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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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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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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량채권이 만든 불량경제 <일본 경제의 덫> 고바야시 게이이치로·가토 소다 지음/ 일본경제신문사 펴냄 요즘 일본 경제 최대 화두는 두말할 나위 없이 ‘경제회생’이다.
90년대의 ‘잃어버린 10년’은 일본인들에게 아픔, 고통, 좌절, 불안, 상실 따위의 부정적 이미지로 기억된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이처럼 일본인들의 정신세계마저 갉아먹는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일본 경제의 덫>은 병실에 누운 환자와 같은 일본 경제에 적용할 나름의 처방전을 제시한다.
지은이인 두명의 젊은 통산성 관료는 장기불황의 원인과 불량채권 처리과정을 철저히 분석해본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와 민간의 경제논쟁에 깔려 있는 각종 오해를 바로잡으려고 한다.
지은이들은 ‘일본 재부상(再孚上)’을 위한 정책들을 제안하며, 이를 위해 차라리 부실기업의 도산처리를 가속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들은 ‘잃어버린 10년’의 근본적 이유는 “일본의 정부, 은행, 기업, 연구기관 등이 경제환경의 격변에 구조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들 각 기관의 구성원들이 각기 몸담아온 조직에만 둘러싸여 경제 전반에 대한 근본계획을 세우는 데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결국 격변하는 경제환경에 대한 정책당국자와 경제학자의 분석 차이, 정부와 기업의 견해차이 등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소되지 못하면서 장기불황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90년대 초 거품경제가 붕괴한 직후에 유권자들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전에 없이 큰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정책당국자들은 경제 현황에 대한 학자들의 정밀분석 결과나 정부 경제정책의 이론적 근거 등을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데 소홀히 했다.
어려운 경제 용어와 이론은 전문가들과 국민들 사이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했다.
대신 미사여구로 가득찬 화려한 논평이나 정책이 남발되면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이 때문에 공적자금 투입 등 경제회생을 위해 정부가 채택한 갖가지 조처들은 ‘신뢰’ 부족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또 그러는 동안 일본은 기존 제도와 조직의 경직성 때문에 빠르게 변하는 경제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은이들은 덧붙인다.
지은이들은 일본 경제가 장기불황을 겪게 된 구체적 원인으로 은행의 불량채권 문제를 지적한다.
장기불황은 은행의 불량채권 문제를 더욱 복잡하고 심각하게 만들었다.
불황에 따른 주가하락은 은행의 불량채권 상환능력을 약화시켰고, 불황기에 동반된 토지가격 하락은 불량채권 규모를 더 크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장기불황을 극복하는 해결책으로 ‘무대응’, ‘경기부양을 위해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물가상승을 일으키는 조정 인플레이션’, ‘은행 휴무일에 강제적으로 단행하는 불량채권 처리’, ‘시장 메커니즘에 따른 대차대조표 조정’ 등 네가지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들의 주장에 반론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기업의 투자활동은 거품경제가 무너진 뒤에도 그렇게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는 반론이 있다.
땅값 하락으로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설비투자 지출 비중은 줄곧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불황 원인을 은행의 불량채권에서만 찾는 태도는 다른 원인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럼에도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려는 일본인의 몸부림과, 불황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젊은 경제관리들의 노력은 한국에서도 되새겨볼 만하다.
일본/이홍천 통신원 oembargo@hotmail.com [영국] 나는 나이키가 싫어요! <노 로고>(No Logo) 나오미 클레인 지음/ 플라밍고 펴냄 지난 5월1일. 노동절 행사가 열린 런던 시내에선 1600여명의 시위대가 늦은 밤까지 경찰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시위자들은 맥도널드, 스타벅스, 나이키 등의 상표가 그려진 간판을 뜯어내거나 페인트로 상점 창문을 더럽히는 따위의 ‘파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와 비슷한 장면은 런던 외에 그동안 시애틀, 프라하, 퀘벡 등에서도 볼 수 있었다.
