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18 (금)
관련기사1. 크루즈 시장, 여전히 매력적
관련기사1. 크루즈 시장, 여전히 매력적
  • 이코노미21
  • 승인 2002.09.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주금액 기준으로 세계 조선시장의 30%를 차지하는 크루즈선 사업 분야는 세계 최대 조선국인 한국 업체들이 아직 정식으로 진출하지 못한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국내 업체들 역시 대형 여객선이나 페리를 중심으로 경험을 쌓은 후 장기적으로는 크루즈선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크루즈선 사업은 조선산업의 종합예술로 꼽힌다.
이 사업에는 호텔, 레저 등 선박 건조와는 거리가 먼 다양한 육상사업부문들이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수주금액은 천문학적 규모다.
예컨대 건조과정에서 들어가는 단위 용적당 철의 양만을 놓고 보더라도 일반 선박의 열배 가까이 많다.
단순히 배의 외관이나 성능뿐 아니라, 최고 수준의 내부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이런 데 들어가는 비용 또한 엄청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배를 멋있게 꾸미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연히 정교한 설계기술과 건조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국, 일본에 밀린 유럽 조선 업체들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비밀도 크루즈선 사업부문에서만큼은 독점적 지위를 잃지 않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국내 업체들은 선뜻 크루즈선 사업에 뛰어드는 걸 아직까지는 주저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 김경윤 차장은 일본 미쓰비시의 실패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크루즈선 사업은 “주된 고객인 서구인들의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쉽게 뛰어들 수 없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 볼 때,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중요하다.
내부시설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선 업체에 돌아가는 순이익 폭은 그만큼 줄어든다.
말하자면 척당 수주가격은 높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은 아니라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크루즈선 사업에 좀더 적극적인 편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부적으로는 대형 페리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몇년 안에 크루즈선 사업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크루주선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경우에는 또 한차례 생산설비 확장에 나서야 하는데, 이 대목에서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기존 시설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일부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늘리는 것은 국가경제 전체로 봤을 때 무의미하다는 목소리도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연합(EU)과의 조선 분쟁이 결국은 국내 업체들의 크루즈선 사업 진출을 막으려는 유럽쪽 업체들의 입김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EU와의 무역마찰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그럼에도 크루즈선 시장은 국내 조선 업체들이 매력을 느끼는 시장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크루즈선 사업은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