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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동네 상점, 물류기지로 급부상
[포커스] 동네 상점, 물류기지로 급부상
  • 장윤옥(디지털타임스)
  • 승인 2001.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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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들 주유소·편의점·부동산 중개소·지하철역 활용에 적극 나서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물건은 동네 가게에서 찾아가세요.’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상점들이 인터넷 쇼핑몰의 물류거점으로 거듭날 태세다.
생활권 물류 서비스 전문업체가 등장하는가 하면 인터넷 쇼핑몰들도 맞벌이 부부나 독신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생활권 물류화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전철이나 지하철 역사가 물류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생활권 물류기지화의 움직임은 이에 그치지 않고 주유소, 편의점, 우체국은 물론 제과점, 서점, 비디오대여점, 부동산중개소에 이르기까지 생활권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주유소 거점의 물류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우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는 업체로 넥스테이션이 있다.
지난해 12월 LG정유와 현대정유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넥스테이션은 한국통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바이앤조이 www.buynjoy.com와 업무제휴를 맺고 6월1일부터 본격 서비스에 나선다.
우선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주유소 기반의 인터넷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넥스테이션은 현대정유와 LG정유의 직영주유소 700여개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고, 6월중에 서비스 지역을 수도권을 포함한 7대 광역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앤조이에서 물건을 주문한 고객은 이제 자신이 원하는 주유소를 배달장소로 지정하고 편리한 시간에 지정한 주유소에서 물건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
구입한 물건의 반송이나 택배접수도 가능하다.
넥스테이션은 바이앤조이 외에 인터파크와 롯데닷컴 등 대형 인터넷 쇼핑몰과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세 확산에 나섰다.
편의점도 주유소에 뒤질세라 물류기지의 첨병으로 부상할 채비에 나섰다.
편의점 역시 전국적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주유소 못지않은 물류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통과 보광, 동양마트 등 편의점 3사가 손을 잡았다.
세 회사는 공동으로 출자해 e-CVSNetwww.e-cvsnet.co.kr 을 설립했다.
e-CVSNet 역시 인터넷 쇼핑몰과 제휴해 오는 8월부터 전국 1600여개 편의점 점포를 이용한 인터넷 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부터 강동구와 송파구에서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를 물류망으로 활용하는 시범서비스를 실시해온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 도 6월중에 서비스 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다.
서비스 내용도 단순한 상품배송에 머물지 않고 교환·반품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출퇴근길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철역이나 지하철역은 주유소나 편의점에 앞서 인터넷 쇼핑의 물류기지로 활용돼왔다.
이 서비스도 대상지역을 더욱 넓혀간다.
철도청은 현재 51개 수도권 국철역에 물류 포스트 역할을 하는 ‘바로타존’(Barota Zone)을 설치해, 철도회원 홈페이지인 바로타닷컴 www.barota.com 안의 쇼핑몰에 주문한 상품의 배송처로 활용하고 있다.
철도청은 연말까지 경부선과 호남선 100여 역에 바로타존을 확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철을 물류 포스트로 활용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행복한아침 www.morning365.co.kr도 현재 40개 지하철역에 설치한 물류포스트 ‘해피샵’을 앞으로 120개 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유소, 편의점, 지하철보다 더 깊숙하게 고객의 생활권을 파고들려는 시도는 운수·택배 사업체들이 앞장섰다.
대한통운이 한국부동산정보통신과 제휴해 부동산중개소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비디오대여점과 제과점까지 포섭할 태세다.
또 택배사업체인 훼미리넷www.e-family.co.kr 은 신문사 보급망을 택배 물류망으로 이용하기 위해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전국 규모 물류망 손쉽게 구축 이처럼 인터넷 쇼핑몰이나 택배업체들이 오프라인 거점 확보에 적극적인 것은 인터넷 구매가 늘어나면서 효율적이고 질 높은 배송 서비스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생활권에 있는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할 경우 물류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또 고객은 주문한 물품을 받기 위해 집에서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여기에 인터넷 쇼핑몰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반품이나 교환의 어려움도 해결된다.
기존의 시설과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많은 투자비 없이도 전국 규모의 물류망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쇼핑몰들이 생활권 물류화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롯데닷컴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을 이용한 배송이 정착될 경우 기존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배송비의 약 6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쇼핑시간을 절약하려는 맞벌이 부부가 인터넷 쇼핑몰 이용 고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이 찾아가는 서비스’가 의외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류거점 역할을 담당할 오프라인 상점들 역시 수수료 수입과 함께 고객의 방문을 유도해 매출증대 효과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이같은 서비스가 정착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적은 비용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시스템 구축과 물류거점의 교육에 적지 않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이 활용하려는 오프라인 거점 대부분의 정보화 수준이 낮아 별도의 네트워크나 정보단말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말부터 시범서비스 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려던 롯데닷컴은 서비스를 6개월이나 연기해야 했다.
실시각으로 고객의 구매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편의점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와의 연동이 필수지만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직접 제품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을지도 의문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물건을 직접 가져가는 것이 불편하고 번거롭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추세에 있긴 하지만 전체 인터넷 쇼핑 건수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다는 것도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서비스의 질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인터넷 택배 가맹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주유소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의뢰건수가 많지 않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물류거점으로 활용되는 곳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물류거점의 서비스를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적지 않은 교육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생활권 물류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인터넷 쇼핑몰의 필요와 오프라인 거점의 요구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생활권 물류거점은 기존 택배 물류망을 대체하기보다는 틈새시장 공략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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