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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 연준에 맞서지 말라
[해외증시] 연준에 맞서지 말라
  • 김영호(대우증권 리서치센터)
  • 승인 2000.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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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위원회와 싸우려 들지 말라” 모건스탠리딘위터(Morgan Stanley Dean Witte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가 지난주 초 주식투자자들에게 한 경고성 발언이다.
연준의 통화긴축 기조가 미국 주식시장을 얼마나 압도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특별한 업종이나 종목이 없는 가운데 4월14일 폭락 이후의 약세장이 지난주에도 계속 이어졌다.
강세장일 때는 전혀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던 컴퓨터 바이러스, 무역수지 적자 등이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미국시장의 체력이 급격히 소진된 상태다.
5월16일 연준이 단기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연준의 긴축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미국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통신, 컴퓨터, 반도체 등 IT업종과 바이오테크 업종이 하락한 반면 은행(소비자금융), 음료, 제약, 사무용품, 출판, 저축대부, 폐기물처리, 식품 등 소위 구경제(Old Economy) 업종이 상승했다.
반도체의 경우 공급부족을 우려할 정도로 호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주 중반 칩 장비업체의 주문물량이 정체됐다는 소식에 반도체와 장비 업종의 주가가 하락했다.
4월 중순 이후 그나마 다른 업종에 비해 하락 폭이 작았던 반도체 업종마저 일시적인 악재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호재에는 둔하고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근 실태의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 중반 4월14일의 저점인 3321 포인트를 하향 돌파했다.
24일에는 장중 한때 3045 포인트까지 하락해 3000 포인트 붕괴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급격히 확산됐다.
다행히 그날 장 끝 무렵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는 회복세로 마감했다.
현재로서는 3000 포인트가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보면 99년 2분기와 3분기 동안 저항선 역할을 했던 2900 포인트가 1차 지지선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국 주식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중반, 즉 적어도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기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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