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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김태문 / 아이씨엠 사장
[사람들] 김태문 / 아이씨엠 사장
  • 이동철 기자
  • 승인 2002.08.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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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 시스템은 이론적으로는 간단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활용할 만한 제품은 적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화상회의 시스템 ‘씨엔톡’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씨엔톡은 품질로 일본의 도시바IT솔루션과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아이씨엠의 김태문(56) 사장은 7월22일 도시바IT솔루션과 맺은 계약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씨엔톡은 인터넷을 통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거나 동영상, 파워포인트 자료 등을 띄워 대화할 수 있는 화상회의 시스템이다.
화상 전송이 늦는 등 다른 솔루션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아이씨엠은 올해 씨엔톡 외에 화상상담 시스템 ‘씨엔콜’, 웹 리포팅 툴 ‘유비리포트’ 등을 내세워 일본시장에서 1억5천만엔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도시바IT솔루션에 기술을 제공하고, 앞으로 개발될 제품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아이씨엠은 종합 의료정보 시스템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도시바IT솔루션의 사양 관련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 및 미국의 경쟁업체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죠.”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X-레이 등을 디지털 이미지로 처리해 저장 및 전송하는 기술을 축적했고, 이는 씨엔톡을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일본 이외의 다른 해외시장 개척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씨엔톡은 세계적으로 표준화가 가능하고 화질이 선명하며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 국내에서는 6월부터 씨엔톡 영업에 들어갔다.
현재 30여개 기업에서 무료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다롄에 설립한 의료솔루션 합작회사와도 씨엔톡으로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데, 이를 본 현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더군요.” 씨엔톡은 원래 기업용으로 만들었진 것이지만, 개인에게도 기능을 단순화한 버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개인용 버전은 씨엔톡 사이트www.cntalk.com에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면 된다.


아이씨엠은 금융기관이나 병원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자문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로, 올해 2월 코스닥시장에 등록했다.
금융부문에서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으며, 의료부문은 대형병원 위주로 꾸준히 수주하고 있다.
아이씨엠은 의료솔루션 분야에서는 대기업 못지 않은 경쟁력을 자랑한다.
순천향병원과 CMC 등의 프로젝트에서 막판마다 SDS나 LGCNS와 경합을 벌인 끝에 사업을 따냈다.
기존 사업이 서로 관련이 적은 의료와 금융으로 나누어져 역량이 분산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기본 전산기술은 같다”며 “사업다각화는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대답한다.
씨엔톡과 같은 새 제품 개발도 여러 분야를 넘나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아이씨엠은 지난해 임직원 140여명이 154억원의 매출을 올려 순이익 14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금융에서 58억2천만원, 의료부문에서는 92억5천만원을 올렸다.
부채비율은 37%로 동종업계 평균에 비해 우량한 편이다.
올해 중국 다롄에서 현지 업체와 51 대 49의 비율로 모두 50만달러를 투자해 의료정보 시스템 회사를 설립했다.


김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공대를 거쳐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시스템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공학박사 출신으로, 미국 GM 상무, EDS 한국지사장 등을 역임한 뒤 1992년 아이씨엠을 창업했다.
송파CATV의 인가를 취득해 93년부터 96년까지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했고, 96년부터 99년까지는 인터넷신문사 마이다스동아일보를 함께 경영했다.
현재는 정보사회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이씨엠의 강점으로 임직원 사이의 끈끈한 유대를 든다.
아이씨엠에는 이직자가 거의 없다.
그는 98년 경영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도 단 한명도 내보내지 않으면서 함께 회사를 키워왔다.
김 사장이 내건 ‘사.나.이.도.용.강’이라는 사훈에서도 회사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사랑하고, 나누고, 이해하고, 도와주고, 용서에 강하자는 뜻’이다.
그는 “회사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내가 똑똑해서라기보다 임직원이 헌신적으로 노력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SI업체는 납기를 맞춰야하기 때문에 밤샘과 주말작업이 잦다.
그의 목표는 함께 회사를 키워온 임직원의 급여를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저에게 꿈이 있다면 모든 직원에게 상여금을 2000% 지급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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