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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제프리 존스/ 미 상공회의소 회장
[사람들] 제프리 존스/ 미 상공회의소 회장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2.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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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이러저러한 국내외 모임에서 한국 경제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참 많이 칭찬했다.
뉴욕 맨해튼 시티그룹 센터에서 열린 ‘한국 기업 환경’ 포럼에 나가선 한국 경제가 두서너해 만에 얼마나 크게 개혁했는지를 강조했고, 정부기관 직원조회에 참석해선 한국 사람 대부분이 부정할지라도 한국은 이미 선진국에 도달했다고 북돋웠다.


그런 그가 힘주어 비판하는 부분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정부의 조세정책이다.
그는 최고 40%에까지 이르는 소득세가 한국의 기업환경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높은 소득세는 탈세 행위를 유발한다.
그건 단순히 정부의 세수 감소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한국에 들어와 영업을 하는 외국기업들에겐 불공정한 게임규칙으로 작용한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한 창고형 유통업체는 올해 한국에 4개점을 더 열겠다는 계획을 그 때문에 철회했다고 한다.
이 회사 본사는 “한국에선 사업을 더 벌여야 이익을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유는 한국 매장의 매출 감소에 있었다.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고객들에게 꼬박꼬박 영수증을 발급하다 보니 고객과 매출이 줄어들더라는 것이다.
대형 고객인 슈퍼 등 소매업자들은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다른 회사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영수증을 받으면 있는 그대로 소득세를 다 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한국의 창고형 매장들은 영수증 없이 물건을 떼어준다고 했다.


“한국에선 여전히 정직하게 영업하면 매출이 떨어집니다.
세금을 공평하고 정확하게 다 받아가든지, 소득세를 내려 탈세를 줄이든지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탈세 관행 때문에 기업이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가 없어요.” 그는 싱가포르 정부도 높은 소득세 탓에 다국적기업이 본부를 옮기자 3년 안에 세율을 25%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고 강조한다.
독일은 지난해에 40%의 소득세를 25%로 내렸다.


그는 레이거노믹스를 100% 믿는다고 한다.
내수 소비와 기업 성장을 동시에 촉진하려면 적은 세금, 작은 정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득세율 인하는 국내총생산(GDP)을 높이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단다.
“한국 소비자는 잘 써요. 따라서 GDP를 높이려면 소비자한테 돈을 많이 줘야 해요. 그런데 월급을 올리면 기업의 세계경쟁력이 떨어지잖아요. 그러니 결국 세금을 낮춰 소비자한테 돈을 더 주는 수밖에 없지요.”

레이거노믹스의 조세감면, 기업규제 완화정책, 즉 신자유주의는 미국 경제성장을 촉발하면서 클린턴 정부를 거쳐 부시 정부로, 영국과 핀란드를 거쳐 동아시아 나라들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세계경제의 큰 흐름이다.


그러나 미국 UCLA대 로버트 브레너 역사학 교수 같은 좌파 논자들은 레이거노믹스가 과잉설비, 과잉생산, 이윤율 하락이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되레 해외경쟁을 부추겨 독일, 일본 등 다른 나라들에 문제를 떠넘겼다고 비판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우리는 지금 어느 날개에 힘을 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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