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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상수 / 진화그룹 대표
[사람들] 이상수 / 진화그룹 대표
  • 베이징=하경미 통신원
  • 승인 2002.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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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상하이 방향으로 2시간쯤 달리면 만날 수 있는 도시인 허베이성 칭셴(靑縣)은 거대한 화북평원의 한 고장이다.
과거 농업이 중심이었던 칭셴이 몇해 전부터 분주해지고 있다.
이곳을 기점으로 중국 섬유산업의 중심기업으로 부각하려는 진화그룹(振華集團公司)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500대 향진기업 대열에 들어선 진화그룹의 조타수는 한국인 이상수(46) 대표다.
섬유산업으로 연매출 2500만달러에 10% 가량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진화그룹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룹이 아니라 100여명 가량의 공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해 막판에 몰렸던 부실한 회사였다.
운수업을 하다가 섬유업에 뛰어들어 실패를 맛보고 있는 중국인 이진화씨에게 역시 중국에서 첫사업에 실패해 새로운 출구를 찾던 한국인 이상수씨가 찾아왔다.
사업에 실패해 실의에 빠진 이 대표는 과거 주문을 위해 들렀던 중국섬유회사 몇곳을 선정해 다시 한번 도전하려고 처음 연락한 곳이 바로 진화였다.
첫만남에서 이진화 사장은 모든 것은 이 대표에게 맡긴다며 전적인 신뢰를 보였다.
이미 회사 상황은 절망적이었지만 이 대표의 신뢰 앞에 공원들도 움직여 그해에 밀린 임금 등을 정리하고 400만위안(우리돈 7억원 가량)의 순익을 남기는 기적을 일궈냈다.
연 20만달러의 매출을 500만달러로 끌어올리면서 올린 성과다.
이후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 현재는 스웨터를 만드는 진화제의를 비롯해 백광염직, 신화복장, 세흥섬유 등 관련 회사는 물론이고 의류 내수기업인 알로에복장과 금화국제학교를 포괄한 섬유전문 종합그룹으로 성장했다.
2500명의 직원이 일하는 그룹 전체 지분의 49%를 이상수 대표가 갖고 있어 한중 합자기업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대표의 지분이 한국에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 합작을 시작한 후 얻어낸 성과물을 바탕으로 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인상적이다.
이 대표는 섬유산업은 한국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지만 중국을 통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인건비가 싸다는 장점도 있지만 원자재가 풍부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비해 아직까지 생산성은 뒤지지만 품질은 이미 상당수준 쫓아왔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그는 베이징, 톈진에서 1~2시간대에 있는 이 지역을 한국 기업이 중국에 뿌리내릴 수 있는 메카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 진화그룹이 자리잡은 칭셴 등지에 각종 혜택을 주고 인프라를 구축해 개발구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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