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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칼럼] 주가1000P를 향한 에너지
[리드칼럼] 주가1000P를 향한 에너지
  • 정종열/ 동부증권 사장
  • 승인 2002.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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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11 테러 이후 급등하던 주식시장이 최근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463까지 하락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올해 4월 943까지 급등했으나, 얼마 전부터는 850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1989년 3월 최초로 지수 1000을 넘었지만, 그로부터 13년이 지나도록 1000대 안착에는 실패하고 있다.
즉, 과거 13년 동안 국내시장은 1000 돌파를 무수히 시도했지만 전반적으로 500과 1000 사이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했다고 말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이란 경제라는 토양 속에 실적이라는 열매를 먹고 자라는 시장이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1000 돌파 가능성과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바로 경제와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해볼 수밖에 없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애초 예상치를 상회하는 5.7%를 기록했다.
물론 이같은 성장세는 상당 부분 내수에 의존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향후 경제는 수출회복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수출회복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과 일본의 경제상황일 것이다.
우선 미국 경제는 2001년 4분기를 바닥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설비투자 감소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설비투자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부에서 얘기하는 이중침체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0년 불황에 허덕이는 일본 경제 역시 애초 전망치를 계속 상향조정하면서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경제는 대외경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2분기 이후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성장을 지속할 것 같다.
KOSPI200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이 8조5천억원에 이르는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만일 이같은 실적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순이익 규모가 34조에 이르는 수준이다.
현재 경기가 확장국면에 접어든 지 9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고, 우리나라의 평균 경기확장 기간이 34개월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가치평가’(Valuation) 상으로 분명히 역사적 저점 부근에 위치한 모습이다.
현재 KOSPI200의 예상 주가수익률은 약 8.2배 수준이다.
99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률이 15배, 90년대 이후 평균 주가수익률이 18배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현재 주식이 저평가된 상태라는 게 잘 드러난다.
과거 지수 1000을 돌파한 94년과 2000년 당시의 주가수익률이 21배였으므로, 가치평가상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1000 돌파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회사채 금리의 경우 94년 당시에는 14%였고 2000년에는 10%로, 주가수익률 21배를 감당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회사채 금리가 7%에 불과해 지수가 1000에 도달하더라도 주가수익률 수준이 10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1000 돌파 이후에도 주식시장의 부담은 예전에 비해 훨씬 적을 것이다.
6월 이후 MSCI 지수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과 투신권으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지수 1000 돌파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기술적 지표들이 침체권에 진입한 이후 높은 반등세를 보인 데 반해, 이번 조정기에는 기술적 지표들이 일제히 침체권에 진입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높은 지수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수익성, 수급구조 그리고 기술적 측면 모든 면에서 국내 주식시장은 지수 1000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히딩크의 ‘파워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히딩크가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체력을 키웠듯이 국내 주식시장도 이번 조정으로 체력을 보강한 이후에는 지수 1000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1차적인 목표는 16강 진출이지만, 16강 진출 이후에는 8강 진출이라는 목표가 기다리고 있다.
주식시장 역시 1000을 넘어선 이후에는 추가적인 상승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체력이 강해진 것처럼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도 과거와는 달리 무척 강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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