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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다카스기 노부야 / 한국후지제록스 회장
[사람들] 다카스기 노부야 / 한국후지제록스 회장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2.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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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기 가격이 얼마나 싼지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업무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지는가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는 것이 한국 소비자와 판매업자의 현실이었습니다.
이것이 사무기기의 디지털화를 가로막는 요인이었죠.”

한국후지제록스 다카스기 노부야(60) 회장이 낮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국내 사무기기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내 디지털복합기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후지제록스의 초대 회장이며, 국내 사무기기 시장 중 디지털복합기 시장의 비중을 1%대에서 4년 만에 10%까지 끌어올리는 데 주역을 담당해왔다.


다카스기 회장은 “학연이나 지연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해온 것이 한국 사무기기 마케팅의 관행이었습니다.
고객이 사무실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선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죠. 고객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해주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한국후지제록스의 지향점입니다.


다카스기 회장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건 지금부터 꼭 4년 전인 1998년 3월. 원래 한국과 일본이 50%씩 투자한 합작회사 ‘코리아제록스’가 외환위기 직후 지분변동으로 100% 일본 투자회사인 ‘한국후지제록스’로 바뀐 뒤였다.
노사간 갈등이 깊어지고 적자가 늘어가던 한국후지제록스를 부활시키는 임무가 그에게 떨어졌다.
직접 지방 사업장으로 뛰어들어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고 분기별로 노사협의회를 개최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덕분에 ‘삼겹살 회장’이란 서민적인 별명도 얻었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한국후지제록스는 경영이 투명해졌고 노사간 협조체제가 이뤄지면서 부임 당시 110억원이던 적자가 지난해 45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11월에는 경실련으로부터 ‘바른외국기업상’, 12월에는 노동부로부터 ‘신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다카스기 회장은 국내 사무환경의 디지털화를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 부임했을 때 한국인들의 감각적이고 인정주의적 업무 형태를 보고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업무 효율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과학적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더더욱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2004년까지 사무환경의 50%를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무기기 업체들이 단순한 판매업체가 아닌 ‘사무환경 컨설턴트’가 돼야 합니다.


주말이면 골프장으로 달려가는 골프광이고 환갑을 맞은 나이에도 아침마다 조깅으로 건강을 다지는 다카스기 회장은 한국 경제의 ‘건강’에 대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는다.
“일본은 고품질과 높은 기술,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값싼 노동력이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이 이들에 대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강점을 살려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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