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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사둬라 그리하면 터질 것이다”
[머니] “사둬라 그리하면 터질 것이다”
  • 이정환
  • 승인 2001.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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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가 5인의 하반기 증시 전망… 경기 회복 조짐, 연말 실적장세 기대할 만

“무조건 사라.”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강력한 상승 흐름을 주장하는 쪽이다.
“국내 경기는 2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본다.
이미 지난 2월이나 3월에 바닥을 찍었을 수도 있다.
” 이 상무는 그 근거로 금리인하 가능성과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든다.
“물가가 3% 근처에서 안정되면서 금리도 더 떨어질 것이다.
1분기 실적 또한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경기는 2분기에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빠른 속도로 치고올라갈 것이다.
”<닷21>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전략가 다섯명을 만나 하반기 증시 전망을 들어봤다.
조금씩 다른 전망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들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이 상무가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잠깐 바닥을 친 것처럼 보일 뿐 아직도 경기둔화의 큰 흐름을 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미국 경기가 바닥을 쳤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미국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는데 국내 경기만 좋아지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 이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를 부정적으로 본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상위 소득계층의 과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한축인 정보통신 분야 투자도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가 없다고 본다.
기업들 실적이 더욱 나빠졌을 뿐만 아니라 현금흐름 또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보통신 분야 투자가 줄어들면서 소비도 따라 줄어들고 결국 미국이나 우리나라도 느리고 긴 경기하락 흐름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의 전망을 요약하면 이렇다.
“2분기에 짧게 상승 흐름이 나타나겠지만 길지 않을 것이고 3분기에 조정을 받다가 4분기에 다시 치고올라갈 것이다.
결국 2분기의 짧은 반등이 올해의 고점이 될 수도 있다.
경기는 내년 초에나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연구위원은 미국 시장에서 소비와 정보통신 분야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국내 주가도 바닥을 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연구위원은 조금이라도 반등을 노려 물량을 처분하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 상무는 우리나라 경기는 미국 경기에 선행하므로 굳이 미국 경기가 회복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 경기는 아직도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한국 경기는 지금 바닥을 치려는 조짐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바닥을 확인하고 들어가면 이미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기대감이 높아지는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사야 할 때다.
” 이 상무는 큰 지표보다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 호전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도 주가 상승 확신, 매수 전략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도 이 상무와 비슷한 의견이다.
정 이사는 지난 10년 동안 그랬듯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 정책이 이번에도 제대로 먹혀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미국 경기가 바닥을 친다.
실제로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대감에 힘입어 우리나라 주가도 바닥을 칠 것이다.
천천히 오래갈 수 있는 흐름이다.
800 넘게 갈 수도 있다고 본다.
” 정 이사는 무엇보다도 구조조정을 가장 큰 변수로 꼽는다.
미국 경기가 바닥을 치고 주가가 뛰어오르면서 기업들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면 구조조정이나 갖가지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정 이사는 멀리 내다보고 성장을 준비하려면 구조조정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기가 회복된다면 구조조정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정 이사는 이 상무처럼 지금이 주식을 사들일,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지수에 신경쓰지 마라. 지금 사두면 6개월 안에 대박을 터뜨릴 종목이 나올지도 모른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외국인들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어떤 나라에 가든 돈은 많이 풀려 있는데 정작 투자할 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나마 덜 못생긴 여자를 고르는 심정으로 우리나라 시장을 찾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쉬운 곳도 없다.
” 시가총액의 31%, 유동물량의 50% 이상을 쥐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최근 들어 외국계 투자조합들이 국내 증시에서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사들이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주가가 뛰어오를 거라는 강력한 확신이 서 있다는 이야기다.
크게 사지는 않겠지만 크게 팔지도 않을 것이다.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버텨주고 개인이나 기관까지 뛰어든다면 한차례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 그러나 이 전무도 2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주장은 조금 성급하다고 보고 있다.