시위자들은 왜 어디서나 쉽게 보이는 이런 상점들에 분노를 터뜨리는가? 그들이 외치는 ‘세계화 반대’ 구호를 들으면 누구나 짐작은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세계화 조류를 어떻게 거슬러 가겠다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노 로고>(No Logo)는 이런 시위대의 구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많은 영국인들에게 나름의 답변을 하고 희망을 제시하는 내용의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대뜸 베스트셀러로 뛰어올랐다.
이 책의 공식 홈페이지인 www.nologo.org를 방문해보면, 영국 외에도 세계 각지의 영어권 독자들이 보내는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다.
지은이는 시위자들의 목소리를 “브랜드로 도배된 세상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요구라고 규정한다.
실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브랜드 시대’로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스타벅스를 마시는 오스틴 파워를 보며 즐거워하고, 어디서나 맥도널드를 찾아가 끼니를 때우며, 인텔 칩이 내장된 컴퓨터는 이미 세계인의 가정과 직장의 필수품이 됐다.
다국적기업들이 생산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인지도 모른다.
다국적기업들은 90년대에 브랜드를 문화와 예술로 승격시켰다.
나이키는 이제 운동화를 팔지 않는다.
나이키는 “그래, 도전이야!”(Just Do it!)라는 스포츠 정신을 팔고, 밀러는 맥주 대신 로큰롤을 팔며, 스타벅스는 커피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상품들을 판다.
다국적기업들은 스폰서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 이벤트를 좌우하는 독재자가 됐다.
지은이가 보기에 이들 독재자는 수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엄청난 규모의 영업망을 확보하고 그들만의 제국을 세운다.
이제 우리는 그들의 제국 안에서, 그들이 만든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는 획일화된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독재의 세계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
한편으로는 독재자들이 제공하는 갖가지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다국적기업들은 대부분 일용직을 고용하거나 제3세계에 아웃소싱을 한다.
이들이 맡긴 일을 하는 제3세계 공장 피고용자들의 노동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예컨대 207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는 필리핀의 한 공단에는 5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 20살 아래의 여성 노동자들로, 하루 12~16시간 동안 다국적기업을 위해 일하며 그 대가로 겨우 2달러의 일당을 받는다.
지은이는 차분한 어조로 다국적기업들의 최면술 도구인 브랜드의 폐해를 지적해나가다가, 돌연 격앙된 어조의 구호로 결론을 내린다.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선택의 권리, 인간답게 일할 권리를 돌려달라고, 그리고 이런 권리들을 돌려받기 위해 우리들도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고. 영국/김정원 통신원 J.Kim@cs.ucl.ac.uk [미국] 무소유, 관계 지향적 거래 <접근의 시대>(The Age of Access) 제레미 리프킨 지음/ 타처 펴냄 사회가 변화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변화의 내용을 미리 파악하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
그래서인지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와 같이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담은 책이 꽤나 오래도록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시대,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낙하산만은 황금빛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등의 책을 펴내며 과학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주목해온 제레미 리프킨이 <접근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변화에 대한 또 한권의 책을 선보였다.
지은이 리프킨은 이 책에서 생산과 상품, 그것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구성돼 있던 산업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상품의 ‘소유’가 아니라, 상품을 사용할 수 있는 ‘접근권’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거래방식의 이런 변화는 휴대전화 판매에서 당장 엿볼 수 있다.
초기에 비싼 값을 치르고야 살 수 있었던 휴대전화 단말기는 이제 거저 얻을 수 있다.
소비자들은 자고 일어나면 구식이 되어버리는 모델을 굳이 비싼 값에 사려고 하지 않는다.
때문에 통신서비스 사업자와 장비업체들은 장기간의 서비스를 계약조건으로 내걸고 단말기를 거저 준다.
