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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김왕기 / 엔프라니 마케팅실장
[사람들] 김왕기 / 엔프라니 마케팅실장
  • 이미경 기자
  • 승인 2002.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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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회사의 신제품 설명회에 웨딩드레스가 등장했다.
얼마 전 제일제당에서 독립한 ‘엔프라니’가 화이트닝 제품 출시를 기념해 독특한 마케팅 행사를 기획한 것. 무대를 수놓은 순백의 웨딩드레스들은 눈처럼 하얀 피부를 약속하는 제품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패션쇼와 매직쇼, 라틴댄스쇼로 이어진 이색 마케팅 행사의 지휘자는 엔프라니 마케팅실 김왕기 실장이다.
김 실장은 ‘다시다’와 ‘비트’ 등 제일제당 대표 상품의 브랜드 매니저를 담당해, 업계에선 소문난 브랜드 전문가다.


그가 선발 업체들이 내놓은 600여개의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 엔프라니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세운 전략은 철저한 타깃 마케팅. ‘27세를 위한 화장품’을 표방해 구매 타깃을 최대한 좁히고, 그들의 문화와 정서, 취향에 맞는 마케팅 방식을 고민했다.
이번 행사 역시 20대 후반의 여성들이 ‘파티 문화’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획한 것이다.


“여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27세를 청춘의 절정으로 보더군요. 27세 전에는 경제력 등 모든 측면에서 아직 미숙했다고 여기고, 그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들은 27세 때를 그리워하고요.”

김 실장은 앞으로 27세를 전후해 여성들의 피부가 어떤 변화를 겪는지를 연구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엔프라니를 한국 최고의 브랜드로 키워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이 엔프라니를 쓰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화장대 맨 앞에 진열해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게 만들 겁니다.
이런 수준이 돼야 비로소 가치있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죠.”

김 실장은 자신의 홈페이지 user.chollian.net/∼wangki를 통해 마케팅에 관심있는 대학생 10여명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실제 국내 기업에서 추진했던 마케팅 프로젝트를 실습하게 하는 등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벌써 3년째를 맞은 이 독특한 수업에, 모아둔 쌈짓돈도 꽤 털었다고 한다.


“대학교육이 업계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쉽게 바뀌지는 않겠죠. 제가 가르친 학생 10명이 각자 10명씩, 그 다음 사람들이 또 10명씩 가르친다면, 언젠가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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