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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보고서] 미국 IT경기 여전히 ‘먹구름’
[노무라보고서] 미국 IT경기 여전히 ‘먹구름’
  • 오태헌/노무라연구소 서울지점
  • 승인 200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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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침체의 주범으로 지적됐던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엔 지난해 말에 비해 경제지표가 다소 호전되면서 일부에서 우려했던 L자형(완만한 경기회복)이나 W자형(경기 재후퇴)이 아닌 V자형(경기 급속회복)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7월 중순 미국에서 잇따라 발표된 주요 하이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보면 아직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IBM은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2분기보다 5.7%, 순이익이 97%나 감소했다.
특히 효자 사업군인 서비스사업 매출액은 IBM 경영진이 분기별 목표로 설정한 140억~15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106억달러에 그쳤다.
인텔은 지난해보다 이익이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엔 매수 관련 특별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1분기와 비교하면 2분기 매출액은 7%, 순이익은 52% 감소했다.
대형 통신기기 업체인 미국 모토로라는 분기별 실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2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장래 실적 전망이 종래의 예상보다 어렵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선마이크로는 7월18일 결산 발표에서 2분기 흑자를 기록한 실적이 3분기에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불투명한 경제환경은 여전히 큰 변화가 없으며 가격 경쟁도 더욱 가열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IBM도 올 하반기 실적이 애초의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만 해도 IBM은 4분기의 서비스사업이 10%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고객동향을 파악한 결과 올 하반기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계획을 수정했다.
올해 하반기 휴대전화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모토로라, 노키아가 모두 올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규모를 애초 예상보다 2천만대가 준 4억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노키아는 결산 발표에서 세계 휴대통신 인프라 시장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축소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공표했다.
경기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자 하이테크기업은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7천명, 인텔은 4천명의 인원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우량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 대형 소프트웨어 메이커 시벨시스템도 지난해보다 이익이 61% 감소해 사원을 16% 줄일 것으로 발표했다.
올 1분기에 접어들면서 하반기에 V자형 경기회복을 점쳤던 애널리스트의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적어 보인다.
미국의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도 하반기 실적 전망을 연이어 낮추고 있다.
하이테크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에는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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