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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정학진 / 로템 사장
[사람들] 정학진 / 로템 사장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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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철도차량 회사인 로템(옛 한국철도차량)이 구조조정이라는 시련의 시기를 극복하고, 세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템은 1999년 7월 대우종합기계, 한진중공업,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의 철도차량 사업분야가 합쳐져 탄생한 기업이다.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가 대우종합기계 지분을 인수한 뒤에는 현대자동차 그룹에 소속돼 있다.
로템 정학진 사장은 “국내 빅딜 1호로 출범한 우리 회사는 외환위기로 인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와 빅딜 전 과당경쟁 여파로 지난 2년간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며 “하지만 올해부터는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경영혁신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매출 증대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정 사장은 76년 현대자동차서비스에 입사한 뒤 98년까지 현대모비스 경영지원 분야에서 근무했다.
98년 12월에는 기아차 인수단에 들어가 기아자동차 재경본부 부사장을 맡았다.
정학진 사장이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노조 순례였다.
로템은 2000년 10월부터 시작된 3개월간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노조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다.
동시에 정 사장은 활발한 해외수주 활동, 현대모비스의 중기·플랜트 사업 인수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했다.
조직 슬림화, 원가 절감 등 강도 높은 경영혁신 조처도 뒤따랐다.
정학진 시장은 82개 팀에 달하던 조직을 62개 팀으로 간소화했고, 지지부진하던 부산공장 폐쇄를 단행했다.
또한 투명경영 차원에서 납품계약 전 부문에 걸쳐 수의계약을 피하고 공개경쟁 입찰을 추진했다.
공개경쟁 입찰은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고 원가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정 사장은 “철도차량 사업은 오랫동안 적자였기 때문에 회사 전체가 적자에 익숙해 있었다”며 “무엇보다 회사 전체의 체질을 이익이 나는 구조로 개혁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회고한다.
로템의 경영실적은 빠른 속도로 호전됐다.
경상손익 기준으로 2000년 77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5997억원에 33억의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실적의 두배인 1조2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올해 경상이익도 700억원 이상을 낼 것이라고 장담한다.
고속철도와 경전철, 지하철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사장은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요즘에는 5억7천만달러 규모의 대만 타이베이시 지하철 차량 입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 지하철에는 이미 미국 가와사키-URC, 독일 지멘스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그는 “현지에서는 로템이 대만철도청에 400량의 전동차 공급 실적이 있는데다 선진 유럽 기준을 적용한 홍콩전동차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가격과 품질, 기술력에서 우리가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정 사장은 “연간 26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철도차량 시장에서는 유럽, 일본, 미국 등 선진국 업체들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주력사업인 전동차를 중심으로 자기부상열차와 경전철, 그리고 고속전철 사업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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