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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개인 브랜드 = 이름 + 알파
[직업] 개인 브랜드 = 이름 + 알파
  • 한정희
  • 승인 2001.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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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숨소리를 죽인다.
한 회사의 청소부와 사장님의 대화로 시작되는 연극의 제목은 <최고경영자(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이다.
하지만 이 연극은 단순한 연극이 아니다.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과 개인 브랜드 관리업체인 SMG가 함께 연 ‘CEO PI(최고경영자 이미지 통합) 전략 최고위과정’이라는 수업 내용 가운데 일부다.
연극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모두 CEO들이다.
대개 40~50대로 보이는 30여명의 CEO들은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된 양 연극에 몰입하고 있었다.


연극에 등장한 CEO는 분명 무엇인가 헛짚고 있었다.
자신이 하는 일보다는 지위에 취해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미지 관리의 첫번째 덕목은 일을 통해 남들에게 확실하게 자신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연극 속 CEO는 지위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했을 때 가장 행복했다”는 식으로 대답해야 옳다.

이제 PI를 강의하고, 또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이 생길 만큼 PI라는 것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PI는 단지 CEO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직장인들에게도 ‘세상에 나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최근 들어선 PI의 뜻을 개인 브랜드(Personal Identity) 관리로 바꿔 말하기도 한다.
상품에 브랜드가 있고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처럼, 개인도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꾸준히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브랜드란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이 든다.
사람의 브랜드는 굳이 따지자면 ‘이름+알파’라고 할 수 있다.
‘알파’라는 것은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무엇’을 의미한다.
이름을 대면 그 사람과 함께 동시에 떠오르는 ‘무엇’이 브랜드라는 것이다.
일관된 목적지향성을 갖고 만든 단일한 정체성인 셈이다.
예컨대 빌 게이츠 하면 컴퓨터를 떠올리게 된다.
컴퓨터로 치자면 빌 게이츠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얼마든지 많은 데도 말이다.
자기 브랜드를 갖기 위해선 먼저 전문 영역이 꼭 있어야 한다.
SMG 이정숙 사장은 전문 영역 없이 자신의 브랜드를 갖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브랜드라는 게 남과 나를 차별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적 역량을 갖고 있다고 해서 브랜드를 거저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영역에 대한 기술과 지식을 활동적으로 드러내야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장은 이렇게 주문한다.
“기회가 있는 대로 자신이 특정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지식과 노하우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보여줘라.” 다음으로는 자신의 여러 장점 중에서 하나의 핵심적 이미지를 구축하도록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모든 것을 잘하는 팔방미인은 의외로 브랜드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헤드헌팅 업체인 유니코써어치 이기대 사장도 일관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단 하나의 핵심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필요해요. 나머지 장점은 나중에 보여줘도 됩니다.
” 모든 것을 다 잘하는 것처럼 보이면 나중에 그를 떠올릴 땐 정작 일관된 이미지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주위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은 일단 이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실제 자신의 브랜드가 확고하게 서면, 예컨대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있을 때 감원의 첫번째 순위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이 빠지면 당장 그의 담당분야를 맡을 사람이 없다고 회사에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이미 회사에서 분명한 자기 브랜드를 구축한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요즘 시대에 개인 브랜드 관리는 전혀 사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거나 가치를 자랑하는 것에 대해 겸손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정숙 사장은 개인 브랜드 관리가 나쁜 점을 좋다고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점을 최대한 살리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결코 오만한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겸손과 자기비하를 혼돈하는 것 같아요. 단점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들 판단해요. 단점을 미리부터 광고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모든 사람이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개인 브랜드 관리를 위한 4가지 전략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한 브랜드 구축에 전략이 있듯이, 개인 브랜드 구축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개인 브랜드 관리업체인 SMG 이정숙 사장이 조언하는 브랜드 구축전략을 소개한다.
1. 전문지식을 습득하라 전략이 있어야 전술이 나오는 것처럼, 브랜드 관리를 위해선 먼저 장래의 비전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꼼꼼히 작성하는 게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마스터 플랜을 달성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쌓아야 한다.
당연히 해당 영역에선 독보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
2. 적극적으로 나의 존재를 알려라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나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
이때 ‘개인 홍보’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또한 상대방이 거부감을 일으킬 만큼 과장해서도 안 된다.
또한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내 존재를 인식시킬 필요가 있으면 더 적극적으로 신경 써야 한다.
과중한 업무를 혼자 다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동료에게 적절한 도움을 청하면서 자기 홍보시간을 최대한 확보한다.
3. 나 자신을 적절하게 연출하라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생각해 ‘트레이드 마크’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면 아예 과감하게 변신할 수도 있다.
항상 다른 사람을 의식해 행동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4.부정적 브랜드를 긍정적 브랜드로 뒤집어라 불명예스러운 일로 이름이 알려졌다면 유명해졌던 사건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 긍정적 브랜드를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사건을 일으켜 주목을 받고 자신의 존재를 알릴 필요도 있다.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일이 있다면 차라리 적절한 때 털어놓아 솔직함을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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