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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베니스영화제 수상작 투자, 조성규 / 디지털네가 대표
[사람들] 베니스영화제 수상작 투자, 조성규 / 디지털네가 대표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2.09.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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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규모 영화사에서 기획·제작한 영화 '화장실, 어디에요?'가 9월8일 막을 내린 제59회 베니스영화제 ‘업스트림’ 경쟁부문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 영화는 홍콩의 프루트 챈이 감독하고, 디지털네가 등 국내 3개사가 투자한 한국·홍콩 합작영화다.
감독상과 신인배우상 등을 휩쓴 '오아시스'의 그늘에 가리긴 했지만, 모두 17편이 출품된 업스트림 부문에서 3위에 해당하는 특별언급상을 당당히 수상했다.


2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투자하고 기획에 참여한 영화사 디지털네가 www.dnega.com 조성규(33) 대표에게 수상소감을 묻자 “프루트 챈이 워낙 훌륭한 감독이어서 내심 작은 상이라도 받을 것을 기대했다”고 의외로 담담한 답변이 돌아왔다.
‘홍콩의 힘’이라고 추앙받는 프루트 챈 감독은 영화 '메이드 인 홍콩'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조 대표는 1997년 '네가'라는 영화 월간지를 만들며 영화계에 뛰어든 젊은 영화인이다.
IMF 시절을 거치면서 40호까지 발간한 월간지와 인터넷 분야를 정리하고, 2년 전부터는 회사에 10명 정도만 남아서 영화를 제작하고 수입·배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화제작을 시작하면서 제가 가야 할 두가지 방향으로 ‘합작’과 ‘디지털’을 설정했죠. 그 첫걸음이 바로 프루트 챈과의 만남이었습니다.
” '화장실, 어디에요?'에는 장혁, 조인성 등 국내 배우들이 참여했다.
스탭에도 국내에서 4분의 1 이상 참여했다.


조성규 대표는 매년 영화를 1편씩 제작하고 4~5편 정도를 수입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다.
“저는 좋은 영화를 수입·배급하는 게 적성에 더 잘 맞아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작을 해야 영화인으로 인정을 받지, 아무리 수입을 한들 별로 대접을 안 해줘요. 기껏해야 수입업자로 취급하죠.” 그는 국내 영화계의 잘못된 풍토를 아쉬워했다.
그의 회사가 수입해 상영한 영화로는 '화양연화'를 비롯해, '리틀청',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슈팅 라이크 베컴' 등이 있다.


“이제 상도 받았으니 '화장실, 어디에요?'가 국내에서 흥행이 잘 되게 하는 데만 신경을 써야죠. 대중성은 좀 떨어지지만, 전국에서 30만명 정도는 볼 것으로 기대합니다.


디지털네가가 두번째로 제작한 합작영화는 '링'으로 유명한 일본의 나카다 히데오가 감독한 '라스트 신'으로, 연말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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