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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1. 멋진체험이 가치를 만든다
관련기사1. 멋진체험이 가치를 만든다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2.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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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의 추천이나 아는 사람들의 ‘입소문’이 마케팅에서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업계에서는 이미 전형적인 방식이 되어버린 이 경험을 통한 마케팅을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는 추세다.
외형적으로 보면 다르지 않지만, 철저한 기획과 마케팅 전략 아래 체험 마케팅이 전개된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어떤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써보게 하는 마케팅 방법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화장품에서 샘플을 사용해보도록 고객에게 제공하는 건 그 대표적인 예다.
” 태평양 홍보팀 김태경 부장은 화장품 업계에서 이런 관행은 이제는 너무 당연하고 식상해진 마케팅 방법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그런 마케팅은 이제 기본적인 요소가 되어버렸다.
오감을 통해 상품을 선택하는 일상적인 것 중에 하나는 음식업계다.
이미 특정한 음식점에서 음식을 한번 먹어보는 것은 다음 소비를 유도하는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인 셈이다.
식당이 아닌 포장식품의 경우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시식을 해보는 것은 이제 기본적인 절차가 되었다.
하지만 단지 구입할 상품을 미리 써보는 것만이 체험 마케팅의 전부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브랜드를 통한 기분좋은 경험, 낭만있는 추억 그리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가치를 발산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마케팅의 역할”이라고 주창한다.


최근 대기업에서 벌이고 있는 체험 마케팅은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동통신 서비스 업계에서 선두에 있는 SK텔레콤과 단말기 분야의 선두업체인 삼성전자는 공동으로 ‘투톱 페스티발’이라는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스피드011에 삼성 애니콜 단말기로 신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행사기간에 투톱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를 하면 100명을 선발해 캐나다, 호주, 중국, 미국, 뉴질랜드, 일본, 홍콩 등 7개 국가에서 원하는 나라를 선택해 애니콜 판매현장을 견학하게 한다.
이런 해외체험 기간 동안 스피드011 국제자동로밍 서비스를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기회도 누릴 수 있다.
SK텔레콤 판매기획팀 조원용 과장은 “애니콜은 세계적인 브랜드에다 고가전략을 쓰는 최고의 제품이고, 우리 역시 국내 최고의 이동통신 서비스로, 자동로밍 서비스를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최고의 서비스가 적용된다는 체험을 통해 고객이 최고의 브랜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월드컵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을 제공하며, 최고의 브랜드가 주는 서비스라는 의미에서 단순한 체험과는 다른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보다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상품의 품질과 그 상품이 주는 분위기, 그리고 그런 문화 등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대우자동자판매주식회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약 시승행사’와 ‘챌린지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예약 시승행사는 고객 1인당 1시간의 시승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인터넷이나 영업점에 직접 신청을 하면 된다.
챌린지 프로그램은 100명을 선발해서 한달 동안 L6매그너스를 타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유료비 20만원이 따로 지급되며, 자격은 중형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면 신청할 수 있다.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 마케팅팀 배부한 과장은 “한번 타보시죠” 하면서 체험 마케팅에 동참할 것을 자신있게 권유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참여한 고객이 자신의 중형차와 6기통 엔진의 대우차를 직접 비교평가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고객관리를 할 수 있는 토대 마련에 의의가 크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중형차를 소유하고 있는 고객이라는, 타깃층이 분명하다.
차량을 구입할 것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주요 타깃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실제 소비자들의 평가를 통해 이후 서비스에 반영하다는 의미에서 높은 차원의 마케팅 수단이라는 것이다.


대우에서 이런 체험 프로그램을 처음 개발해 시작한 것은 지난 95년 ‘에스페로 품질 평가단’ 때였다.
당시에는 100명에게 에스페로를 1년간 빌려주며 시승하도록 했다.
42만명이 신청을 할 정도로 관심이 고조됐고, 이는 대우차에 대한 인식 전화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대우자동차쪽의 평가다.


실제 체험 마케팅이 브랜드 입지를 굳혀주고 입소문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화장품 전문업체 태평양에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염색제품 브랜드인 ‘미쟝센’을 꼽는다.
독일 웰라나 프랑스 로레알이 석권하고 있던 염색약 시장 판도를 국내 브랜드로 바꾼 공신은 다름 아닌 체험 마케팅이었다.


미쟝센 브랜드 매니저 김수연 과장은 “미장센의 직접 체험의 기회를 주기 위해 움직이는 미용실인 ‘무빙 헤어숍’를 마련해 전국 각지에서 체험 마케팅을 벌여왔다”고 설명한다.
대형 버스를 고급 헤어살롱처럼 개조한 ‘미쟝센 무빙 헤어숍’은 냉·온수가 나오는 샴푸대까지 설치한 특장차로 서울과 수도권을 돌며 무료로 염색 서비스를 해준다.
하루 40여명이 이곳에서 머리 ‘연출’을 받으면서 미쟝센의 품질과 이미지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어로 ‘연출한다’는 뜻인 ‘미쟝센’의 브랜드명도 체험 마케팅의 한 요소가 되었다.
미쟝센이란 용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영화를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도 열었기 때문이다.
이런 브랜드 분위기는 그동안 약의 일종으로 분류됐던 염색제품을 ‘헤어 화장품’이라는 개념으로 바꾸어놓았다.
이런 마케팅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어 점유율을 급상승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 태평양쪽의 설명이다.
비슷하게 ‘이니스프리’라는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에도 이 제품의 원료가 되는 허브 농장에 고객들을 직접 방문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에 대한 신뢰와 이미지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처음엔 포천 허브 농장을 임대해 활용했지만 지금은 농장을 인수해 계속적으로 체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담당자는 설명했다.


체험 마케팅이 제품에 대한 경험이라는 일차적인 것에만 머물지 않지만, 그 기본에는 제품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 마케팅 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한다.
체험 마케팅이 ‘브랜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새로운 마케팅은 고객들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게 그리고 그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라며, “이렇게 참가하는 문화에 대한 대응으로 고객들을 브랜드의 공동개발자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태평양 김태경 부장은 “체험 마케팅 전략 중 눈에 보이는 것은 아주 작은 일부”라며, “하나의 체험 마케팅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철저한 조사활동과 꼼꼼한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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