평가할 수 있는 분야가 주목된다.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온라인 교육, 온라인 금융처럼 만질 수 없는 서비스나 처방약, 남녀 데이트 알선, 세금 업무 등 개인적으로 민감하면서 기밀이 요구되는 분야도 정보매개업의 대상이다.
헤이겔은 “정보매개업을 하려면 고객의 신상 정보에 접근해야 하므로 성공의 열쇠는 고객과의 신뢰 형성이다”고 말한다.
“규모, 속도, 기술, 고객, 지적재산, 신뢰”
E-비즈니스 컨설턴트의 귀재로 등장한 케임브리지 테크놀로지 파트너스는 전자상거래가 만들게 될 새 경제의 화두로 규모, 속도, 기술, 고객, 지적 재산, 신뢰를 꼽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케임브리지 테크놀로지 파트너스는 얼마 전 포레스터 리서치가 평가한 이비즈니스 전문 컨설턴트들 가운데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규모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스케일링-업이 합병이나 해외사무소를 여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의 스케일링-업은 웹에서 서로 독립된 성격을 유지하면서 연합하는 것이다.
고객을 소유하려면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제휴를 통해 규모를 키워야 한다.
속도 정보의 속도는 시장의 작동 방식을 바꾼다.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속도가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초기 구매자, 보통 구매자, 느림보 구매자 등이 계속 시장에서 몇년 동안 물건을 샀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는 `위너-테이크-올' 모델이 지배한다.
정보가 채팅과 이메일 등으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지기 때문에 한두개의 제품이 단기간 동안 시장을 싹쓸이하고 금새 사라진 뒤, 또 다른 제품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전자네트웍의 확대와 신기술의 영향으로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신제품 개발 사이클은 평균 3년에서 2년으로 30% 가량 줄었다.
포드자동차는 캐드(CAD)시스템에 비디오 컨퍼런싱 기능을 추가해 자동차 몸체의 설계 기간을 12개월이나 단축했다.
기술 새로운 기술에 의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므로 이를 빨리 포착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앞으로 5년 안에 우리는 아침에 깨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생활의 자취를 마치 시멘트에 찍은 것처럼 전자적인 발자국으로 남기게 될 것이다.
이를 잘 분석해 마케팅과 제품의 설계에 반영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전할 것이다.
전자상거래를 마치 원시적인 물물교환처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언어가 등장한다.
기존의 HTML을 대체하면서 웹을 혁신적으로 바꿔놓게 될 XML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가 셀룰러폰을 인지해 자동적으로 오디오 형태의 주식 시세를 보내주게 될 것이다.
고객 전자상거래의 주도권은 소비자에게 있다.
온라인 경매, 소비자가 공급자에게 가격과 기능을 제시하는 리버스 마케팅이 확대될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지적 재산 혁명적인 경제환경의 변화로 이노베이션이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따라서 사람을 뽑는 데 투자하지 않고, 독창적으로 사업을 개척해낸 사람에게 보상을 하지 않으면 당신은 경쟁에서 지게 될 것이다.
또 유능한 사람을 뽑았더라도 이들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경쟁에서 지게 될 것이다.
매출액이나 고정 재산이 훨씬 적은데도 마이크로소포트의 시장가치는 4250억 달러로 제너럴모터스와 포드의 시장가치를 합친 것보다 많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이런 차이가 지적 재산에서부터 온다고 본다.
매년 가치 창조가 많았던 기업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는 스턴 스튜어트사는 톱 25개 업체들의 가치 창조액의 50%가 지적 재산과 관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치 창조의 항목에 지적 재산을 포함시킨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사이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가사도구와 유리섬유 등을 제조하는 코닝의 경우 지난 몇년 동안 사실상 매출액을 줄이고 광섬유와 디스플레이 기술 분야의 인력을 보강해 회사 주식 가치를 올렸다.
신뢰 온라인 고객은 충성도가 낮다.
좋은 브랜드를 가진 회사들은 전자상거래를 시작하면서 예전의 고객들이 자동적으로 웹의 고객으로 전환되지 않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새 경제에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선택 여지가 훨씬 많아지고, 정보 채널이 다양해지고, 채팅룸을 통해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한 웹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이 짧고, 광고가 넘쳐 흐르기 때문이다.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을 조직의 가치로 만들어야 한다.
또 경쟁사와도 경쟁 속의 협력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실패로 이끄는 다섯가지 실수”
가트너 그룹의 연구소장인 알렉스 드로빅은 CEO와 CIO들이 이비즈니스를 하면서 흔히 범하고 있는 다섯가지 실수를 최근 발표했다.
첫째는 이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 기존의 비즈니스를 완전히 새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기존의 비즈니스와 이비즈니스가 공존하도록 하는 `혼합 경영'이다.
두번째 실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비즈니스의 잠재적 이익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트너그룹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비용을 정밀 분석하고,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적당한 경험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세번째 실수는 기술에 너무 기대는 경향이다.
이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우선 명확한 비즈니스의 목표를 중심에 놓고 원하는 일에 적합한 기술을 찾아야 한다.
네번째 실수는 현재의 고객에만 초점을 맞춰 장래의 고객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비즈니스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을 의미하므로 새로운 고객의 확보를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한다.
다섯째 실수는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의 위협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드로빅은 “보통 이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의 명단만 갖고서 계획을 수립하는데 이는 눈을 가리고서 일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새로운 닷컴이 등장해 경쟁 대열에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이에 대한 대책이 포함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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