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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3. "경쟁력 충분, 세계시장 진출"
관련기사3. "경쟁력 충분, 세계시장 진출"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2.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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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벤처기업 몸앤맘의 손영태 대표가 한방 비만클리닉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7년부터다.
대한한의사협회 정책기획위원으로 93~94년 격렬한 한약분쟁의 한가운데 있던 그는 당시 한의학의 미래에 대한 본질적 물음을 던지게 됐다.
협회 차원에서 외부에 연구 용역을 주기도 하고, 스스로 고민도 많이 했다.
결론은 전통적 첩약과 보약 형태로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한방의 산업화와 세계화의 필요성에 눈뜬 손 대표는 한양대 한의과대학 졸업 후 부천에서 17년간 운영해오던 한의원을 비만전문 한의원으로 전환했다.
2~3년간 시행착오를 거친 후 ‘쓰리 엔 슬림 시스템’(3 N Slim System)이라는 독자적 비만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


손 대표는 “비만은 우리 몸의 총체적 문제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굶거나 지방을 떼내 해결하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자칫하면 소우주인 우리 몸의 시스템을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쓰리 엔 슬림 시스템은 다이내믹 체지방 분해요법(Neo-Dynamic Lipolysis Method)과 체질 개선 한방 처방(Natural Herbal Medicine), 균형 잡힌 섭식 조절(Nutritional Control)을 병행해 몸 전체의 에너지 시스템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손 대표는 대학 재학시절부터 익혀온 전통무예 기천문의 수련법을 응용한 다이어트 육법체조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쓰리 앤 슬림 시스템이 완전히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전기침을 이용한 지방 분해나 체질 개선 처방은 다른 한방 비만클리닉에서도 일반적으로 쓰는 방법이다.
손 대표의 독특한 아이디어는 지방분해 침과 러닝머신을 결합한 ‘다이어트 러닝머신’에서 빛난다.


기존의 지방 분해 침은 환자가 누워 있는 정적인 상태에서 시술한다.
이렇게 하면 분해된 지방을 충분히 연소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분해된 지방이 혈액을 타고 흘러 다니다 다른 지방세포에 다시 축적된다.
어떤 식으로든 분해된 지방을 연소해 몸 밖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지방을 연소하려면 운동이 필요하다.
그럼 지방 분해 침과 러닝머신을 결합하면 어떨까? 이렇게 시작된 손 대표의 아이디어는 지방이 가장 잘 연소될 수 있는 조건을 유지하도록 환자의 심장박동을 체크해 자동으로 뛰는 속도를 조절하는 인공지능 장치 개발로 연결됐다.
적당한 운동강도를 넘어서면 오히려 지방 연소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몸앤맘은 올 상반기에 다이어트 러닝머신 판매로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손 대표는 아직도 제품 개발 단계라고 말한다.
더 매끄럽게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별도의 판매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도 않다.
한의원과 한방병원에 일부 보급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몸앤맘의 꿈은 크다.
‘몸앤맘’(MOM&MAM)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경영이념을 담고 있다.
또 영문으로 표기해도 어색하지 않게 읽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맘’은 세계인에게 공통적인 가장 원초적 발음이다.
모두 세계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이미 세계시장에서 중의학이 한의학을 앞서고 있지만 손 대표는 우리 한의학의 경쟁력을 확신한다.
한방은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체질의학을 갖고 있으며 비만, 피부 등 뷰티 관련 분야에서 앞서 있다.
곧바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다.
이미 국내 상당수 한방 비만클리닉들이 일본 업체와 연계해 한방 다이어트 관광상품을 운영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손 대표는 비만클리닉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한다.
수요가 많은 데 비해 제대로 된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독특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한방 벤처기업들이 뛰어들기에 더없이 좋은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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