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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스티브 창 / 트렌드마이크로 사장
[사람들] 스티브 창 / 트렌드마이크로 사장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2.04.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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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똑같은 일을 해서 조금 지루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바이러스와 해커가 결합한 형태인 새로운 바이러스 ‘님다’가 나와 다시 한번 도전의식이 생겼습니다.
역시 바이러스가 저를 먹여살리고 있군요.” 스티브 창 트렌드마이크로 사장은 대만인 특유의 활달한 성격을 보여주는 큰 몸짓과 함께 유쾌하게 말을 시작했다.
하지만 “14년 전 미국에서 처음 창업을 할 때는 바이러스 종류도 5가지밖에 되지 않았고 직원도 아내와 단 둘뿐이었지만, 지금은 5만개의 바이러스가 떠돌아다니고 있고 직원도 1600명이나 된다”며 과거를 회상할 때는 잠시 감회에 젖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서버용 백신 시장에서 시만텍, 네트워크어소시에이트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시장 1위를 차지한 아시아 기업은 트렌드마이크로가 유일하다.
1988년 캘리포니아에서 회사를 설립한 뒤 현재 일본과 미국에 본사를 두고 세계 20개국에 지사를 세웠다.
바이러스 백신 하나로만 승부해 도쿄 증권거래소와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우리나라에는 ‘PC실린’이라는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로 널리 알려졌다.
스티브 창은 우리나라 안철수 사장과 곧잘 비교된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스티브 창은 ‘대만의 안철수’라고 소개되곤 한다.
그 자신도 “초창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던 사람 가운데 아직도 CEO로 남아 있는 사람은 자기와 안철수 사장밖에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그와 안철수 사장은 비슷한 면이 많다.
차이가 있다면 안철수 사장은 세계적인 보안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보안 기능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통합 보안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스티브 창 사장은 바이러스 백신 전문기업의 길을 택했다는 점이다.
이번 방한에서도 스티브 창 사장은 바이러스 백신 전문기업의 성격을 강조한 ‘코드 넥스트’라는 새로운 보안전략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전략은 바이러스 사전 방역기능을 강화하고, 바이러스가 탐지되었을 때 빠른 시간 안에 모든 보안솔루션의 기능을 한꺼번에 새로 바꿔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님다와 같이 복합적으로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아직 어느 기업에서도 똑부러진 솔루션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연 두사람 가운데 누구의 방법이 먼저 해결책을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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