지은이는 앞으로 이런 거래방식이 더욱 늘어나 21세기는 상품을 사고파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아니라 공급자와 사용자 사이의 ‘접근’이라는 개념이 지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접근의 관계에서는 일회적 거래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
지은이가 최근 정보기술업계를 휩쓸고 있는 고객관리(CRM)를 ‘R-기술’이란 말로 바꾼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미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대량으로 단순판매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광고나 가격의 경쟁을 통한 일시적 구매 증대보다는 충성도 높은 고객 한명이 잠재적으로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본다.
CRM은 생일을 기억해주는 평범한 것에서 마시는 커피 종류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정보 노출로 맺어지는 관계의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접근의 시대>는 결국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변화 속에서 전통적 노동은 사라진다.
상품 생산은 더는 이익 실현의 중심이 아니다.
지은이는 다양한 경영서적과 사례들을 참고하면서 아웃소싱과, 프로젝트 단위로 결합하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방식을 새로운 기업경영 방식으로 제시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라는 것은 방향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그것을 더는 바꿀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은 아니다.
개개인이 어떤 종류의 체험과 관계의 장을 추구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접근의 시대’의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체험을 다 할 능력이 있는 소비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문화를 널리 소통시켜 새로운 관계의 장을 형성해갈 것인지는 각자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미국/ 이김정 통신원 naljadual@hotmail.com [브라질] 딸아, 신경제를 알려주마 <미래의 기업인>(Empresarios do Futuro) 안토니뇨 마르모 트레비잔 지음/ 인피니토 펴냄 브라질 내륙의 한 작은 도시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브라질의 경제기적 시대인 60년대에 젊은 청년 경영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트레비잔.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 ‘트레비잔회계감사컨설팅’ 사장이며, 트레비잔경영대학 설립자이고, 경제기획부의 국영회사관리국 국장까지 지낸 경제전문가다.
하지만 그도 직업선택의 기로에 선 딸을 보면 영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다.
올해 초 브라질에서 출간돼 경제·경영서적 베스트셀러로 금세 자리잡은 <미래의 기업인>에는 트레비잔이 딸에게 쏟아붓는 자상한 마음 씀씀이가 가득 담겨 있다.
그는 서문에서 자신이 사회에 진출하던 시절과는 엄청나게 달라지고 복잡해진 지금, 두려움과 불안감을 안고 세상에 나서는 어린 딸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어렵고 딱딱한 내용으로 독자들을 기죽이는 다른 경제서적들과 달리, 이 책은 브라질 노동시장의 변화와 신경제의 특징 등을 유려하고 쉬운 문체로 설명하고 있다.
책의 1부인 ‘브라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부분에서는 자본시장의 세계화와 브라질 경제가 설명된다.
지은이는 여기서 90년대의 시장개방과 공기업 민영화 과정을 설명하면서 세금 관련법과 정부의 예산구조, 사회복지 체제의 문제와 개혁과제 등을 검토한다.
지은이는 특히 브라질의 경제성장에서 중소기업이 담당해야 할 역할과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부와 3부에서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정보와 지식의 민주주의 시대”인 현대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지은이는 지식의 습득에 머물지 않고 이를 분석하고 조직해 실용성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 e비지니스의 출현 등 급변하는 시장경제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조건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민정신에 입각한 권리와 의무의 분별, 조직과 연대의 힘에 대한 신뢰, 성실과 정직성 같은 기본적인 도덕들은 세상이 아무리 변화해도 자신의 길을 구축하려는 젊은이라면 항상 명심해야 하는 가치들이라고 충고한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다시 <브라질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의 주제로 돌아온다.
발은 제3세계에 두고 눈은 제1세계로 향하고 있는 브라질의 미래를 논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화폐가치의 안정을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성장보다 안정을 추진하고 있어 브라질 국내 기업들에겐 몹시 어려운 시기임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 시기를 살아남는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브라질 경제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고 지은이는 내다본다.
