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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골프시장 달아오른다
[특집] 골프시장 달아오른다
  • 이코노미21
  • 승인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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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골프클럽 시장은 뜨거운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상반기 판매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결정된다는 점 때문에 각 메이커들은 한층 과열된 양상을 보인다.
특히 월드컵에 따른 파급효과를 고려해 모든 홍보와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골프클럽의 구매 사이클이 짧아지는 추세에 비추어 2002년의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5월은 골퍼들이 클럽에 대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일 때다.
본격적인 시즌이 펼쳐지는데다 연초에 선보인 첨단클럽을 사용해 핸디캡을 줄여보겠다는 의욕도 가세하기 때문이다.
수입업체들도 지난해 국내시장의 부진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수입물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분기 중 골프용품 수입실적이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
골프클럽은 완제품만 1747만4천달러어치가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의 1004만9천달러에 비해 무려 74%가 증가한 것이다.
골프공도 마찬가지다.
골프공은 1분기 중 335만5천달러어치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5만6천달러보다 71.5%가 늘어났다.
3월 한달 동안의 수입 실적만을 보면 골프클럽은 882만7천달러어치가 수입돼, 그 규모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76.2%나 늘어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골프클럽 수입규모는 시장 확대에 대한 업체들의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며, 3월에 절정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메이저 회사들은 지난해에 비해 10~20% 정도의 물량을 확대했을 뿐이라고 밝혀, 실제 수입 골프클럽의 상당부분은 신생 브랜드들이 기대심리로 국내시장에 대거 유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물량을 수입한 업체는 토털 브랜드인 카스코이며, 지난해 비약적 성장을 거둔 맥그리거가 3위권 안에 진입했다.
또한 매년 상위권에 진입하고 있는 미즈노와 최근 수입물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테일러메이드가 5위권 안에 랭크됐다.
이에 반해 국내시장을 주도했던 캘러웨이는 지난해에 비해 10% 안팎의 물량을 늘린 데 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시장 현황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일선 매장에서도 지난해보다 20~30%의 판매신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구매시점으로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5월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그 성장세가 주춤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에 다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의 대형 골프매장 관계자는 “올해 4월까지도 기대 이상의 매출신장을 보여왔으나, 최근 들어 둔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선 매장에서도 전체 경기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대선이 맞물리면서 일어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골프산업이 경기 분위기에 직접적 영향을 받았던 점을 고려할 때 골퍼들의 관심이 월드컵으로 대거 옮겨간 것이 성장둔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시장의 전체적 수입구조를 살펴볼 때 메이저 브랜드가 주도하기보다는 중소형 규모의 새로운 브랜드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역시 경기활황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기 시작한 아파트 가격 급등,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가 골프클럽 수입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는 여러가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이 검증할 수 없는 모델들이고, 또한 국내 수입업자가 대만이나 중국에서 생산하여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뒤 일본을 거쳐 수입하는 제품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적극적으로 판매에 이용하기 위해 법의 허점을 노린 상술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마진폭이 높아 일부 업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영업방식 중 하나다.
국내 메이저 브랜드들은 각개전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년에는 이들이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중소형 브랜드들이 쫓아가는 형국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테일러메이드 혼자 시장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서 대대적 공세를 펼쳤던 300시리즈 드라이버의 히트로 고무된 테일러메이드 관계자들은 새로운 모델인 XR-03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약진은 최근 미국에서 날아온 두 빅스타 때문이기도 하다.
최경주가 PGA에서 우승할 때 사용했던 클럽이 테일러메이드 브랜드라는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 골프여왕 박세리와 용품계약을 체결한 것은 국내에서 정상에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사실 테일러메이드 내부 관계자들은 드라이버가 이미 캘러웨이 시장을 상당부분 추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4천억원 규모인 국내 골프클럽 시장에서 한국캘러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지난해 캘러웨이의 매출규모는 7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매년 꾸준하게 10~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골프시장에서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업체 수가 10여곳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에 비추면, 그동안 캘러웨이의 국내 점유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수 있다.
캘러웨이에서 시판한 모델이 대부분 초기에 성공여부가 확실히 갈라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새롭게 론칭한 C4드라이버는 순조로운 시장진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출시된 빅버사 아이언은 드라이버의 상징으로까지 불리던 캘러웨이가 아이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빅버사 아이언은 철저히 동양 골퍼들의 소비욕구에 맞추고 있어, 상반기 매출에 결정적으로 공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캘러웨이가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인기 브랜드에서, 안정된 품질을 가진 좋은 클럽이라는 이미지로 확실히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캘러웨이가 상반기에 다소 조심스런 전략을 펴는 것에 대해 김홍식 마케팅팀장은 “최근 클럽 업계도 약간 과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캘러웨이는 분기별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편이다.
상반기보다는 오히려 하반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인 던롭도 올 시즌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일본의 권위있는 골프지 <골프용품계>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할 만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던롭의 골프클럽 역시 국내시장에서 이제는 안정궤도에 오르고 있다.
젝시오 클럽의 히트와 동시에 골프웨어를 론칭하면서 골프볼 전문 업체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던롭은 최근 뉴 젝시오 클럽을 출시하여 다시 한번 관심을 끌고 있다.
미즈노 역시 올해는 몇가지 신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아이언에 강세를 보였던 미즈노지만, 최근 대표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300SII 드라이버는 수입 이전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올해 LPGA 개막전에서 300SII를 사용한 선수가 상위권을 휩쓸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모델이기도 하다.
타이틀리스트도 새로운 콘셉트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상급 모델에 집중했던 예년과 달리 최근에는 초보자용 아이언도 수입되어 다양한 계층 골퍼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몇년 동안 골프시장의 상당부분을 점유해왔고, 여러 소비자 인기도 조사에서 항상 2~3위권에 드는 혼마는 한때 골퍼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이었다.
물론 최근 들어 혼마 클럽이 저렴해지면서 많이 대중화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혼마가 국내 골퍼들의 인기모델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혼마 취급업체를 들여다보면 기존 에이전시와 새롭게 등장한 업체가 병존해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혼마는 불법유통이 많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더욱 혼탁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국 총대리점으로 그동안 혼마클럽을 수입해왔던 왕도는 최근 이례적으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트윈마크스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혼마는 설명회에서 “밀수 채를 근절하기 위해 10여건의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라며 “유통질서를 바로잡고 애프터서비스에 좀더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수입 비중이 높은 골프클럽 시장에서 국산이 1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것은 IMF 사태 이후 성장한 국산 메이커들의 약진 때문이다.
최근 들어 랭스필드가 최종 부도를 내면서 국산 메이커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코오롱 엘로드나 반도, 멕켄리, 데이비드 등 대표적 업체들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대표적 국산 골프메이커 코오롱 엘로드의 권진우 실장은 “엘로드의 매출은 1분기에는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단 초기부터 적극적 마케팅을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엘로드는 3월부터 메인 모델인 아이언 HM203에 광고를 집중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아이언의 매출이 결국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기본원리에 충실하고, 품질에 대한 신뢰감를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킨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모델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가 잇따르고 있어 엘로드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하반기에 론칭할 예정인 나이키 골프클럽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높다.
최근 일선 매장에서 나이키 제품들이 시판되면서 골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제품의 인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나이키코리아쪽은 이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할 정품이라기보다는, 국내시장에 흘러든 일부 미국 스펙의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정품 나이키 클럽은 미국이 아닌 일본 스펙으로 시판될 예정이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병행수입이나 불법유통 물량이어서 애프터서비스가 보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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