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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메모] 더이상 모른 체할 수는
[편집장 메모] 더이상 모른 체할 수는
  • 편집장 이주명
  • 승인 2002.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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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엔가 우리는 주변에서 서양인이 아닌 동양인 외모의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게 됐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로 불리는 그들은 능숙하지는 않아도 한국어로 말을 하려고 하고, 한국인에게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런 그들의 태도는 한국 사회에 하루빨리 적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한국에 와서도 제 나라 말로만 의사소통을 하려는 서양인들과는 다른 태도입니다.
그런데 그들 외국인 노동자의 태도와 눈빛이 요즘 좀 달라졌습니다.
얼마 전 종로 뒷골목에서 마주친 한 외국인 노동자는 “어디에서 왔느냐”면서 말을 건네려고 하자 경계하는 눈치였습니다.
언론인 신분을 밝히고 몇마디 물어보자 그는 비로소 안심한 듯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와 불법체류자로 몇년을 보냈다는 그는 자진신고를 하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해 신고했는데 오히려 쫓겨나게 됐다면서 “한국 사람들 너무 한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무엇이며 어디서 연유했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는 독자들도 대충은 아실 겁니다.
대략 10년 전부터 우리의 산업적 필요에 따라 그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원칙없는 임시변통을 거듭한 탓에 문제가 커졌다고 봅니다.
그들의 불법체류에 대해서도 법률적, 행정적 대응에 일관성이 없었다고 봅니다.
그 결과 이제 우리 사회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물론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합법,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도 나라별로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다른 나라에 비교한 상대적 관점에서 다뤄나갈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보편적 원칙과 인권을 존중하는 입장에 서되 우리의 산업현실도 충분히 감안한 보완책도 생각하면서,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다시 찾아야 할 것같습니다.
이번호 특집 기사 ‘외국인 산업연수제의 현주소’는 바로 이런 관점에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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