지은이는 현실적인 시각에서 브라질이 지금 처해있는 어려움을 냉정하게 분석하면서도, 브라질 사회가 아직은 가능성이 더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가능성의 실현은 미래를 이끌어갈 자기 딸을 비롯한 브라질 젊은이들의 꿈과 용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결론이다.
브라질/오진영 통신원 ohnong@ig.com.br [캐나다] 캐나다의, 캐나다를 위한 e비즈 (B2B Canada) 매슈 프리드먼·말린 블랜샤이 지음/ CDG북스캐나다 펴냄 오는 2004년까지 캐나다의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2180억캐나다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B2B 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제대로 싸움을 준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는 ‘B2B’라는 대명제가 회사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고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캐나다 경제구조에 맞게 지적하고 있다.
몬트리올을 근거로 활동하고 있는 IT 전문 저널리스트인 두 지은이가 내놓은 이 책은 B2B 시장의 안내서로 부족함이 없다.
사실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거대한 전체의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CD나 책을 인터넷에서 얼마나 싸게 구입하느냐 하는 것은 이미 케케묵은 문제가 돼버렸다.
B2B는 이제 로컬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경영진의 43%가 전자상거래의 중요성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그 뒤로 어떻게 전자상거래를 적용하고 추진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은이들은 B2B나 전자상거래가 절대로 기술 자체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체는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 고안된,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세계로 뻗어나간다.
따라서 지은이들은 기술을 비즈니스에 담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캐나다의 비즈니스를 전세계 e비즈니스 흐름과 연관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은이들은 현재 캐나다에서 활동중인 전자상거래 이론가, 전략가, 교수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그들로부터 얻은 생생한 경험담을 토대로 핵심 비즈니스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캐나다에는 전자상거래에 관한 수많은 미국 서적들이 널려 있음에도 이 책이 새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장점 때문인 것 같다.
캐나다/ 배훈호 통신원 highball@hanmail.net [독일] 돈은 좋은 것, 아름다운 것 <돈 걱정으로부터의 자유>(Der Weg zur finanziellen Freiheit) 보도 셰르퍼 지음/ 캠퍼스출판사 펴냄 TV나 인터넷 등 다른 매체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독일 출판업계가 구세주를 만났다.
경제·경영 서적이 때아닌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 등으로 큰돈을 벌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재테크 서적 탐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돈걱정으로부터의 자유>는 지은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을 돌며 강연했던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7년 안에 100만마르크(약 6억원)를 버는 비법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한다.
올해 38살인 지은이 셰르퍼는 일찍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마친 뒤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다 무역회사를 차리지만 부도를 내고 만다.
하지만 그 뒤 그는 자신만의 재테크 전략을 개발해 빚을 모두 갚고 서른살에 롤스로이스를 굴리며 이자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백만장자가 된다.
지은이는 일반론을 다룬 1부에서 먼저 돈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을 버리라고 요구한다.
돈은 지저분하고, 사람 성격을 망치며, 신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따위의 생각은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을 주저앉히는 족쇄다.
지은이는 이어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목표를 세운 뒤 그것을 밀어붙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자신의 목표를 점검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앨범으로 만들어 벽에 걸어놓으라는 것이다.
또 스스로 백만장자인 것처럼 생각하고, 결단력을 키우기 위해 레스토랑에서는 주문할 음식을 30초 안에 결정하는 연습을 하라고 말한다.
2부에서는 독자들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부채를 줄이는 방법, 봉급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자영업자들이 매상을 올리는 방법 등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설명한다.
지은이는 특히 주식 및 펀드 투자를 권장하고, 월급 가운데 10%는 따로 떼어내 위험한 주식과 안전한 주식에 반반씩 투자하라고 말한다.
어차피 월급쟁이들에겐 월급을 모두 소비하나 90%만 소비하나 살아나가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돈 좋아하고 말 잘하는 사람이 쓴 이 책이 그동안 팔려나간 부수를 보면 독일 경기는 앞으로 곧 좋아질 것처럼 보인다.
