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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김창한 / 하이랜드 사장
[사람들] 김창한 / 하이랜드 사장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2.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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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는 지금으로선 가장 장점이 많은 문서양식입니다.
하지만 특정 업체가 원천기술을 쥐고 있죠. 따라서 PDF가 표준 문서양식이 될 경우, 자칫 문서양식이 독점화할 위험이 다분합니다.


국내의 조그만 XML·PDF 전문업체가 세계적 기업인 어도비를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하이랜드소프트웨어 www.highland21.com 김창한(34)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주장은 두가지다.
대기업이나 연구소, 금융회사 등에서 국내외 문서교환 양식으로 쓰고 있는 PDF가 보안이나 편집에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특정 업체의 문서양식을 표준으로 삼을 경우 21세기의 또 다른 독재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창한 사장은 피끓는 대학시절의 대부분을 화염병과 돌이 난무하는 거리에서 보냈다.
그런 그가 PDF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대학시절부터 독학으로 익혔던 SGML 때문이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HTML이나 XML의 상위 버전인 SGML은 방위산업체나 항공사 등 복잡한 시스템을 요구하는 일부 업체에서 사용하는 고급 언어다.
당시만 해도 SGML 문서를 출력하는 시스템이 국내에 없었기 때문에, 이를 중간에 PDF로 변환해 출력해야만 했던 것이다.
내친 김에 PDF 관련 기술도 독학으로 익혔다.
덕분에 그는 ‘국내 최초의 PDF 엔지니어’란 명성도 얻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PDF의 취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내친 김에 PDF 문서편집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제작했죠. 그러다가 대량의 PDF 문서를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보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하이랜드소프트웨어는 올해 2월초 서버용 PDF 보안 프로그램인 ‘콕스가드 1.0’을 출시했고, 2주 전에는 제품의 기능을 더욱 향상한 2.0 버전을 새로 선보였다.
이를 이용하면 수많은 문서의 암호를 서버에서 각각 다르게 지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간, 사용자, IP 주소, 시스템 시간 등 다양한 사용자 인증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조선일보 웹사이트를 비롯, 주요 대기업의 내부문서 교환용 시스템이 콕스가드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김창한 사장의 최종 목표는 PDF 문서양식을 대체하는 새로운 양식을 선보이는 것이다.
준비도 이미 끝난 상태다.
“새로운 문서양식은 PDF와 완벽히 호환되면서도 더욱 다양하고 강력한 기능을 제공할 것입니다.
또 소스코드를 공개해 업체별로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고쳐쓸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결국 PDF는 사라지고 공개용 문서양식이 표준으로 자리잡겠죠.” 사람 좋은 웃음 뒤에 감추어진 김창한 사장의 ‘반골’ 기질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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