여러 지표들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경기가 불투명한 가운데 벌써부터 국내 기업들의 수출 회복을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유동성에 힘입어 반짝 오를 뿐 실적개선이 뒷받침된 큰 상승 흐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이 전무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나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차례 유동성장세가 지나가고 다행히 실적까지 뒷받침된다면 지수 1000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대우증권 이종우 팀장도 역시 주가는 어느 정도 뛰어오르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경기회복 속도가 관건인데, 정보통신 분야 과잉생산의 부담이 해소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금리인하가 신규투자를 늘리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생산 감소를 가져와 재고를 크게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기뿐만 아니라 국내 경기도 확실히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의 3.7% 성장률도 바닥을 확인해주는 의미있는 지표다.
이 팀장은 조용히 치고오르다 하반기 초에 빠르게 조정을 받고 다시 조금씩 올라 750에서 올해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1월과는 확실히 다르다.
아직 실적이 눈에 띄게 나아진 건 아니지만 과거 경험에 미루어 기대감만으로도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650까지 치고올랐다가 바닥을 다시 확인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700까지 치고올라갈 수 있겠지만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추천종목은 블루칩보다 옐로칩 투자전략가들 의견을 모아보면 짧은 흐름이든 긴 흐름이든 주가는 일단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 전망을 놓고 의견이 조금 엇갈리지만 일단 미국 금리인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국내 경기도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경기는 3분기 늦으면 4분기까지 좋지 않겠지만 기업들 실적은 3분기부터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실적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투자전략가들은 움직임이 둔한 블루칩보다는 금융주나 옐로칩에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했다.
“이제 성장성이 굉장히 중요하게 된다.
바로 뛰지는 않겠지만 미리 사둔다는 생각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 이 팀장의 말이다.
이 팀장은 거래소에서는 대신증권이나 한국통신, 코스닥에서는 중저가 대형주인 한통프리텔이나 국민카드, 실적이 뒷받침되는 LG홈쇼핑이나 로커스, 휴맥스를 추천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기별 전략을 제안했다.
“2분기에는 그대로 들고가거나 종목을 바꾸어가며 짧게 매매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3분기에는 물량을 축소했다가 4분기에는 경기 관련주나 정보통신 관련주로 옮겨가면 된다.
” 큰 상승 흐름을 전망하고 있는 이 상무는 거래소쪽 정보통신 관련주를 추천했다.
7월 무렵에 반도체나 통신 서비스 관련주를 미리 사두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제지나 철강, 피혁, 자동차 등 경기 관련주, 삼성전기나 삼성SDI, LG마이크론 등 많이 떨어진 정보통신 관련주들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이 팀장은 시장의 움직임을 두가지로 예상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동안 시장을 끌어왔던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핵심 블루칩이 계속 치고나갈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주도종목 없이 블루칩과 금융주, 옐로칩, 중소형 개별주로 순환매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이 연구위원은 거꾸로 은행주나 정보통신 관련주를 낮게 평가한다.
은행주는 고평가돼 있고 정보통신 관련주는 아직 조정폭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중저가 경기 관련주나 내수 관련주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투자전략가들은 미국 경기가 언제 바닥을 칠 것인지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 상무는 미국 경기와 관계없이 국내 경기는 바닥을 쳤다고 보고 있고, 이 연구위원 같은 경우는 미국 경기가 아직도 큰 하락 흐름을 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이사나 이 전무는 상승 흐름에는 이 상무와 의견을 같이하지만 시기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다르다.
주가 전망도 제각각이지만 대략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에 한차례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전무의 충고처럼 1년 이상 돈을 묻어둘 수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들어가도 충분할 것이다.
분위기는 많이 나아졌다.
경기바닥을 확인하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잘 뒤져보면 짭짤한 수익을 안겨다줄 종목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큰 상승 흐름이 언제 시작되는지 잘 지켜보고 흐름에 재빨리 올라타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랜 침체를 넘어설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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