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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2. 중남미 금융시장 혼란 도미노
관련기사2. 중남미 금융시장 혼란 도미노
  • 이코노미21
  • 승인 200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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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부진한 경제가 다시 정치적 혼란을 증폭하는 ‘중남미병’이 도졌다.
브라질이 경기 부진에 외채 상환 부담, 그리고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불안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브라질의 통화 가치와 주가 급락은 멕시코, 칠레, 파라과이 등 인접국가에 전염됐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지난해 12월 디폴트를 선언한 뒤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졌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1분기보다 16.3% 줄어 사상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다.
중남미 경제위기가 국제투자자금의 동요와 손실을 통해 미국으로, 세계경제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브라질 경제는 1분기 GDP가 0.7% 감소하는 등 활력을 잃은데다 10월 대선에서 좌파가 집권할 가능성에 해외자본이 흔들리면서 이탈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자금지원 규모를 100억달러로 늘려받고 통화가치 유지를 위한 고금리 등 IMF 처방을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동요는 가라앉지 않았다.
브라질 통화 헤알의 미 달러 대비 환율은 4월 중순 2.30헤알에서 6월26일 2.84헤알로 올랐다.
통화가치가 두달새 18.6% 하락한 것이다.
브라질 보페스파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25% 이상 떨어졌다.
멕시코 통화인 페소의 가치는 4월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페소/달러 환율은 4월2일 9페소에서 6월26일 9.94페소로 상승해, 페소 가치는 이 기간 약 10% 떨어졌다.
베네수엘라 볼리바르는 2월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이후 40% 폭락했다.
이밖에 칠레 페소와 파라과이의 과라니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중남미 금융시장이 이처럼 요동치는 것은 이 지역 국가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국제금융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
중남미 국가에는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정책을 집행하는 데 필수적인 정치적 리더십이 결여됐다는 판단이다.
야당은 위기를 정권교체의 기회로 활용하는 데 골몰하고 있으며, 파업과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들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내쫓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켜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
페루에서는 국영 전력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로 9월16일 계엄령이 내려졌다.
정치·사회적 불안은 해외투자자의 자본회수를 자극해 충격을 증폭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국가들은 공동대응할 뾰족한 수도 없는 실정이다.
궁지에 몰린 중남미 국가들은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3국은 7월초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은 내켜하지 않는 눈치다.
폴 오닐 미국 재무부장관은 6월 중순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에 대한 IMF의 추가 지원에 반대한다”며 “미국 국민의 세금을 정치적 위기에 빠진 브라질에 집어넣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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