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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쟁 빈곤 앓는다
[이스라엘] 전쟁 빈곤 앓는다
  • 예루살렘=성일광 통신원
  • 승인 200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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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비 증가로 경제위기,정부 긴급대책안 발표… 노동계 정권교체등 강력 반발 팔레스타인과 갈등관계를 빚고 있는 이스라엘 경제가 군사비 증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예상하고 올해 예산을 편성했으나, 실제 재정적자는 이보다 훨씬 높은 5.2%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애초 계획보다 25억달러의 추가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전쟁비용 증가에 따라 국방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0년도에 GDP의 91%이던 이스라엘 정부의 국내외 부채는 2001년에는 96%로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전쟁을 치르고 있는 올해는 이 비율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행 통계를 보면 2001년 정부부채는 4470억NIS(1천억달러)에 달했다.
정부는 GDP의 5%에 해당하는 50억달러를 이자로 지출해야 할 실정이다.
정부 부채 GDP의 100% 넘을듯 1분기 동안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7.8% 감소한 45억달러에 그쳤다.
이스라엘 세켈화의 약세에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유럽 국가들이 이스라엘 제품을 보이콧한데다가 대 미국 수출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평년 수준을 보였다.
다른 분야에서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무기분야의 수출은 적은 폭으로 나마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2000년에 24억9천만달러였던 무기수출액은 2001년에는 2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무기 수출이 활기를 띤 것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직접 교전을 하고 있는 국가인데다, 이스라엘 무기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리엘 샤론 총리는 최근 재정적자 규모를 27억달러 정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긴급 경제 대책안을 채택했다.
재경부가 마련한 이 대책안은 예치금과 저축액에 25%의 세금을 부과하고 부가가치세(VAT)를 17%에서 18%로 인상하며 담배와 휘발유세 인상, 국민연금 공제 4% 삭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계획안은 크게 3단계로 나뉘는데, 첫째 정부 지출 경비에서 12억달러 삭감, 둘째 GDP 3%에서 3.9%까지 적자 예산 허용, 셋째 6억달러 정도의 세금 징수 확대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정부는 첫번째 조치로 교육, 국방 그리고 공공부문 임금을 제외한 모든 정부 부서 경비를 4% 줄이는 조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정부가 긴급 경제 대책안을 마련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국내경제 불황으로 정부지출과 정부세입 사이에 격차가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는 사정이 큰 역할을 했다.
지출 이자만해도 50억달러 규모 하지만 이 계획안이 발표되자마자 의회를 포함한 복지단체, 노동계 그리고 이스라엘은행은 연일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단위 노동조합 히스타드룻은 계획안이 알려진 직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반대성명안을 내놓았다.
노동계는 오히려 지금까지는 합법적 노동쟁의의 경우 최소 2주를 지나야만 파업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노동쟁의 발생 그 다음주에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나서 큰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노동계를 이끄는 아미르 페레츠 노총의장은 단지 정부 계획안에 반대하는 수준을 넘어 현정부를 교체하는 게 노동계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경제 불황의 책임이 전적으로 현 정부에 있음을 밝힌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경제의 최고 책임자라 할 수 있는 국립 이스라엘은행 총재와 재정경제부 장관과의 불화설마저 불거져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샬롬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자율을 내리는 데만 관심을 두고 있는 데 반해 클라인 중앙은행 총재는 정부적자를 줄이는 데 더욱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샬롬 장관이 중앙은행 경영을 위한 은행장협회 설립을 주장하고 나서 클라인 총재와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두 최고책임자 사이에 아무런 의견 조율의 몸짓도 보이지 않는 현실이 곧 앞날이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 경제의 현주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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