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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인터뷰]홍봉표 한국얀센 팀장
[인사담당인터뷰]홍봉표 한국얀센 팀장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2.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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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의 신데렐라로 알려진 한국얀센의 성공 비결은 뭘까? 해답은 최고 수준의 인적투자를 바탕으로 한 현지화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타이레놀, 리조랄 등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1983년 미국의 다국적기업 존슨앤존슨과 유한양행이 합작투자해 설립한 의약품 제조업체다.
지난해 1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설립 이래 19년 동안 해마다 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국얀센이 추구하는 기업목표는 ‘아름다운 회사’(The Beautiful Company). 이는 사람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직원들에 대한 대우 수준을 높여 직원들이 평생직장으로 여기도록 하자는 뜻이다.
홍봉표 인사팀장은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본사 지침에 맞춰서 경영전략을 수립하지만 우리는 한국적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한다.
외국계 기업들이 대개 연봉제에 치우쳐 있지만, 한국얀센은 직원과 그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배우자에게도 건강진단 기회를 제공하고, 매년 3일간의 유급 가족휴가를 주면서 별도의 휴가비까지 손에 쥐어준다.
배우자의 생일날 케이크가 배달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에서 경영을 하려면 한국인들의 정서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한국얀센은 외국의 성과급 제도를 어느 기업보다 빠르게 도입해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86년 업계 최초로 차등 성과급제를 도입한 이 회사는 매년 최고 900%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94년에는 높은 경영수익을 올린 데 대한 보상으로 전직원이 배우자와 함께 하와이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줬다.
수상 경력도 화려한 편이다.
노조가 없는데도 노동부가 선정하는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보상제도가 잘 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99년에는 실업대책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홍봉표 팀장은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시절에도 고용조정 없이, 오히려 정부 인턴제도의 지원으로 50여명을 채용했고 그들을 100% 정규직으로 받아들였다”며 “어려울수록 회사의 핵심자산인 인력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신입사원 채용절차도 까다롭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22명을 충원했고, 10월께 다시 50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전사원의 마케팅 요원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얀센에 들어오려면 모두 영업직 사원으로 응시해야 한다.
내근직은 결원이 있을 때 영업사원 중에서 사내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무엇보다도 회사의 성패는 영업에 달려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일반사무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200 대 1의 높은 입사경쟁률을 자랑할 만큼 취업 희망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홍봉표 팀장은 “면접이 혹독하기로 소문난 회사”라며 “팀장선에서 1차 면접이 끝나면 회사의 전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1인당 1시간 정도의 면접을 치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원들의 경우 채용시기가 되면 보통 2주가량은 모든 회사 업무를 중단하고 면접에만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별도의 시험 절차가 없기 때문에 도전정신과 창조정신을 지니고 있는 개성있는 인재들이 1차적 합격 대상이다.
또 아무리 임원들이 OK해도 팀장급에서 반대하면 채용이 어렵다.
사내에서는 이를 ‘배심원 판정’이라고 부른다.
결국 1차와 2차 면접 주관자들의 의견이 일치해야 채용되는 셈이다.


채용이 결정되면 다시 엄격한 교육연수가 기다린다.
한국얀센에 ‘제약회사의 사관학교’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의학 지식과 정보를 고객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연수에는 전문적 교육과정도 포함돼 있다.
연수가 끝난 뒤에도 어학과 컴퓨터, 해외연수, 직급별 교육 등을 계속 지원한다.


홍봉표 팀장은 “고객들이 주로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이들과 상대하려면 교육훈련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인재양성에 힘쓰다 보니 다른 회사로 인력을 빼앗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홍봉표 팀장은 그런 일에 속상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외국계 제약회사 인사담당자 회의의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많은 회사들이 우리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있고, 우리 회사 출신들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얀센의 사회적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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