독일/손영욱 통신원 abakos@hanimail.com [오스트레일리아] 내 아이는 예비 경제인 <부자 아이, 똑똑한 아이>(Rich Kid, Smart Kid) 로버트 키오사키·샤론 랙쳐 지음/ 워너북스 펴냄 어느 부모인들 아이들이 사회·경제적으로 별 어려움 없이 커나가길 바라지 않을까. 자신의 아이들만은 남부럽지 않은 부를 누리며 똑똑한 사람으로 살길 원한다.
<부자 아이, 똑똑한 아이>는 그런 부모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책이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유연한 경제인’으로 키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많은 부모들이 글을 못 읽는 문맹은 안타까워하지만 경제를 모르는 ‘경제맹’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공교육에서 다루지 못하는 실물경제에 관한 교육은 부모들이 맡아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일화와 도표들로 이뤄진 이 책은 세가지를 특히 강조한다.
첫째,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평생 배움의 자세로 살아가도록 가르치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일터의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늘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둘째, 지은이는 월급만 모으는 것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고,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부수적 투자들 통해 이익을 챙겨야 한다고 일러준다.
어렸을 때부터 투자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며, ‘잃어보는’ 체험도 아이들이 이익과 손실에 대한 감각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셋째, 아이들에게 은행계좌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돈의 흐름을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어릴 때부터 스스로 터득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밖에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다양한 경제교육 아이템을 제시한다.
쇼핑 예산 세우기, 은행 구경 가기, 공과금이나 집세 내는 것 보여주기 등이 그것이다.
아이들이 실물경제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돈을 모을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부모들은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오스트레일리아/ 권기정 통신원 kjkwon@hotmail.com [대만] 반도체 대부의 성공시대 <장충모자전>(張忠謀自傳) 장충모 지음/ 천하문화출판공사 펴냄 “그가 없었다면 지금 대만의 반도체 산업도 없을 것이다.
” 대만에선 장충모를 이렇게 평가한다.
청년에서부터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만인들이 그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
1931년 중국 본토에서 태어난 장충모는 세번의 전쟁을 치르며 중국 근대의 피비린내나는 역사를 눈으로 확인하며 자랐다.
그는 중국 내 6개 도시에서 살았고, 열번이나 학교를 옮겨다녔다.
홍콩에선 쏟아지는 총알을 넘어야 했고, 광저우와 충칭에선 폭격기의 폭격을 받고도 살아남았다.
그러던 그는 18살이 되던 49년 홍콩에서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에 가 하버드대학에 입학했고, 이공계열 학문을 연마하기 위해 MIT공과대학으로 옮긴다.
그는 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텍사스인더스트리에서 반도체 개발 연구를 진행한다.
72년에 텍사스인더스트리의 부회장 겸 반도체부문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그에겐 이미 “경쟁자를 떨게 하는 경영자”란 별명이 붙었다.
85년 장징궈(장경국) 총통 시절 대만 정부는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전자와 반도체를 선정하고, 그에게 대만으로 돌아와 이들 산업을 육성하는 일을 해주기를 요청한다.
그는 대만으로 돌아와 공업기술연구원 원장을 맡아 지금의 TSMC(대만반도체)를 설립하고, 이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대만 반도체산업 육성을 지휘하게 된다.
그를 통해 대만은 반도체산업을 섬유업과 컴퓨터산업의 뒤를 이를 차세대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지난 15년간 대만반도체를 이끌어온 그는 한해에 200억대만달러(약 8천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올해 70살인 그는 지금도 자신의 모든 지식과 정열을 대만의 산업발전에 퍼붓고 있다.
그는 민간단체인 대만지식경제위원회를 구성했고, 대만의 이공계열 명문인 칭화대학과 찌아통대학에 장학금과 각종 실험설비를 제공하며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도 앞서고 있다.
대만/김정환 통신원 dot21_taiwan@kimo.com.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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