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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2. 이윤우 /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관련기사2. 이윤우 /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2.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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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LSI(대형 집적회로)는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종류가 너무 많아요. 앞으로 디지털 융합(컨버전스)에 필요한 분야를 골라서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 이윤우(56)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삼성의 시스템LSI 육성전략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사장은 반도체 기술에 정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5년 256K D램을 개발해낸 주역이기도 하다.
지금은 메모리반도체, 시스템LSI, TFT-LCD(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9월2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요람인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그를 만났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지금처럼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우선 선택과 집중입니다.
일본은 초기에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었어요. 사람과 돈은 많이 들어가는데 성과는 별로 없었죠. 삼성은 먼저 D램 사업에 집중해 튼튼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플래시메모리 등에도 진출할 수 있었죠. 과감한 투자도 중요했습니다.
오너 경영진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큰 힘이 되었죠. 일본은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자 투자를 하지 않았어요. 반면 삼성은 매년 매출의 8~10%씩 꾸준하게 투자를 계속했습니다.
우수 인재를 과감하게 채용해 핵심인력으로 삼은 것도 주효했어요.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지니고 있는 강점은 무엇입니까?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의 차별화된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메모리 업체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삼성전자가 계속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어요.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는 256M D램, 512M D램 등 차세대 대용량 제품을 조기에 생산했고, DDR(데블데이터레이트) D램, 램버스 D램 같은 고성능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바꿨습니다.
또 대형 PC 업체와 시스템 업체 등 안정적 수요처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현물시장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요. 특히 경쟁사보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앞선 공정을 채용해 원가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죠. 2004년 이후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1G D램 제품을 96년에 이미 개발 완료한 상태입니다.
조기대응을 통해 제품의 초기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이죠. 올해 반도체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십니까?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정보기술(IT) 경기 역시 마찬가지죠. 기업의 IT 투자는 2003년에나 본격화할 것 같아요. 올해 반도체 전체 시장은 지난해 수준인 약 1500억달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러나 메모리 시장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PC 외에도 휴대전화, 셋톱박스, 게임기, PDA(개인정보단말기), MP3 등 신규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지난해보다 23%가량 성장한 약 33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투자계획은 어떻게 세워놓고 계십니까? 반도체와 TFT-LCD 사업을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고도화해 시장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 수익구조로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애초 계획보다 투자규모를 늘려 반도체에 2조7천억원, TFT-LCD에 1조4천억원을 투자하려고 합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플래시메모리와 D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설비 보강, 첨단 0.13미크론 공정 업그레이드, 12인치 웨이퍼 라인 건설 등에 쓰이게 되죠. TFT-LCD에 대한 투자는 5세대 라인 건설과 기존 생산시설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것입니다.
최근 시스템LSI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고 선언했는데, 그 배경은 무엇입니까? 시스템LSI는 국내 시스템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현재 85%가량을 해외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 실정이에요.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사업 강화는 결국 국내 시스템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앞으로 디지털 융합이 진행될수록 핵심 시스템LSI 제품을 확보한 기업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죠. 시스템LSI 제품은 무엇보다 메모리 제품에 비해 가격 변동폭이 적어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시스템LSI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은 무엇입니까? 시스템LSI 분야는 1천억달러가 넘는 큰 시장입니다.
이중에서 모두 다 할 수는 없고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모바일과 홈네트워크 관련 제품에 사업역량을 모을 계획이에요. 모바일 분야에서는 PDA·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복합칩(SoC, 시스템 온 칩) 제품군,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는 디지털TV·셋톱박스용 복합칩 제품과 인터넷 게이트웨이 제품군을 집중 육성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2005년까지 △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 광학 디스크 칩셋 △ 스마트카드 IC △ 모바일 카메라 칩셋 △ 퍼스널 네트워크 칩셋 등 총 5개 제품군을 세계 1위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죠. 해외 우수인력 활용을 위해 미국, 유럽 등에 연구개발센터도 세울 예정입니다.
지속적 투자로 시스템LSI 기술력을 확보해나갈 것입니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사원들을 반도체 전문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시흥단지 안에 삼성전자 공과대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총 400여명 규모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이 운영되고 있어요. 삼성전자 공과대학을 졸업하면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인정하는 공식 학위를 수여합니다.
또 국내외 유명대학과 연계해 학술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 120여명이 석사·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해외의 뛰어난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수시로 해외 채용면접도 실시하고 있어요. 조만간 베이징대학 등 중국 주요 대학을 돌며 강연회를 할 예정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죠. 해외 주요지역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해외 우수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거점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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