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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문화적 융합이 중국 진출 성패 좌우” - 이진규 /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장
[사람들] “문화적 융합이 중국 진출 성패 좌우” - 이진규 /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2.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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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이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이 됐다.
그동안 중국과의 교류는 양과 질 모두에서 엄청나게 성장했다.
투자 건수로 보면 중국은 이미 우리 기업들의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중국 투자 전략도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제3국으로 보내는 수출품을 만드는 것에서, 이제는 중국 자체를 ‘제2의 내수시장’으로 개척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우리 기업의 경영 현지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직도 싼 임금만 보고 들어가는 기업이 많아요. 그럴 경우 임금 메리트가 사라지면 끝이죠. 이제는 현지 문화와 가치관을 이해할 때입니다.
” 이진규(50)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장은 6월14일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노동문화 적응’을 주제로 연 국제학술세미나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중국의 노동문화를 테마로 한국·중국·대만의 경영학자와 사회학자, 인류학자가 참여해 깊이있는 연구를 발표했다.
대부분의 중국 관련 연구가 단순한 정보전달에 그쳤던 것과 비교된다.
“발표 내용을 가을쯤 책으로 펴낼 계획이에요. 우리 기업이 각자 실정에 맞는 전략을 짜내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 이 소장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잦은 노사분규, 높은 이직률, 낮은 생산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도 상당한 문화적 쇼크를 경험했어요. 민족이 다른 우리야 더 말할 필요도 없죠.”

이 세미나는 5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방대한 연구 프로젝트 중 일부다.
노동문제연구소는 전세계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 적응 실태를 연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등에 이어 올해는 중국을 다루었다.
앞으로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서남아시아 국가들이 남아 있다.
이 소장은 “연구 결과가 계속 축적되면 10년 뒤에는 엄청난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는 1965년 문을 연 뒤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노동운동의 이론적 메카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영학을 전공한 이 소장이 맡으면서 초점을 바꿨다.
“노동문제는 앞으로 인력개발 문제로 바뀔 거라고 봐요. 미래의 일과 노동, 여성 문제 등이 연구과제로 떠오르게 되죠.” 이와 관련해 그는 기업의 인식전환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동을 생산요소로만 계산하지 말고, 기업의 성장과 성과 극대화에 필수적인 요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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