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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자동차 무역 불균형 또 도마
[초점] 자동차 무역 불균형 또 도마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2.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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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재계회의 서울 개최… 美 수입규제, 되레 미국 소비자 부담 가중 강조 한국과 미국 재계 대표들의 대화채널인 한·미 재계회의가 6월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행사부터는 미국 최대 경제단체인 미국 상공회의소가 미국쪽 사무국 역할을 맡아 한국쪽 파트너인 전경련과 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 점이 눈에 띈다.
양국의 최대 경제단체 사이에 공식적인 민간 대화채널이 마련됨으로써 두나라 사이의 첨예한 통상현안을 직접 조율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에서 조석래 한·미 재계회의 위원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손길승 SK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고, 미국에서는 토머스 어셔 USX 회장(한·미 재계회의 미국쪽 위원장),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전 주한대사)을 비롯해 주요 기업의 대표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 정부가 자국내 수입 철강제품에 대하여 201조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보복적인 보호무역 조처가 확산되는 가운데 처음 열려 많은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한국과 미국 두나라 모두 올해 연말 대통령 선거와 중간선거 등 중요한 정치적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대국의 정치 상황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양국 재계 통상현안 직접 조율 회의 서두에 미국쪽 공식보고서를 발표한 리오넬 올머 변호사는 철강 수입규제 조처와 교토의정서 불이행 등 미국 정부를 향한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들을 열거한 뒤 “미국내에서 부시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상당히 높은 것은 오히려 바로 이런 조처들 때문”임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로서는 우선적으로 미국 국민의 이해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미리 못박고 나선 셈이다.
11월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미국 의회가 철강, 자동차, 의약 부문에서 기업 로비스트들의 압력에 밀려 무차별적 통상압력을 강행하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쪽 대표들은 주요 통상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단골 메뉴인 수입자동차에 대한 차별조처는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양국간 통상현안에 관한 특별발표 순서에서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는 “미국내에서 하루에 판매되는 한국산 자동차 대수가 한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되는 미국산 자동차 대수와 같다”며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쪽의 이런 공세는 지난 4월초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002년도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한국내 자동차 시장의 무역역조 현상이 올해도 가장 커다란 통상현안이 될 것임을 주장하고 나선 데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물론 4월 중순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앞으로 미국 정부나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차원에서 한국에 대해 자동차 관련 통상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자동차 현지공장 건설과 GM의 대우차 인수결정 등으로 양국간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미국쪽이 자동차 관세와 세제 개편 등을 거론하며 무역불균형 문제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수입 자동차를 둘러싼 미국의 통상압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는 어긋나게 되었다.
이에 반해 한국쪽 대표들은 국내 수입자동차 판매에 대한 다양한 장벽은 이미 상당부분 없어졌다며,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 부진을 수입자동차에 대한 차별 조처 결과로 단순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지난 6월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5월 판매실적에서도 이같은 추세는 두드러진다.
이날 발표된 통계를 보면, 5월중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자동차는 모두 1522대로 87년 시장이 개방된 이래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전년도 같은달에 비해 137.1% 늘어난 것이며, 지난 4월에 비해서도 11% 증가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판매대수 역시 지난해 같은달의 2841대보다 100% 늘어난 5681대로 집계됐다.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BMW, 벤츠, 렉서스 등 미국 이외 국가의 자동차 제품이 국내시장에서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쪽이 한국에는 미국산 자동차의 품질에 대해 부정적 선입견이 널리 퍼져 있다며, 한국 정부가 적절한 조처를 취해줄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쪽 대표들은 미국 시장을 보호하려는 미국 정부의 무리한 규제조처들이 오히려 미국산 제품의 수출 증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한 한국쪽 참석자는 “미국 정부의 철강 수입제한 조처는 자동차 생산단가를 높여 해외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최근 미국 정부의 철강 수입제한 조처에 대해 일부 미국 업체들이 <워싱턴포스트> 등에 전면광고를 싣고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나서는 등 미국에서도 다양한 이해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측 대표들은 이들 업체들과 협력하여 미국내에서 수입규제 억제 캠페인에 나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연말 대통령·중간 선거 파급효과 촉각 한편 이번 행사에 참여한 두나라의 재계 대표들은 올해 연말 두나라에서 나란히 예정돼 있는 중요한 정치적 일정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의 대통령선거와 미국의 중간선거의 결과가 두나라 사이의 통상현안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오리라는 분위기가 널리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쪽 대표들은 한국에서 제3후보의 출현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제3후보의 등장이 선거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집중적으로 질문공세를 펴기도 했다.
특히 얼마 전 북한을 방문했던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DJ 집권기간에 남한을 답방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그러나 북쪽에서는 오히려 차기 정권 초기에 남한을 답방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를 두고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리오넬 올머 변호사는 올해 중간선거는 선거구 개편의 향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공화당 222명, 민주당 211명, 무소속 2명의 분포를 보이고 있는 하원 의석구도는 선거구 개편에 따라 현역 의원간 경쟁이 벌어지면서 어떻게 변할지 쉽사리 예상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34석에 대해 새 주인을 뽑는 상원 선거 역시 민주당 50명, 공화당 49명, 무소속 1명의 구도가 유지될지 관심거리다.
이밖에 두나라 참석자들은 미국과 이라크의 갈등 역시 그 밑바탕에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현재의 달러화 약세와 경상수지 적자에도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은 안전한 투자처로서 건재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만 과거 농업국가에서 하이테크 수출국으로 훌륭하게 변신한 한국 역시 무역자유화의 수혜국이며 장차 세계 자유무역 체제에서 이득을 볼 것이라는 미국쪽의 거듭된 메시지는 두나라 사이에 여전히 민감한 통상현안이 남아 있음을 일깨워줄 뿐이었다.
한국쪽 대표자들 역시 철강 수입제한 조처 등에서 잘 드러나듯 미국 정부가 나서서 최근의 보호주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나라 안팎의 일반적 평가를 대체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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