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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
  • 임범/ <씨네21> 기자
  • 승인 2002.07.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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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제작 20세기폭스·드림웍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원작 필립 K.딕/ 출연 톰 크루즈, 콜린 파렐, 막스 폰 시도우/ 등급 15살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44분

외화 대 한국영화를 대비시켜 올 여름 극장가를 보면, 지난해와 정반대다.
'엽기적인 그녀' '신라의 달밤' 등이 흥행 1, 2위를 차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게 고스란히 안방을 내줄 형국이다.
올 여름에는 한국영화가 약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릴로와 스티치' '아이스 에이지' 등의 애니메이션을 뺀 실사영화 중 '스타워즈' '맨인블랙Ⅱ'에 이어 국내 스크린에 걸릴 마지막 주자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지난해 상영시간이 3시간에 가까운 대작 'A. I.'를 내놓더니, 1년 만에 다시 이 영화를 들고온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열정은 가히 놀랄 만하다.
미래에 대한 묵시론적 보고서라는 점에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A. I.'와 통하지만, 가족드라마에 가까웠던 'A. I.'와 달리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액션 스릴러물이다.
기본 설정은 원작인 필립 K. 딕의 단편소설을 그대로 옮겨왔다.
2054년 워싱턴 D. C.는 범죄 발생 건수가 0건에 가깝다.
특수경찰국 ‘프리크라임’의 활동 때문이다.
이 기관은 세명의 돌연변이 예지자들의 머리에서 범죄 발생 정보가 나오면 범행이 일어나기 전에 범인을 추적해 검거한다.
어느날 예지자들로부터 이곳의 반장 존 앤더튼(톰 크루즈)이 살인을 한다는 정보가 나오고, 이를 먼저 접수한 존 앤터튼은 경찰국을 탈출해 스스로를 구명하는 일에 나선다.


단편소설을 장편으로 만들려면 각색이 불가피하다.
또 범죄예방 시스템을 직접 구축한 앤더튼이 살의가 없음에도 자신의 명예와 이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예언대로 살인을 하고 유배를 떠나는 소설의 결말은, 해피엔드를 구호처럼 여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서는 너무나 어둡다.
영화는 앤더튼의 직위를 국장에서 반장으로 낮추고, 이 시스템을 구축한 버제스 국장(막스 폰 시도우)이라는 인물을 새로 만들었다.
이 버제스가 시스템 유지를 위해 앤더튼을 위기로 몰아넣는 쪽으로 이야기를 바꿔 앤더튼과 버제스의 대결구도로 후반부를 끌고가면서 해피엔드로의 길을 열어놓는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화면과 액션에 더해, 관객의 감정선을 정확히 알고 주무르는 스필버그의 연출은 영화의 각색이 무리해 보이지 않게끔 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중반 이후는 익숙하게 보아온 할리우드 영화의 공식을 넘어서지 않는다.
스필버그는 특유의 가족주의를 이번 영화에서는 배제했지만, 필립 K. 딕의 SF를 존 그리샴의 법정스릴러로 바꿔놓고 말았다.
아무래도 스필버그는 시스템을 비관하기에는, 세속적 가치에 충실한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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